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PICK 쌤과 함께’ 세상을 바꿀 양자컴퓨터 시대 도래하나?

2025-03-02

2일 오후 7시 10분 KBS1 ‘이슈 PICK 쌤과 함께’ 220회는 암호화된 비트 코인도 단시간에 해석하는 ‘초연산’이 가능한 ‘양자 컴퓨터’의 세계에 대해 알아보는 ‘세상을 바꿀 양자컴퓨터 시대 도래하나?’가 방송된다.

지난해 12월, 구글이 10의 25제곱 년 걸리는 문제를 단 5분 만에 풀어내는 새로운 양자컴퓨터 칩 ‘윌로우’를 개발한 데 이어 지난 1월,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5’에서 양자컴퓨팅 부문이 신설되면서 양자컴퓨터의 상용화 가능성을 높였다. 또한 유엔이 양자역학 탄생 100주년을 맞아 2025년을 ‘세계 양자 과학 기술의 해’로 지정하면서 주요 글로벌 기업들이 양자컴퓨터와 관련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슈 PICK 쌤과 함께’에서는 경희대학교 물리학과 김상욱 교수와 함께 양자역학 발견의 역사와 발전 과정을 통해 꿈의 컴퓨터라 불리는 양자컴퓨터에 대한 과학적 이해를 높이고 현재 양자컴퓨터 개발이 어디까지 왔는지, 상용화되면 우리의 삶은 어떻게 달라질지에 대하여 이야기 나눠본다.

“양자컴퓨터가 한 번에 암호를 풀어 비트코인이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가 사실인지” 묻는 유민상에게 김 교수는 “전혀 불가능한 얘기는 아니다”라며 비트코인뿐만 아니라 모든 암호를 해독할 수 있는 양자컴퓨터의 능력을 설명했다. 현재 사용하는 암호 체계는 RSA로, 400자리의 RSA-400 암호는 가장 빠른 컴퓨터로도 해독 시간이 10억 년 이상 걸리는 데 반해, 양자컴퓨터를 사용한다면 쉽게 풀 수 있다.

양자역학의 기본 원리인 중첩은 두 가지 이상의 상태가 공존하는 현상으로, 이러한 중첩의 원리를 이용하여 암호를 해독하는 것이다. 일상생활에서 쓰는 십진법과 달리 컴퓨터는 이진법을 사용하는데, 0과 1만으로 작동하는 기존 컴퓨터와 달리 양자컴퓨터는 0과 1을 동시에 가질 수 있다. 0 또는 1로 표현되는 정보의 기본 단위를 비트(Bit)라고 지칭하는데, 양자역학으로 만든 비트는 ‘퀀텀비트(Quantum bit)’, 줄여서 ‘큐비트’로 명명한다. 하지만 김 교수는 “양자컴퓨터는 중첩 상태가 깨지면 오류가 발생하기에 기술적인 한계가 아직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양자컴퓨터에 양자역학의 원리가 어떻게 적용된 것”인지 묻는 크리스의 질문에 김상욱 교수는 한 장의 사진을 제시했다. 바로 ‘인류 역사상 다시는 없을 정모’로 불리는 1927년에 개최된 제5차 솔베이 회의 당시의 사진이다. 아인슈타인, 하이젠베르크, 닐스 보어, 마리 퀴리 등 물리학 역사에서 가장 뛰어난 과학자들이 모인 자리로 평가되는 제5차 솔베이 회의가 열린 이유는 바로 ‘양자역학’이다.

1900년대 독일의 물리학자인 막스 플랑크가 양자의 개념을 도입했는데, ‘빛 에너지가 연속적으로 흐르는 것이 아닌, 불연속적인 양자 단위로 나뉘어 있다는 것’이 바로 양자역학의 개념이다. 양자역학의 핵심 원리는 ‘입자와 파동의 이중성’으로, 전자가 파동처럼 행동하다가 입자처럼 특정한 위치에 확률적으로 존재한다는 것이다.

