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공화당의 청년 정치인들이 비밀 채팅방에서 아돌프 히틀러를 칭송하는 등 인종차별적 증오 발언을 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되고 있다.
미국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14일(현지시간) "밀레니얼과 Z세대 공화당원 12명이 1월 초부터 8월 중순까지 나눈 2900쪽 분량 채팅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채팅에 참여한 이들은 뉴욕주, 캔자스주, 애리조나주, 버몬트주에서 활동 중인 공화당 청년조직 '청년공화당'(YR) 간부들이다. 강성 트럼프 지지자인 이들은 텔레그램 비밀 채팅방에서 '청년 공화당' 전국조직을 장악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며 정치적 반대자들을 "강간해야 한다", "화형시키겠다", "가스실로 보내야 한다"식의 극단적인 발언을 일삼았다.
나아가 유대인 비하 발언을 하고 "히틀러를 사랑한다"고 했고, 흑인들에 대해 "원숭이", "수박" 등 비하 표현을 쓰고 노예제를 칭송하기도 했다.
채팅 참여자 상당수는 정부나 공화당 내 조직에서 현역으로 활동 중이라 파장이 더 컸다. 버몬트주 YR 회장인 새뮤얼 더글러스는 버몬트주 상원의원으로 재직 중이며, 마이클 바텔스는 미국 중소기업청 법무실에서 선임고문으로 일하고 있다.
폴리티코는 더글러스 의원이 한 여성이 인도계인지 아닌지를 두고 토론이 이어지자 "그냥 목욕을 자주 안 했다는 거네"라며 인종차별 발언을 했다고 보도했다.
백인 인종 극단주의를 연구해온 아트 집슨 데이턴대 교수는 폴리티코 인터뷰에서 "채팅에 참여한 청년 공화당원들이 트럼프의 언어에 영향을 받았던 것으로 보인다"며 "트럼프가 적대적이고 선동적인 언어를 지속해서 사용해서 보수 집단들에서 공격적 담론을 정상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