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의 특징 가운데 하나가 ‘빨리빨리 컬쳐’다. 나는 이 문화를 ‘빨리빨리 미리미리’로 발전시켰다.”
현대차 차기 최고경영자(CEO)로 내정된 호세 무뇨스 글로벌최고운영책임자(사장)는 지난 21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한 국내 기자들과 인터뷰에서 “(각종 불확실성에) 현대차는 빠르고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 ‘빨리빨리 컬쳐’가 앞으로 성공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2022년 글로벌 판매량 3위 자동차그룹에 올라선 이후 더 큰 도전과 경쟁에 직면해 있다. 전기차 전환에 속도를 내며 북미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웠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으로 전기차 전략에 변화가 불가피하다. 토요타와 닛산 등을 거친 무뇨스는 2019년 현대차에 합류, 그룹의 글로벌 실적을 견인한 일등공신으로 평가받는다.
그는 “수십년간 차 업계에 종사했지만, 지금과 같은 정도의 변동은 없었다”며 “아주 이례적인 산업적 혼란이지만, 현대차 입장에서는 또 새로운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표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과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정책 변화 가능성에 대해선 “현대차의 미국 투자는 트럼프 1기 행정부 때 결정한 것이다. (미국 공장 설립) 근간에 IRA 등 인센티브가 있었던 게 아니고, (인센티브가) 없어지더라도 이미 세워둔 계획엔 변화가 없다”며 고객 수요에 따라 내연기관·전기차(EV)·하이브리드차(HEV) 생산 비중을 조정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큰 시장이고 이 트렌드는 계속될 것”이라며 “다양한 시나리오에 유연하게 대응하겠다. 예컨대 IRA가 폐지되거나 개정될 수 있고, 환경규제·관세가 바뀔 수도 있는데 솔루션은 간단하다. 현지 투자를 늘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IRA가 없어진다면 현대차에만 없어지는 게 아니지 않으냐”며 “모든 회사가 영향을 받게 되므로 현대차가 더 잘할 기회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지아주에 준공 중인 현대차그룹메타플랜트아메리카(HMGMA)에 대해선 “이미 지난달부터 (아이오닉5) 생산이 시작됐다. 공장 완공은 내년 1분기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중국 기업들이 멕시코·라틴아메리카·유럽 등 세계로 빨리 확장하고 있는데 어떻게 대응해야 되겠느냐”고 자문한 뒤 “바로 기술”이라고 답했다. 창사 이래 첫 외국인 CEO인 그는 ‘한국에서 일하는 시간이 좀 더 많았으면 좋겠다’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당부를 전하면서 “한국에서 70% 시간을 보내고, 미국 등 다른 대륙에서 30%를 보낼 것 같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