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양약품이 10년간 매출을 과대 계상한 혐의로 금융당국의 중징계를 받으며 상장폐지 위기에 몰렸다. 회계 리스크에 더해 최근 신약 개발 성과도 끊기면서 기업의 중장기 성장성 역시 흔들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Quick Point!
일양약품, 10년간 매출 과대 계상 혐의로 금융당국 중징계
상장폐지 위기와 함께 신약 개발 부진 겹쳐 성장성 흔들림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일양약품이 중국 합자사 '통화일양'과 '양주일양'을 종속기업으로 부적절하게 연결 편입해 2014~2023년까지 매출과 당기순이익을 과대 계상했다고 판단했다. 감사 과정에서는 일부 위조 서류 제출 정황도 포착됐다.
당국은 대표이사 해임 권고, 임원 6개월 직무정지, 회사 과징금 62억3000만원, 경영진 3인 과징금 12억6000만원 등을 부과했다. 사건은 검찰에도 통보됐다. 한국거래소는 일양약품 주식 거래를 즉시 정지한 뒤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에 올려 내년 3월 4일까지 개선 기간을 부여했다.
징계가 내려진 직후 전문경영인 김동연 공동대표는 사임했으며 회사는 오너 3세 정유석 대표 단독체제로 전환했다. 그러나 정 대표 역시 2011년부터 사내이사를 맡아온 만큼 10년간 회계 오류를 걸러내지 못한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일양약품은 금융당국 조치에 불복해 법적 대응에 나섰다.
회사는 "중국 합자사 매출의 상당 부분이 모회사 제품에서 발생했고 원재료·상표권 등 주요 경영 요소도 본사에 종속돼 있었다"며 "경제적 실질 기준에 따라 종속기업으로 판단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당국은 지분 구조 등을 근거로 단독 통제력 인정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일양약품은 두 합자사를 올해 초 공동지배기업으로 재분류하면서 2022년과 2023년 사업보고서를 정정했다. 이 과정에서 3개년 매출이 최대 1000억원 이상 감소했는데 업계에서는 당국 판단대로 2014년까지 거슬러 올라가 전면 재작성할 경우 총 1조원 이상 매출 차이가 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위기는 회계 문제로 끝나지 않아 보인다. 한때 항궤양제 '놀텍'과 백혈병 치료제 '슈펙트'로 국산 신약 대표 기업으로 자리매김했지만 최근 10년 가까이 새로운 신약 허가나 기술수출 실적이 없다. 3년간 매출의 10%가량을 R&D에 투입했지만 경쟁사 대비 성과는 미미하다는 평가다.
현재 보유한 파이프라인(IBD 치료제, RSV 치료제, 프리온 질환 치료제, 조류독감 백신 등)은 모두 임상 초기 단계다. 반면 동국제약·보령 등 경쟁사들은 항암제와 신사업 중심으로 성장하며 매출 규모에서 일양약품을 크게 앞서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단기적으로는 상장 유지 여부가 최대 이슈지만 더 큰 문제는 신약 부진으로 인한 성장 정체"라며 "지배구조·내부통제·R&D 전략 전반에 대한 실질적 개편이 없으면 시장 신뢰를 회복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일양약품은 "내부 관리 체계를 보완하고 공시 개선 조치를 충실히 이행하겠다"며 "투명경영을 확립해 시장 신뢰 회복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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