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 1분기, 네이버가 ‘온 서비스(On-Service) AI’ 전략을 본격화했다. 온 서비스 AI란, 네이버 서비스 전반에 AI를 접목해 서비스 경험을 극대화하는 전략을 의미한다. 특히 검색, 광고, 커머스 사업에서 ‘온 서비스 AI’ 전략의 존재감이 두드러졌다.
<참고기사: 네이버, 올 1분기 영업이익 5053억원…전년 대비 15%↑>
이번 분기 네이버 성적표가 꽤나 긍정적이었지만, 우려의 시선도 있다.
지난 9일 진행된 실적컨퍼런스콜에서 애널리스트의 질문 끝은 네이버의 AI와 커머스로 향했다. 아직 인공지능(AI) 관련 사업 전략과 커머스 별도 앱이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특히 검색에서 글로벌 AI 서비스의 존재감이 커지면서 네이버 검색 위기론도 제기된다.
온 서비스 AI, 광고부터 검색까지 간다
검색과 디스플레이 광고를 포함한 서치플랫폼 부문 1분기 매출은 전년 대비 11.9% 성장했다. 라인 정산금을 제외하면 전년 대비 8.9% 성장했다. 특히 확장 검색과 플레이스 광고 성장 등에 힘입어 검색 광고는 8.2% 성장했다.
회사 측에 따르면, 네이버의 광고 사업이 이렇게 성장할 수 있던 배경에는 ‘온 서비스(On-Service) AI’ 전략의 일환인 ‘애드부스트(AdBoost)’가 있다. 애드부스트는 광고주에게 AI 기반 광고 집행 자동화, 예산 최적화가 가능하도록 하는 광고 기술 플랫폼이다. 현재 검색어 자동 생성 기술 및 자동 입찰 기능 등이 활용되고 있다. 연내에는 소재 생성, 광고 대상 자동 설정 등 기능을 출시할 예정이다.
이 외에도 상품 개선 노력과 광고주 사이트 내 콘텐츠와 연관성이 높은 검색어를 자동 매칭해 광고를 노출하는 확장 검색의 적용 범위를 늘린 점도 검색 광고 매출 성장에 도움이 됐다.
특히 모바일 홈피드 및 메인 영역에서의 지면 최적화를 통해 쇼핑검색광고 노출을 확대하며 다양한 광고 경험을 제공했고, 그 결과 커머스 광고가 큰 폭으로 성장하는 모습을 확인했습니다.
또한 콘텐츠와 정보의 발견과 탐색 경험을 더욱 강화하기 위해 연내 네이버앱과 통합 검색을 개편하여 콘텐츠 추천과 개인화된 검색 경험을 더욱 고도화 해 나가고자 합니다. 이러한 서비스 및 광고 기술의 점진적 변화를 통해 올해는 네이버 플랫폼 내외에서 검색, 디스플레이, 커머스 광고의 경계를 허물며 전체 광고 효율을 향상시킬 것입니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
네이버는 지면 최적화 작업, 광고 집행 자동화 및 예산 최적화에 따라 광고 경계가 허물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1분기 지면 최적화 작업에 따라 기존 디스플레이 지면에 커머스 광고가 집행돼 기존과는 다른 현상을 보인다는 사실도 포착했다. 검색, 디스플레이, 커머스, 금융광고, 웹툰광고를 통합한 전체 네이버 플랫폼의 광고 매출은 전년 대비 9.6% 성장했다. 이에 네이버는 오는 2분기부터 전체 플랫폼 광고 중심으로 실적을 공개한다.
애드부스트 외에도 네이버의 대표적인 ‘온 서비스 AI’ 서비스에는 AI 브리핑이 있다. AI 브리핑은 AI 기술을 바탕으로 이용자가 원하는 정보를 요약해 제공하는 서비스를 뜻한다. 네이버는 지난 3월 정답형 검색 쿼리 중 1%를 AI브리핑으로 제공하고 있다.
