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 ‘초저위험’ 쏠림…자산분배형 펀드 관심 가져볼만

2024-10-20

안정적인 노후생활을 위해 퇴직연금의 중요성이 부쩍 강조된다. 그러나 적잖은 사람들이 퇴직연금을 물가상승률에도 못 미치는 초저위험 상품에 투자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자 정부는 지난해 7월 퇴직연금 사전지정운용제도(디폴트옵션)를 도입했다. 디폴트옵션은 개인이 퇴직연금을 어떻게 운용할지 일일이 고민하지 않더라도 사전에 지정된 방식에 따라 금융기관이 알아서 자금을 운용해주는 제도다. 하지만 여전히 디폴트옵션이 무엇인지 잘 모르는 사람들도 많아 이를 제대로 활용하는 문제가 과제처럼 남아 있다. 디폴트옵션의 프로세스와 상품 선택 방법을 살펴본다.

2주간 운용 지시 없으면 디폴트옵션 상품 자동 매수=디폴트옵션은 ‘확정기여(DC)형 퇴직연금’ 또는 ‘개인형퇴직연금(IRP)’ 가입자가 별도의 투자 지시를 하지 않았을 때 미리 설정된 운용 방식에 따라 자동으로 연금 자산을 운용하도록 하는 제도다. 디폴트옵션은 DC형 퇴직연금과 IRP 가입자에게만 적용되며, 확정급여(DB)형 퇴직연금 가입자는 해당되지 않는다.

적립금을 퇴직연금 계좌에 넣은 후 2주가 지나거나 기존 상품의 만기가 도래한 후 6주간 별도의 운용 지시가 없을 경우 사전에 지정한 디폴트옵션 상품이 자동으로 매수된다. 적립금 운용 지시를 일일이 내리기 어려운 사람들에게 유용한 방식이다.

일반적으로 퇴직연금 계좌에서 직접 운용 지시를 할 경우 위험자산을 70%까지만 담을 수 있지만 디폴트옵션을 활용하면 위험자산 투자 한도 적용을 받지 않아 보다 공격적인 투자도 가능하다. 또 디폴트옵션 상품은 언제든지 변경이 가능하다.

내게 맞는 디폴트옵션 상품 선택법=디폴트옵션을 설정하기 전에 자신의 투자 성향을 고려하는 것이 중요하다. 원금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는 반면, 일부 손실위험을 감수하고 높은 수익을 추구하는 사람도 있다.

디폴트옵션 상품은 한가지 상품으로 구성된 단일 상품과 여러 상품으로 구성된 포트폴리오 상품으로 나뉜다. 단일 상품은 원리금보장상품과 펀드 등의 실적배당상품으로 구성된다.

원리금보장상품에는 예금, 이율보증보험(GIC), 주가연계파생결합사채(ELB) 등이 있다. GIC는 금융기관에 돈을 맡기고 만기 때 원금과 이자를 받는 저축 증서로 정기예금과 유사하다. ELB는 주식과 채권의 특성을 결합한 금융상품으로 원금을 보장받으면서도 주식시장 성과에 따라 추가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구조다.

이러한 상품들은 원금 손실 가능성을 꺼리고 안전한 투자를 선호하는 투자자에게 적합하다. 하지만 원리금보장상품이라도 금리 수준, 만기, 예금자 보호 여부 등을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 반면 적극적인 수익을 추구하지만 투자 경험이 부족하거나 바쁜 일정으로 투자를 관리할 시간이 많지 않은 경우에는 디폴트옵션의 중·고위험 상품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생애주기펀드(TDF)나 밸런스드펀드(BF) 같은 자산 분배형 펀드를 통해 신경 쓰지 않고도 효율적인 투자가 가능하다. TDF는 투자자의 은퇴 시점에 맞춰 자산 배분이 자동으로 조정되는 연금 상품이고, BF는 금융시장 상황과 자산 가치 변동에 맞춰 자산 비중을 자동으로 조정해주는 상품이다.

김동엽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상무는 “젊어서는 주식처럼 변동성이 큰 자산 비중을 높게 가져가며 수익을 추구하다가 퇴직 시점에 맞춰 그 비중을 줄이고 싶을 때 TDF를 선택하면 좋다”며 “퇴직 시점과 무관하게 주식 등 위험자산 비중을 일정 한도 내에서 관리하고 싶다면 BF를 선택하는 것이 적합하다”고 조언했다.

디폴트옵션의 효과적 활용으로 수익률 높여야=전문가들은 원리금보장상품만으로는 퇴직연금 수익률이 물가상승률을 초과하기 어렵다고 경고하며 디폴트옵션을 활용한 적극적인 운용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금융감독원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디폴트옵션 상품에 가입된 퇴직연금 적립액은 32조9095억원으로 지난해 말 12조5520억원에 비해 162.19% 증가했지만 여전히 대부분의 자산이 원리금보장형 상품에 묶여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최소임 기자 sichoi@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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