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정부의 국정과제인 ‘서울대 10개 만들기’가 추진되는 가운데 지역거점국립대에 전담 조직과 인력을 배치하는 방안을 수면 위에 떠올랐다. 교육부가 최근 국립대 9곳에 관련 업무를 담당할 과장직을 신설하는 법령 개정을 예고한 데다, 지난 정부에서 중단됐던 교육부 공무원의 국립대 사무국장 파견을 재개하자는 주장이 나오면서다. 교육부·국립대에선 수조 원이 투입되는 사업을 안정적으로 운영하려면 필요한 조치라고 주장하나, 교육계에선 교육부의 내부 인사 적체와 맞물린 조치라는 해석도 나온다.
1일 법제처 등에 따르면 교육부는 지난달 12일 국립학교 설치령 일부개정령안을 입법 예고하고, 강원대 등 9개 거점국립대 사무국에 지역 국립대 육성사업 업무를 전담하는 과장 직위를 신설한다고 밝혔다. 해당 사업이 단순한 재정 지원을 넘어 대학 운영과 교육·연구 체계 전반의 혁신을 수반하는 정책인 만큼, 전담 조직과 인력이 필요하다는 취지다. 정부는 전국 9개 지역국립대의 교육·연구 여건을 서울대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올해부터 5년간 4조 원 이상을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교육부 내부 “5급 과장, 본부 직원이 가야”
대학가와 관가는 신설될 해당 직위를 누가 맡을지를 두고 설왕설래 중이다. 교육부 내부에서는 국립대 직원 등이 아니라 교육부 본부 소속 공무원이 맡아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교육부 공무원노조 게시판 등에는 “한시적 조직이라도 본부 인력을 보내야 한다”, “이 자리마저 대학 몫으로 돌리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정책 기획·조정 업무의 성격상 중앙부처 인력이 필요하다는 논리지만, 이면에는 인사 적체에 대한 불만이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교육부 공무원노동조합이 최근 공개한 설문 결과에 따르면 승진과 전보·파견의 개선 가능성에 대한 긍정 응답률은 각각 19.6%, 19.2%에 그쳤다. 노조 측은 “지난 정부에서 추진된 국립대 사무국장 대규모 직위 해제와 대기발령 이후 인사 운영에 대한 신뢰와 공직자의 자긍심이 약화됐다”고 밝혔다.
교육부 노조 “국립대 사무국장 파견 부활해야”

이런 흐름 속에 한때 중단됐던 국립대 사무국장 공무원 파견 제도를 되살려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사무국장은 대학의 인사·급여·회계·감사·보안 등을 총괄하는 보직으로, 과거엔 주로 교육부 고위공무원이 맡았다. 그러나 ‘인사 돌려막기’, ‘대학 자율성 침해’라는 지적이 이어지자 정부는 2022년 교육부 공무원의 파견을 일절 금지했다.
지난 26일 전국공무원노조 교육부 지부는 성명을 통해 “서울대 10개 만들기와 같은 수조 원의 막대한 재정이 투입되는 국책사업에는 교육부와 대학을 연결하는 전문적이고 책임 있는 행정 역할이 필요하다”며 사무국장 파견을 다시 허용해달라고 요구했다.
“대학, 중앙부처에 다시 의존하게 될 수도”
대학가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중앙부처 공무원이 예산과 정책 조정의 핵심 역할을 맡게 되면, 대학이 자체적으로 사업 방향을 설계하기보다 교육부의 판단과 기조에 좌우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한 지역 국립대의 전 총장은 “의사결정 구조에 대한 논의 없이 인력부터 배치하면, 서울대 10개 만들기가 결국 ‘돈은 많이 쓰는데 구조는 안 바뀌는 사업’에 그칠 수 있다”며 “정책이 대학 혁신보다는 부처 내부의 인사 적체를 해소하거나 보직을 나누는 식으로 비친다는 점도 부정적”이라고 말했다. 한 국립대 기획처장도 “굳이 교육부 공무원이 대학에 상주하는 방식보다 대학이 지역 생태계를 설계하고 뒷받침할 제도를 갖추는 게 바람직하다”고 했다.
박남기 광주교대 명예교수는 “장기간, 대규모 재정이 투입되는 정책은 집행력을 확보할 인력이 필요한 건 사실이나 동시에 대학 자율성을 침해하지 않아야 한다”며 “정책 설계 단계부터 의사결정 구조와 인력 배치 원칙을 분명히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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