전자가 관측할 때와 관측하지 않을 때 다르게 행동한다는 해석을 제시한 닐스 보어와 하이젠베르크의 ‘코펜하겐 해석’에 반대한 사람이 있었는데, 바로 아인슈타인이다. 아인슈타인은 “자연은 우리의 관측 여부와 상관없이 독립적으로 존재한다. 확률적 해석은 이론의 불완전성을 나타낼 뿐이다”라며 반박했고, 이에 닐스 보어는 “자연은 본질적으로 확률적이다”라는 답변을 내놓았다. 이러한 논쟁이 지속되었으나 결국 코펜하겐 해석은 양자역학의 표준 해석으로 자리잡았고 2025년 현재까지도 양자컴퓨터의 원리로 사용되고 있다.

컴퓨터가 만들어지고 1980년대에는 ‘양자 중첩’에 대한 이해도가 상승했다. 리처드 파인만이 물리학 콘퍼런스에서 양자컴퓨터를 처음 제안했다. 이때부터 양자컴퓨팅 연구가 서서히 진행되기 시작했는데, 1985년 데이비드 도이치라는 영국의 물리학자가 ‘양자역학의 원리에 따라 작동되는 범용 양자컴퓨터’에 대한 논문을 발표했으나 그의 논문은 주목받지 못했다.

그러던 중 1994년 또 하나의 논문이 발표되며 상황이 급변했다. 컴퓨터 과학자인 피터 쇼어가 ‘소인수분해 양자 알고리즘’을 발표했는데, 양자컴퓨터가 군사, 각종 금융 서비스 보안을 무력화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설계한 것이다.

이에 1990년대 말 치열한 양자컴퓨터 개발 경쟁이 시작되었다. 처음 양자컴퓨터를 제작한 곳은 MIT로, 1997년 1큐비트의 양자컴퓨터를 구현했다. 2011년 미국의 디-웨이브에서 128큐비트의 양자컴퓨터, 이어 2013년에는 512큐비트의 양자컴퓨터를 개발했다고 선언했다. NASA와 구글은 디-웨이브의 양자컴퓨터를 우주 탐사 및 항공 시뮬레이션과 같은 최적화 문제를 연구하기 위해 수천만 달러를 지불하여 구매했다.

세계 여러 나라가 미래 기술 전쟁의 핵심 무기로서 양자컴퓨터를 개발하는 데 힘쓰고 있다. 미국은 현재 양자컴퓨터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중국은 양자컴퓨터 개발에 5년간 22조 원을 투입하고 있는데 이는 미국의 4배에 달한다. 20년 가까이 양자컴퓨터 분야의 불모지였던 우리나라는 2035년까지 1,000큐비트 양자컴퓨터의 개발을 목표로 삼았다.

양자컴퓨터의 상용화가 가져올 미래에 대해 김 교수는 “모든 계산이 빨라질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했다. 이러한 기술은 기후 변화, 주식, 신약 개발, 자율 주행 등 다양한 산업에서 활용 가능하다는 것이다.

강연 마무리에서 김 교수는 양자역학에서 등장하는 사고 실험 중 하나인 ‘슈뢰딩거의 고양이 실험’을 설명했다. 밀폐된 상자 안에 독약이 든 병과 한 마리의 고양이가 있을 때, 양자역학적으로 본다면 상자 속을 확인하기 전까지는 고양이는 죽었으면서 동시에 살아있는 상태로 중첩되어 있다는 이론이다.

이 이론은 코펜하겐 해석을 비판한 것으로,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 마지막까지 “어려운 양자역학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것 같다”며 좌절하는 패널들에게 김 교수는 “이 세상에서 양자역학을 이해한 사람은 한 명도 없다”는 리처드 파인만의 말을 인용하며 “어려운 내용이 많았지만 좌절하지 말라”는 위로를 건넸다.

‘이슈 PICK 쌤과 함께’ 220회 ‘세상을 바꿀 양자컴퓨터 시대 도래하나?’는 2일 저녁 7시 10분 KBS 1TV에서 확인할 수 있다. 방송 후에는 KBS홈페이지와 wavve, 유튜브 KBS교양, KBS다큐에서 다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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