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월 한 달간 저는 청년 창업 교육을 받기 위해 부산을 오갔습니다. 사업계획서를 쓰는 방법부터 시작해, 내 아이템을 어떻게 확장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을 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죠. 이전부터 하고 싶고, 해야 한다고 생각만 한 채 미처 실행에 옮기지는 못했습니다. 이번 교육을 통해 각 잡고 제대로 내 아이템을 진지하게 고민해 보지 않았나 싶습니다.
저는 청년들이 가진 소통의 부재에서 사회적 문제를 찾았습니다. 디지털의 일상화는 직접적인 소통의 빈도를 줄이고, 청년 1인 가구가 늘어남에 따라 고립되는 청년이 생기기도 합니다. 누구보다 타인과 소통하고 싶으나, 요즘 시대엔 그 또한 쉽지 않습니다. 사람 간의 갈등이나 의심이 말 한마디로 생겨날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도 무시할 수는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늘 세상을 주의 깊게 관찰하면서, 이런 사회적 문제를 곱씹어봅니다. 제가 뭐 엄청 대단하거나 특출난 사람은 아니지만, 언제나 이같이 사회에 만연하게 곪아 있는 현안에 대해서는 다뤄보고 싶다는 생각을 종종 했습니다. 누군가가 별생각 없이 툭 던진 말이 내게는 큰 상처로 돌아오거나, 의도치 않게 내 언어나 행동이 다른 이에게 하나의 과업을 안겨주기도 합니다. 이처럼 언행에는 보이지 않는 무게가 있습니다. 그리고 제가 관찰하는 사회적 문제는 대체로 이런 신중하지 못한 언행에서 나옵니다.
현대 청년들의 사회적 소통 행위에 대한 역량은 어느 정도로 발달해 있을까요? 저는 늘 말하기‧듣기‧쓰기‧읽기의 중요성을 역설합니다. 내 생각을 타인에게 설득력 있게 표출하기 위한 기본적인 요소라고 하죠. 이걸 못하는 시기는 영유아 시기만으로 충분하다고 열변을 토합니다. 청소년‧청년기 때 사회적 소통 행위를 잘 할 수 있도록 길들여놔야 평생 활용할 수 있습니다. 물론 세상의 흐름에서 이야기의 소재를 찾는 것도 꼭 필요하죠.
본능적으로 사람은 자신의 가치관에 타인이 동조해 주길 원합니다. 누군가 다른 의견을 피력했을 때,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지. 네 의견 존중해.”라고 답변은 하지만 괜스레 씁쓸한 감정은 지우기 어렵습니다. 어떻게든 비슷한 면모를 찾아내 더 많은 공통분모를 확보하고, ‘나와 너’에서 ‘우리’가 되고자 합니다. 그렇게 되는 데 필요한 게 건강한 소통과 깊이 있는 토론이라고 생각합니다.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서로의 가치관을 다시 곱씹을 수 있는 시간이죠.
정말 친한 친구가 아니라면, 좀 데면데면한 사이거나 적당히 친분이 있는 사이라면 깊이 있게 대화하는 게 쉽지 않음을 압니다. 무슨 이야기로 스몰토크를 해야 하나 혼자 머릿속으로 전전긍긍하기도 하죠. 친한 친구와 있을 때는 생각이 들기도 전에 입이 먼저 이야기 소재를 술술 뱉어내는데, 억지로 소재를 쥐어 짜내야 하는 사람과 대면할 때는 내적 갈등에 휩싸입니다. 선천적으로 사람과 대화를 잘 나누는 사람도 있겠습니다만, 이런 경험이 대체로 한 번씩은 있지 않을까 예상해 봅니다.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사람 간의 소통과 토론, 대화가 자연스러워지는 사회가 되길 꿈꿉니다. 저는 그걸 위해 청년 간의 소통 문화부터 시작해 보려고 합니다. 입 밖으로 내뱉는 언어와 그것을 구성하는 가치관, 과거와 현재와 미래가 만들어내는 역사까지. 주변에 존재하는 게 당연하다고 여겨지는 것들이 내 일상 혹은 청년의 일상을 바꿀 수 있습니다. 언젠가 그런 일상이 찾아올 수 있도록, 많은 청년이 동조해 주는 순간이 오길 바라 봅니다.
노상훈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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