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겸손, 그리고 칭찬과 아부와 매화

2025-04-01

겸손이란 남을 존중하고 자기를 내세우지 않는 태도를 말한다. 겸손한 사람은 자신이 잘났더라도 그 사실을 스스로 드러내는 것을 절제한다.

우리 사회에는 학식이 높고 능력도 출중한데 그만큼 평가를 받지 못하는 사람이 가끔 있다.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 능력이 아무리 뛰어나도 겸손하지 못하면 그 능력은 빛을 발하지 못한다. 지식과 능력을 키워 자신감이 충만하고 마음이 사랑으로 가득 찰 때 겸손해지기 쉽다.

사람이 어떻게 하면 겸손(謙遜)할 수 있을까.

첫째, 자기성찰과 반성을 통해 자신의 부족함을 깨닫고 채우기 위해 노력하고 남을 비방하지 말아야 한다. 논어에 세 사람이 걸으면 그중 분명히 배울 사람이 있다는 말이 있다. 항상 배우는 자세를 견지하고 남을 비방(誹謗)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둘째, 배려를 바탕으로 상대를 존중하고 사랑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누군가를 대할 때 항상 역지사지(易地思之)의 자세를 가져야 한다.

셋째, 오늘날은 자기 PR 시대이지만 그것도 교만이나 오만이 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해야 한다.

넷째, 적극적인 역지사지의 자세로 상대방의 장점을 칭찬해야 한다. 겸손은 역지사지에서 나온다.

자신을 낮출 수 있는 사람이 겸손할 수 있고, 겸손은 자기를 낮추는 것이지만 결국 자기를 세우는 것이다. 겸손한 사람이 훌륭한 일을 했을 때는 존경이라는 감동이 생기고 교만한 사람이 같은 일을 했을 때는 시기와 질투라는 감정이 생기기 쉽다.

열정으로 키워온 능력과 성취는 겸손이라는 조명을 받을 때 더욱 찬란한 빛을 발할 수 있다.

겸손(謙遜)으로 주위(周圍) 사람들을 즐겁게 하고 사회를 밝게 한다면, 그것은 분명(分明) 사회(社會)의 등불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인간이 겸손하게 사는 것은 하나님의 뜻이다.

칭찬과 아부의 경계가 명확한 것 같지만 현실적으로 그 경계를 구분하기란 애매한 경우가 적지 않다. 이 둘에 대한 경계를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다.

칭찬과 아부는 분명히 다르다. 상대방에게 기분 좋은 말을 하게 된 동기를 기준으로 칭찬과 아부를 구별하고자 한다. 상대방이 듣기에 기분 좋은 말을 하게 된 동기가 상대방을 위한 것이라면 칭찬이고, 반대로 그 동기가 자기 자신을 위한 것이라면 아부이다. 그런데 말을 하는 사람의 동기를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 어떻게 보면 불가능할 수도 있다. 따라서 좀 더 현실적 접근방법이 필요하다. 윗사람이 아랫사람에게 하는 기분 좋은 말은 칭찬으로 추정해도 무방할 듯하다. 반대로 아랫사람이 윗사람에게 하는 기분 좋은 말은 아부일 가능성이 높다.

동서고금(東西古今)을 막론하고 아부는 출세의 중요한 수단이었다는 것을 부정할 수가 없다. 기분 좋은 말은 그 말의 진실 여부와 관계없이 듣는 사람 입장에서는 유쾌하기 때문이다.

계절의 시작이라고 하는 봄은 꽃의 천국이다. 얼음 속에서 피는 복수초가 제일 먼저 핀다. 또 어떤 사람은 찬 눈 속에서도 피어나는 매화(매실나무의 꽃)를 봄의 전령으로 꼽기도 한다. 그러나 세상에 어떤 꽃이 반드시 먼저 핀다고 할 수는 없다. 그들은 자신이 처한 환경에 따라 꽃을 피움으로써 저마다 봄이라는 계절을 세상에 알린다. 봄 하면 떠오르는 꽃이 바로 매화나 산수유이다. 날씨가 조금 더 포근해지면 흐드러지게 피어나는 벚꽃과 복사꽃까지 그야말로 봄은 꽃들의 경연장이다.

아직도 조석(朝夕)으로 싸늘한 날씨에 몸을 움츠리지만, 매화는 봄의 기지개를 펼친다. 봄이 가까이 오면 아무리 날씨가 추워도 어김없이 매화는 꽃을 피운다. 하물며 사람이 어려운 처지를 핑계 대며 인생의 꽃을 피우지 못한다면 안타까운 일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매화가 사람에게 중시(重視)되는 까닭은 담박한 성품과 추위를 고고히 이겨내는 절개와 인내에 비교되기 때문이다.

눈 속에서 꽃을 피워내는 매화의 생명력과 인내력은 역경 속에서도 굴하지 않는 굳건한 의지를 드러낸다. 그렇기에 예전부터 많은 화백들이 매화를 화폭에 담았던 것이다. 굳이 생태계를 따지자면 매화보다 일찍 피는 꽃이 당연히 있겠지만 옛사람들은 자태가 고울 뿐 아니라 고고한 품격을 지닌 매화를 봄의 꽃으로 꼽았다.

난초, 국화, 대나무와 함께 사군자라 불리는 매화는 다른 꽃들이 피어나기 전에 먼저 피어나며 살을 에는 바람과 눈서리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봄이 오는 소리에 놀란 동장군이 매향에 취해 북녘으로 머얼리 달아나고 산야에는 봄기운이 아우성이다. 봄은 첫사랑의 연인(戀人)처럼 다가온다.

민초의 삶을 닮았다고 해서 그 강인한 자태를 보려고 옛 선비들은 설중매가 피는 곳이면 발목을 적시는 눈길도 마다하지 않고 찾아다녔다고 한다.

예로부터 고결하고 지조 높은 기개가 있다고 하여 사군자(四君子)의 하나로 여러 사람의 많은 사랑을 받은 꽃이 매화(梅花)이다.

오늘은 햇살을 받은 매화 더없이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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