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PU 꽉 채운 ‘슈퍼컴 6호기’ 내년 상반기 가동한다

2025-05-14

‘GH200’ 등 8496장 탑재

국내 AI 연구 활용 기대

국내 인공지능(AI) 연구 등에 활용할 ‘국가 초고성능 컴퓨터(슈퍼컴) 6호기’가 내년 상반기 중 가동에 들어간다. 미국 휴렛팩커드사(HPE)가 구축할 슈퍼컴 6호기의 가장 큰 특징은 동시에 많은 데이터를 소화할 수 있는 ‘그래픽처리장치(GPU)’가 대거 들어간다는 점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세계 슈퍼컴퓨터 가운데 10위권 성능을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과기정통부는 14일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과 HPE 간에 슈퍼컴 6호기 구축을 위한 3825억원 규모의 계약이 지난 12일 최종 체결됐다고 발표했다. 이번 입찰에는 총 2개사가 참여했고, 규격과 성능 검토를 거쳐 HPE가 최종 낙찰을 받았다.

과기정통부와 KISTI에 따르면 슈퍼컴 6호기는 올해 하반기부터 각종 부품 조립을 진행한 뒤 내년 상반기에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간다. 전날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사전 브리핑에서 김성수 과기정통부 기초원천연구정책관은 “세계 10위권 성능의 슈퍼컴퓨터 등재가 유력하다”고 말했다.

슈퍼컴 6호기가 이 같은 고성능을 보일 것으로 기대되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엔비디아의 ‘GH200’을 비롯한 최신 GPU가 8496장 탑재되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에 있는 최신 GPU가 총 2000장 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슈퍼컴 6호기는 국내 연구자들이 경험한 적 없는 컴퓨팅 성능을 보일 것이라는 뜻이다. 슈퍼컴 6호기 등장으로 국내 GPU 보유 규모도 확 늘어나게 됐다.

이식 KISTI 원장은 브리핑에서 “슈퍼컴 6호기의 가장 큰 특징이 GPU를 주로 사용한다는 점”이라며 “과거 슈퍼컴은 중앙처리장치(CPU) 위주로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2018년부터 현재까지 운영하고 있는 슈퍼컴 5호기도 CPU 중심으로 만들어졌다. 슈퍼컴 5호기에 비해 6호기의 종합 연산 성능은 23배나 좋다.

GPU는 CPU보다 전력 효율이 높고 장소도 덜 차지한다. 무엇보다 GPU는 CPU에 비해 많은 데이터를 한꺼번에 계산하는 ‘병렬 처리’ 능력이 우수하다. GPU가 대도시 내 큰 교통량을 처리하기 위한 다차선 도로라면 CPU는 한적한 지방에 놓인 2차선 국도다. 계산을 대규모로 반복해 가장 좋은 해답을 찾아내는 인공지능(AI) 연구에 GPU가 꼭 필요한 이유다.

실제로 과기정통부는 슈퍼컴 6호기로 AI 연구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슈퍼컴 6호기가 가진 전체 능력의 30%를 AI 탐구에 배분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AI 학습과 추론 능력을 높이는 한편 신소재, 신약, 반도체 개발 등에 AI를 활용할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현재 국내에는 연구자들이 공동으로 활용할 수 있는 고성능 GPU 시설이 부족해 고가 GPU를 개별 구매하거나 해외 클라우드 서비스를 사용하고 있다. 과기정통부는 대학 등이나 연구기관에는 무상, 기업의 경우에도 낮은 비용을 받는 선에서 슈퍼컴 6호기 능력을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과기정통부는 이날 경제관계장관회의 겸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 심의·의결을 거쳐 ‘첨단 GPU 확보 추진 방안’도 확정·발표했다. 슈퍼컴 6호기와 별도로 GPU 1만장을 연내 확보하기 위해 편성된 1조4600억원의 추경 예산 활용 계획을 마련한 것이다. 이에 따라 과기정통부는 오는 7월쯤부터 GPU 구매 발주에 들어간다. GPU 확보와 제반 시설 구축을 거쳐 올해 10월쯤부터는 GPU에 기반한 서비스를 순차적으로 국내 연구자에게 제공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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