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주인 찾기 급한 홈플러스 “갭 투자 방식으로 '홈플' 인수하세요”

2025-07-08

인가 전 인수합병(M&A)을 추진중인 홈플러스를 놓고 매각 추진단이 아파트 사례를 예로 들며 '빚투'와 '갭투자'를 조장하는 듯한 발언을 내놓으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법원이 결정한 '회생 전 인수 합병(M&A)을 어떻게든 성사시키기 위해, 매수후보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절박한 표현이라는 해석도 있지만, 현정부와 국민 모두에게 뜨거운 감자인 아파트와 부동산, 빚투와 대출 등을 10만명 이상의 고용과 생계가 걸린 홈플러스 사태에 대입하면서 부적절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편에선 홈플러스 사태를 두고 MBK의 차입매수(LBO)에 따른 부작용이라는 지적이 있는 가운데 다시 차입매수 방식과 부동산 담보 활용을 공개적으로 내세우면서, 홈플러스 사태를 일으킨 데 대해 반성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홈플러스는 지난 8일 언론에 배포한 설명 자료를 통해 빚투와 갭투자 방식으로 홈플러스 인수가 가능하다는 점을 적극 설명했다.

홈플러스는 해당 자료에서 “자사의 전체 기업가치는 약 7조 원으로 평가되지만, 기존 대주주인 MBK 파트너스가 2.5조 원에 달하는 보통주 투자에 대해 일절 권리를 주장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며 “인수자는 홈플러스를 조사보고서상 청산 가치인 약 3.7조 원 수준으로 인수하는 것이 가능해졌다”고 주장했다. “실질적으로는 기업가치의 절반 가량인 3.3조 원의 할인 효과를 얻게되는 셈”이라고도 덧붙였다.

이를 '전세 낀 아파트'에도 비유했다. 홈플러스는 “2.9조원의 전세가 들어가 있는 7조원 짜리 아파트를 매수하는데 전 주인이 자신의 지분을 포기하겠다고 나선 셈”이라며 “새 매수자는 이 아파트의 부동산을 담보로 2조 원을 빌려 전세 일부를 갚고 남은 일부만 현금으로 메운다면 실제 현금 1조 원 미만으로 아파트를 소유할 수 있게 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MBK의 차입매수(LBO)에 따른 부작용이 홈플러스 사태의 원인이라는 온갖 지적에도 또 다시 '빚투와 차입매수'를 강조하며 인수자 찾기에 나선 셈이다.

홈플러스는 현재 보유 중인 부동산 자산이 약 4.8조 원 규모라며, 일반적인 담보인정비율(LTV)을 적용하면 약 2조 원 내외의 자금 차입이 가능하다는 점을 그 근거로 내세웠다. 또한 인수자가 홈플러스의 기업가치를 3.7조원으로 평가해 인수한다면 인수에 대한 채권자 동의 확보에도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업계에서는 홈플러스의 이같은 행보를 두고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회생 전 M&A'를 어떻게서든 성사시키기 위한 다급한 움직임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현재 업계 안팎에선 홈플러스 인수전에는 국내 유통 대기업과 막강한 자금력을 갖춘 중국 업체 등이 유력 인수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향후 2~3개월 안에 M&A가 성사되면 홈플러스는 극적으로 재기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지만, 새 주인 찾기에 실패하면 회사는 청산 절차를 거쳐 공중 분해되는 최악의 상황까지 직면할 수 있다.

일각에선 홈플러스 매각이 그 정도의 매리트가 있다면 MBK가 자금을 투입해 살리면 되지 않냐는 비판까지 나온다.

특히 홈플러스의 새 인수자 찾기에 앞서 임직원 2만여 명의 고용 승계 문제나 사태 해결을 위한 김병주 회장과 김광일 부회장의 제대로 된 사재 출연 등 대주주 MBK의 노력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경민 기자 kmle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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