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장이 끝까지 회계위반 ‘고의’ 주장…SK에코플랜트 IPO에 불똥 튀나

2026-01-05

SK(034730)에코플랜트가 과거 자회사 회계 처리 과정에서 규정을 위반해 ‘중과실’ 판단을 받았을 당시 실제 의결 과정에서 상당한 진통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증권신고서 심사를 담당하는 금융감독원의 이찬진 원장이 막판까지 ‘고의’를 주장했던 것으로 나타나 향후 SK에코플랜트의 기업공개(IPO) 과정이 예상보다 더 험난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5일 SK에코플랜트의 회계 처리 위반에 대한 조치안을 의결한 지난해 10월 22일 금융위 정례 회의록에 따르면 이 원장으로 파악된 금융위원은 “(SK에코플랜트가) 발전소 착공 지연 상황을 보고받았고 재무제표 작성 시점에 회계 기준 매출 인식이 어렵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었던 것은 맞기 때문에 고의로 해석해야 될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에 해당 사안이 회계 처리 위반 규모가 크지 않고 자회사와 본사가 서로 공모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반박이 나왔지만 이 원장은 “(과징금 부과를 비롯한) 결론은 똑같이 하더라도 고의는 고의”라고 맞섰다. 그는 “(정부가) 자본시장 투명성과 관련한 부분을 계속 강조하는데 원칙을 흔들면 나중에 명분이 없어진다”고도 했다.

이와 유사한 의견은 다른 금융위원으로부터도 나왔다. 한 금융위원은 “어찌 보면 (고의와 중과실의) 한계선에 있는 안건”이라고 표현했고 다른 금융위원은 “미필적고의에 가까운 부분이 있었던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금융위원은 “IPO와 관련된 것은 관용을 (적용)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세워나가면 어떨까 싶다”고 밝혔다.

금융위원들은 회계 처리 위반을 현행 규정상 고의로 판단하려면 상당한 공모 증거 등이 필요하다는 제약 조건을 고려해 중과실로 판단한다고 의견을 모으면서도 위와 같은 논의가 이뤄졌다는 점을 회의록에 공개하기로 했다. 금융 당국은 제한적으로 규정된 고의의 개념을 향후 탄력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지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회계 감리 징계 수위는 △고의 △중과실 △과실 순으로 나뉘는데 고의로 판단될 경우 통상 검찰 고발 등의 조치가 수반된다. 금융위 의결 직후 SK에코플랜트 측이 “매출을 고의로 과대 계상했다는 의혹이 해소됐다”며 안도의 한숨을 내쉰 것도 사법절차라는 최악의 상황을 피했기 때문이다.

다만 이번 사안에 대한 금융 당국 내 비우호적 분위기가 확인되면서 올 1분기 한국거래소에 코스피 상장 예비 심사 청구 계획을 잡은 것으로 알려진 SK에코플랜트의 속내는 복잡해졌다. 거래소도 금감원의 강경한 태도를 의식하지 않고 예심 통과를 내주기는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거래소 상장 예비 심사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최근 3개 사업연도 감사보고서 회계 감리 결과 과징금을 부과받았다면 기각 사유가 된다.

앞서 SK에코플랜트는 2022~2023년 미국 현지 자회사의 매출을 각각 1506억 원, 4647억 원 과대 계상한 사실이 적발돼 회사 과징금 54억 1000만 원 등의 조치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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