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머니
📈e-Data 스토리
글로벌 머니의 세계는 분석과 예측이 쉽지 않은 곳입니다. 단지 거래 완료 이후 나타난 가격만이 뚜렷할 뿐입니다. ‘근대 경제학의 아버지’ 애덤 스미스가 가격을 ‘보이지 않는 손’이라며 세속의 신이란 반열에 올려놓기도 한 이유입니다.
스미스 이후 수많은 이코노미스트는 가격이 드러나기 이전에 경제 흐름을 포착하기 위해 온갖 데이터와 지수를 개발했습니다. 잘 드러나지 않는 생산-유통-교환 과정을 좀 더 명확하게 알기 위해서입니다.
e-Data 스토리는 무수한 경제(economy) 데이터(data) 가운데 ‘현재’ 시점에서 많은 점을 시사하는 수치를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이에 ‘편치 않은 동거’가 시작됐다. 파월의 임기는 2026년 2월까지다.
트럼프는 첫 임기 때인 2018년 파월을 Fed와 연방공개시장정책위원회(FOMC) 의장 자리에 앉혔다.
이후 트럼프가 파월을 마뜩잖아 하는 발언을 연거푸 했다. 그 바람에 두 사람의 관계가 기억의 저편에 자그마하게 남아 있는 삽화와 비슷해졌다.
파월은 주군인 트럼프가 취임한 지 8일 정도 만인 28~29일 열리는 2025년 첫 FOMC에서 금리를 내릴까, 아니면 동결할까. 결과는 한국시간 30일 새벽에 발표된다.
‘인간은 정치적 존재’라는 일반론에 따라 파월이 주군에게 취임을 기념해 금리 인하를 헌정할지는 알 수 있다. 하지만 그럴 것이라고 예측하는 행위는 사실상 점성술이다.
반면에 경제학적인 추론은 미 실물경제가 어떤 상황인가를 살펴보고 금리 인하 또는 동결을 가늠해보는 방식이다.
미국 경제는 내수가 가장 큰 성장엔진이다. 미 경제가 1% 성장했을 때 0.75%포인트 정도가 내수에서 비롯된다. 내수 가운데 가장 큰 몫은 미국인의 소비 활동이다.
미국 인구통계국의 최신 통계에 따르면 미국인은 2024년 12월 현재 7940억 달러(1143조3600억원, 아래 하늘색 그래프)를 썼다.
전달인 2024년 11월보다 0.45%(계절조정치) 늘어난 수치다. 연율로 환산하면 증가율이 5.5%에 이른다. 이는 통계국이 10월과 11월치 데이터를 상향 조정한 결과를 바탕으로 한 것이다.
미국인의 씀씀이는 앨런 그린스펀 전 Fed 의장 이후 사실처럼 받아들여진 통화정책 메커니즘을 무색하게 한다. 그린스펀이 의장이 된 1987년 이후 기준금리로 시중금리를 가파르게 오르도록 하면 미국인의 소비가 위축돼 인플레이션 압력이 줄어들었다.
그러나 미국인의 계절조정치 소비 통계(위 빨간 그래프)를 보면 파월이 기준금리 인상에 뛰어든 2022년 이후에도 미국인의 씀씀이가 위축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