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연합 파상공세…공정성을 잃은 정치의 민낯 [종교 칼럼]

2025-10-16

거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과 그 산하기관들을 ‘몰락’시키기 위해 파상공세를 펼치고 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심장 질환을 앓는 83세의 고령 여성 총재가 구치소에 수감된 상황에서 한국종교협의회나 선문대학교 등 이른바 ‘식솔 기관’을 집요하게 몰아붙이는 행태 탓이다.

지난 14일 국회 교육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민주당 정을호 의원은 “선문대학교의 교육부 재정지원 사업 규모가 2020년 117억 원에서 2024년 258억 원으로 두 배 이상 폭증했다”며 “통일교가 윤석열 정권 하에서 교육계에도 마수를 뻗쳤다”고 주장했다. 다수 언론이 이 발언을 거의 그대로 인용해 보도했다.

선문대 측은 사실관계를 바로잡으려고 즉각 반박 자료를 냈다. 자료에 따르면 재정지원 증가는 선문대만의 특이한 사안이 아니라 교육부가 대학 재정을 확대한 정책의 결과일 뿐이다. 선문대 지원이 172% 늘었는데 A대 172%, B대 129%, C대 212%, D대 191% 등 인근 대부분 대학이 전년 대비 170% 이상 증가했다. 수긍하지 못할 해명이 아니다. 문제는 진실을 따지기도 전에 이미 ‘가정연합과 선문대는 부도덕한 집단’이라는 인식이 여론 속에 각인되어 버렸다는 점이다. 어느 언론은 기사 제목에 ‘윤석열 결탁’ 통일교라는 자극적인 문구를 넣기도 했다.

같은 당 문정복 의원은 한국종교발전포럼을 거론하며 “한국종교협의회 회장을 지낸 인사가 이 포럼의 회원으로 등록돼 있다”고 말한 뒤 여러 사람의 이름을 열거했다. 그는 이어 “한국종교협의회와 관련된 인물들이 한국종교발전포럼을 만들고 장악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사실관계가 맞지 않는 주장이다. 종교발전포럼은 2019년 12월 국내 암 연구의 권위자인 박재갑 전 서울대 의대 교수가 설립한 모임이다. 문 의원이 최소한의 사실 확인조차 거친 것인지 의문이다.

문 의원은 통일교가 한국종교협의회, 종교발전포럼, 주변 인물들을 동원해 김건희 전 대통령 부인과 연계를 시도했다는 주장까지 펼치면서 신문사 기자와 교수, 포럼 관계자들을 도매금으로 엮었다. 그가 제시한 도표는 검찰 수사 자료라도 되는 양 얼굴사진까지 넣어 마치 ‘피의자 추적도’를 연상케 했다. 스스로 “종교발전포럼은 건전하다”고 인정하면서도 정작 그 단체를 범죄 연루 집단처럼 묘사하는 모순된 태도다.

종교발전포럼은 언론계에서도 ‘열린 종교 대화의 장’으로 평가받았다. 2014년 6월 5일자 ‘경향신문’은 “포럼은 모든 종교에 열려 있으며, 불교·개신교·천주교·원불교·유교·동학·무교·통일교·이슬람·주역·서양철학 등 다양한 강사를 초청해 강연과 대화를 이어가고 있다”고 보도했다. 박재갑 교수의 말을 인용해 “종교는 달라 보이지만 궁극에는 한 길로 통한다. 세상에 나쁜 종교는 없으며, 다만 과격분자들이 문제일 뿐”이라고도 했다.

해당 포럼은 종교 간 공존과 상생을 논의하는 열린 장이었다. 이에 공감한 한겨레신문과 중앙일보 기자가 강연에 나서기도 했다. 필자도 취재 목적으로 몇 차례 참석했을 뿐이다. 포럼은 결코 특정 세력의 영향력 확대 수단이 아니며, 주류 종교계를 ‘장악’할 수 있는 구조도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주당 의원의 발언은 다수의 회원들과 종교인들을 부당하게 모욕하는 결과를 낳았다.

민주당이 그동안 국위 선양과 사회 공헌에 기여한 가정연합을 왜 이렇게 집요하게 몰아붙이는지 알 수 없다.

어떤 종교든 정권 교체와 관계없이 국가의 번영과 안정을 위해 협력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종교와 애국은 분리될 수 없기 때문이다. 가정연합으로서도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결국 강한 의문을 갖게 된다. 민주당의 목적은 과연 진실 규명인가, 아니면 특정 종교단체를 향한 ‘죽이기’인가.

가정연합 교인들은 지금 심각한 고통과 시련에 처해 있다. 모두 이 나라의 국민이자 인권을 지닌 시민들이다. 그 중에는 민주당 지지자도 있을 것이다. 민주당이 사안마다 공정성을 잃고 일방적 공세만 편다면 과연 누가 민주당을 신뢰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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