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차별+폭행 폭로한 ‘흑백요리사’ 셰프... “중식도로 맞았다”

정지선 셰프가 과거 선배들에게 성차별, 폭행 피해를 당한 사실을 고백했다.

23일 방송된 KBS 2TV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에는 정지선이 출연해 이야기를 나눴다.

이날 '여성 오너 셰프 모임'을 가진 정지선은 "부럽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며 본인의 경우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아 유학을 가게 됐고, 유학을 가서도 다 맨땅에 헤딩이었다. 계속 산이고 벽이었다"고 호소했다.

그는 "3년간의 중국 유학을 버텨냈지만 유학을 갔다 왔는데 취업이 안 됐다. 중식은 거의 남자 셰프님들이 대부분이고 어르신들이 많았다. 무시하는 사람들 때문에 항상 취업이 안돼 오기로 버텼다"며 "첫 취업에 성공했을 때 항상 1, 2시간 일찍 출근했다. 어르신 선배가 많아서 주방에서 국자로 때리는 게 많았다. 국자로 머리와 어깨를 툭툭 쳤다. 가만있어야 했다. 막내가 쳤을 때 '아프다'는 표현을 할 수 있는 시대가 아니었다. 선배가 때리면 '내가 잘못했으니 맞는구나'해야 했다. 심지어 중식도는 칼이 넓잖나. 그걸로 몸을 얼마나 많이 맞았는지 모른다. 엄청 위험하잖나. 날만 피해 툭툭 쳤다. 거의 맞고 일했던 것 같다"고 밝혀 충격을 자아냈다.

이어 "주방에서의 폭행은 '위험하니까'라는 이유로 정당화 됐다. 그냥 심심하면 때렸다"며 "기계에 손이 들어가서 30바늘을 꿰맸다. (억지로) 잡아빼느라고 검지가 두 쪽으로 찢어진 거다. '주방에 피해를 준다'는 인식이 더 커서 그냥 감싸서 응급실 가서 꿰매는 동안도 몰랐다가 집에 와서 아프다는 걸 알았다. 두 달 쉬라고 했는데 잘릴까 봐 주방장님에게 찾아가 '그냥 일하겠다'고 떼쓴 게 기억난다. 나이가 있는 상태로 호텔에 들어간 상황이라 잘릴까 봐 무서웠다"고 말했다.

나아가 그는 개인 식당을 오픈할 때도 성차별이 이어졌다고 알렸다. 정지선은 "식당 1호점 오픈했을 때 소문을 안 냈다. (오너 셰프가) 계집애라는 소리 듣고 '여자가 오픈을 했어? 잘되나 보자'고 (악담)하시는 중식 셰프님들이 굉장히 많았다. 신랑과 둘이서 소소하게 살기 위해 오픈했던 게 그 식당이었는데 오너 셰프가 여자라고 무시하는 게 너무 싫었다"고 밝혀 충격을 더했다.

강민선 온라인 뉴스 기자 mingtung@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