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투자증권 임원 2명 보직 해임...1300억 사고 '조직 관리 부실' 문제로 귀결중

2024-10-25

ETF LP 담당 임원 2명 보직 해임...내부 감사 후 최종 징계

내부통제 시스템 미작동 원인 분석...묵인·은폐도 조사할듯

[서울=뉴스핌] 이윤애, 송기욱 기자 = 신한투자증권에서 발생한 1300억원 규모의 금융사고가 실무 직원 1명의 일탈이 아닌 회사 조직차원의 문제로 귀결되고 있다. 지난주 상장지수펀드(ETF) 유동성공급자(LP) 업무를 담당하는 부서의 본부장과 대표 등 임원 두 명을 보직 해임했다. 회사는 최종 징계 수위는 감사 결과에 따라 결정할 예정이다.

이번 사고와 관련해 시선은 담당 임원들의 사고 인지 시점, 내부 통제 시스템의 미작동 원인 등으로 옮겨가고 있다. 특히 담당 임원들은 관리 소홀, 묵인, 또는 은폐와 관련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2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신한투자증권은 지난 17일 사내 공지를 통해 유성열 홀세일그룹 대표와 임태훈 국제영업본부 본부장의 보직 해임을 발표했다. 홀세일그룹 내에는 법인영업본부와 국제영업본부가 있으며, 사고가 발생한 부서는 국제영업본부 산하 법인선물옵션부다.

신한투자증권은 지난 11일 공시를 통해, 올해 8월 2일부터 10월 10일까지 ETF LP 자금 운용 과정에서 본래 LP 목적에서 벗어난 장내 선물 매매로 약 1300억원 규모의 손실을 봤다고 밝혔다. 이후 허위로 스왑거래를 작성해 손실을 은폐했다. 회사 측은 ETF LP 업무를 담당하던 과장의 일탈 행위로 사고가 발생했으며 내부 통제를 통해 이를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단순히 개인의 일탈로만 치부할 수 없는 문제점들이 드러났다. 결국 담당 임원이었던 유성열 대표와 임태훈 본부장의 보직 해임으로 이어졌다. 특히 임 본부장은 과거 신한투자증권의 '연봉킹'으로 꼽혔던 인물이기도 하다. 2021년 회사 최고 보수인 19억1700만원을 수령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12억4300만원의 보수를 받았는데 네번째로 높은 금액이다.

업계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사고가 발생하면 당사자가 이를 감당하려다 감당 불가능한 상황이 되면 보고하게 된다"며 "ETF LP 담당 과장의 개인 일탈로 시작되었다 해도 두 달 동안 해당 부서 임원들이 이를 몰랐을 가능성은 적다"고 지적했다. 또한 "향후 임원들의 묵인이나 조직적 은폐에 대한 조사가 이루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한투자증권은 국제영업본부에서 사고가 발생한 만큼, 관련 임원들을 보직 해임하고 내부 감사를 통해 징계 수위를 확정할 방침이다.

업계에서는 신한투자증권의 임원 보직 해임이 당연한 수순이라는 분위기다. 1300억원이라는 거액을 직원 혼자서 관리할 수 없는 구조인 만큼, 이번 사고는 단순히 개인의 문제로 치부될 수 없다는 것이다. 특히 초기 손실 발생 이후 외국계 투자은행인 JP모건과의 스왑 거래를 허위로 작성해 손실을 은폐했음에도 불구하고 발각되지 않았다는 점도 의아하다는 지적이다.

자본시장법 28조 2항에서는 파생상품업무책임자가 장외파생상품 매매에 대한 승인 업무를 수행하도록 명시한다. 이때 파생상품업무책임자는 상근 임원 중 1인 이상이어야 한다. 과장이 독단적으로 일을 할 수 없다는 것이다. 회사가 자본법을 어겼거나 함께 은폐했거나 둘중 하나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13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직원 혼자 관리하는 것은 불가능한 구조다. 사고가 발생했다면 이는 회사 차원의 문제가 더 크다고 볼 수 있다"며 "회사마다 규정이 다르겠지만, 파생상품 거래는 일반적으로 윗선까지 결재가 이뤄지게 되어 있다. 사고에 직접 개입했는지는 모르겠지만, 관리 소홀이나 묵인은 명백한 관리감독 문제"라고 지적했다.

한편 금융감독원은 신한투자증권의 금융사고 관련 검사에 착수했다. 동시에 26개 증권사와 주요 자산운용사의 파생상품 거래도 전수조사한다. 금감원은 각 증권사의 ETF LP 업무 내부통제 점검, 장외파생상품 거래 관련 내부통제 등을 들여다 본다. 구체적으로 각 업무 과정에서 LP 목적 외 거래를 하는 행위와 손실 은폐를 위한 시도가 있었는지 여부에 중점을 두고 조사가 이뤄질 예정이다. LP부서의 내부통제 시스템에는 이상이 없는지도 살펴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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