
K리그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정몽준(74)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이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 한국 축구가 국민에게 웃음을 선사하기를 바란다는 뜻을 밝혔다.
정몽준 명예회장은 16일 서울 종로구 아산정책연구원에서 열린 제2회 K리그 명예의 전당 헌액식에서 공헌자 부문 헌액자로 선정된 뒤 “내년엔 북중미 월드컵이 있는데, 대한축구협회와 한국프로축구연맹, 축구 팬이 다 같이 힘을 모아 좋은 경기를 펼치고 국민에게 큰 기쁨을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 명예회장은 1994년부터 1998년까지 한국프로축구연맹 초대 및 제2대 회장을 맡으며 K리그 발전의 토대를 구축했다. 재임 기간 K리그 타이틀 스폰서 제도를 도입하고 전북, 전남, 수원, 대전의 창단을 통해 10개 구단 체제로 확대했으며, 지역연고제 정착을 이끌었다.
1993년부터 2009년까지 대한축구협회장을 지낸 정 명예회장은 2002 한일월드컵 유치의 핵심 역할을 했고, 국제축구연맹(FIFA) 부회장과 집행위원으로 활동하며 한국 축구의 국제적 위상을 높인 공로를 인정받았다.
정 명예회장은 2002 한일월드컵 당시를 회상하며 “우리나라는 당시 월드컵 본선을 5번 정도 나갔었고, 일본은 한 번도 못 나간 상황이었다”며 “일본이 국제 위상과 경제력으로 앞서 있다고 해서 월드컵을 일본에서 하겠다고 하면, 학교에서 학생을 뽑을 때 공부 잘하는 아이를 안 뽑고, 집안 좋고 돈 있는 아이를 뽑는 거랑 똑같다고 주장하며 공동 개최를 이뤄냈다”고 설명했다.
이어 “결국 월드컵 4강까지 가는 큰 기쁨도 있었다”며 당시의 성과를 되돌아봤다.

김호곤(74) 축구사랑나눔재단 이사장은 “정 회장은 한국 축구가 글로벌 스탠다드로 나아가는 데 필요한 모든 것을 전폭적으로 지원해주셨다”며 “특히 2002 한일 월드컵은 한국 축구의 모든 걸 바꿔 놓았다”고 평가했다.
이날 지도자 부문에는 수원에서 1998년과 1999년 K리그 2연패, 2000~2001시즌과 2001~2002시즌 아시아 클럽 챔피언십 2연패를 달성한 김호(81) 전 감독이 헌액됐다. 선수 부문에는 유상철, 김주성(59), 김병지(55), 데얀(44)이 이름을 올렸다.
K리그 명예의 전당은 2023년 K리그 출범 40주년을 기념해 신설됐으며, 선수·지도자·공헌자 3개 부문으로 2년마다 헌액자를 선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