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행정은 숫자와 규정으로만 움직이지 않는다. 정책 하나, 조례 한 줄이 시민의 삶을 어떻게 바꾸는지에 대한 이해가 없다면 행정은 곧바로 현실과 괴리된다. 그래서 지방행정에는 ‘이론을 아는 사람’이 아니라, 이론을 현장에서 검증해 본 사람이 필요하다.”
금종례 행정학 박사의 이력은 이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행정학 박사라는 학문적 기반 위에 지방의회 경험, 그리고 대학 강단에서의 교육 활동까지 이어온 행보는 흔치 않다. 연구실과 의회, 강의실을 오가며 쌓은 경험은 행정을 단순한 제도가 아닌 ‘작동해야 할 시스템’으로 바라보게 한다.
지방의회는 행정의 민낯이 드러나는 공간이다. 예산의 제약, 부처 간 이해 충돌, 주민 요구의 현실성 등 교과서에 담기지 않는 문제가 매일같이 표면으로 올라온다. 이 과정에서 행정 이론은 시험대에 오른다. 금 박사가 강조해 온 ‘현장 행정’은 제도가 현장에서 작동하지 못하면 의미를 잃는다는 자명한 원칙에서 출발한다.
다만, 이론과 현장을 모두 경험했다는 사실이 곧바로 성과로 귀결되는 것은 아니다. 학문적 전문성과 정치적 경력이 동시에 존재할수록, 그 성과에 대한 검증 또한 더욱 엄격해져야 한다. 조례와 정책이 실제 주민 삶에 어떤 변화를 가져왔는지, 선언적 목표를 넘어 지속 가능한 구조로 자리 잡았는지에 대한 평가는 언제나 냉정해야 한다.
또한 행정 전문가 출신 인사들이 흔히 빠지기 쉬운 함정은 ‘설계의 논리’가 ‘현장의 체감’을 앞서는 순간이다. 정책의 완결성이 높을수록 현장의 다양성이 배제될 위험도 커진다. 행정학적 합리성이 주민의 경험과 충돌할 때, 어떤 선택을 해왔는지에 대한 질문 역시 피할 수 없다. 행정은 옳은 구조만큼이나, 수용 가능한 속도와 방식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지방자치의 환경을 고려하면 금종례 박사와 같은 이력이 던지는 함의는 분명하다. 인구 구조 변화, 지역경제 침체, 복지 수요 증가 등 복합 과제 앞에서 필요한 것은 단기적 구호가 아니라 정책의 구조를 읽는 능력이다. 행정을 학문으로 이해하고, 정치로 경험했으며, 이를 시민의 언어로 설명하려는 시도는 분명 평가할 지점이다.
행정은 더 이상 중앙의 지침을 전달하는 통로가 아니다. 지역의 특성과 주민의 요구를 반영해 정책을 재설계해야 하는 책임의 자리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개인의 이력보다, 그 이력이 현재의 문제 해결에 어떤 방식으로 작동하고 있는가다.

금종례 행정학 박사의 행보 역시 이 질문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축적된 경험이 지역사회에 어떤 실질적 변화를 만들어내고 있는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한계와 비판을 어떻게 수용하고 보완해 나갈 것인지가 앞으로의 관건이다.
행정은 결국 사람의 삶을 다루는 기술이다. 이론과 현장을 함께 걸어온 행정학자의 시선이 지역사회에 던지는 질문은 의미가 있다. 그러나 그 질문에 대한 답은 언제나 성과와 책임이라는 이름으로 검증돼야 한다. 지방자치가 성숙할수록, 우리는 인물에 대한 기대만큼이나 냉정한 평가도 함께 요구해야 한다.
![[신년사] 김상환 헌재소장 "2025년, 국민 모두가 헌법의 무게 절실히 느낀 해"](https://img.newspim.com/news/2025/12/18/251218153538760_w.jpg)
![[신년사] 조희대 대법원장 "사법제도, 바람직한 방향으로 개편되도록 노력"](https://img.newspim.com/news/2025/12/22/251222205956493_w.jpg)

![[로터리] 새해에도 ‘따뜻한 참견’](https://newsimg.sedaily.com/2025/12/31/2H1XZGSNX8_1.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