네이버는 AI 브리핑이 체류시간 등에 긍정적인 효과를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보고 있다. 연내에는 쿼리 커버리지를 두 자릿수까지 넓힐 계획이다.
평가하기엔 짧은 기간이지만, AI 브리핑 결과가 노출될 경우 적용 전 대비 더 높은 CTR(클릭률) 과 체류시간을 기록하는 등 긍정적인 시그널을 확인했습니다. 향후, 점진적으로 적용 질의를 확대하고 모델 개선과 사용성 분석을 통해 서비스 품질을 더욱 고도화 해 나갈 계획입니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
글로벌 AI가 온다…포털 ‘네이버’는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최근 일각에서는 네이버 검색 위기론이 제시되고 있다. 최근 챗GPT 등 AI 서비스가 검색엔진을 대체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 있기 때문이다. 에디 큐 애플 수석 부사장은 “오픈AI와 퍼블렉시티AI 등이 구글 등 기존 검색엔진을 대체할 것이다”고 말하기도 했다.
실제로 AI 검색을 이용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최근 와이즈앱·리테일이 주요 생성형AI 앱의 총 사용시간을 조사한 결과, 챗GPT의 총 사용시간은 지난 4월 기준 27억4700만분으로 나타났다.
최 대표는 생성형 AI 서비스로 인한 검색 쿼리 트렌드 내 악영향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컨퍼런스 콜 중 “내부 데이터상 지금까지 검색 쿼리 트렌드에서 생성형 AI 서비스로 인한 악영향은 보이지 않고 있고 안정적으로 가고 있다고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네이버의 검색 서비스 이용 행태가 ‘탐색형 정보’에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네이버의 검색 서비스 자체가 예전부터 정답형 검색을 제공하는 것에 집중하기보다는 이용자들이 쇼핑을 한다거나 맛집을 찾는다거나 여러 가지 탐색형 정보들에 대해서 UGC에 대한 높은 제공을 보이면서 검색 만족도를 높이는데 전략을 집중하고 있기 때문에 아직까지는 이러한 생성형 AI 서비스들이 비상업적인 정답형, 정보성 검색 쿼리가 비중이 높은 경쟁사에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생각을 하고 있다. 저희가 상대적으로 강한 비즈니스적인 쿼리들, 탐색적인 쿼리들, 그리고 정답이 없는 쿼리들에 대해서는 오히려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
검색 경험 강화와 광고 효율성 증대를 위해 네이버는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와 콘텐츠를 확보하는 데에 더불어 UGC 강화에 힘을 쏟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최 대표는 발견과 탐색 기능도 고도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네이버 검색 플랫폼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전사 통합 분석 플랫폼을 기반으로 검색 문서의 주제별 품질을 측정하고, 개선점을 도출하여 전사 검색 품질을 끌어올리고 있습니다. 더불어 검색 경쟁력의 필수 요소인 데이터 역량 향상을 위해 신뢰도가 높은 공공 데이터와 지식 콘텐츠를 추가적으로 확보하며 검색과 서비스 전반의 품질을 높이는 데 활용할 계획입니다.
1분기에는 개인화 추천 로직을 발전시켜 이용자 개개인의 관심사를 더욱 잘 반영한 콘텐츠가 발견되도록 했고, 카페와 같은 버티컬 서비스 내 피드 지면을 확장하여 맞춤형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는 공간을 확대했습니다. 향후 패션/뷰티, 리빙/푸드, 여행/맛집 등 세부 주제에 대한 피드화를 진행하는 한편, 추천 콘텐츠의 접근성과 시인성을 늘리고, 콘텐츠가 더 자연스럽게 소비될 수 있도록 네이버앱과 통합 검색의 개편 또한 준비 중입니다. 네이버앱의 공간 배치와 지면 구성에 AI 기술을 적극 활용하여 사용자 동선을 개인화하고, 이를 통해 이용자들이 더 많은 시간을 네이버 생태계 내에서 보낼 수 있도록 락인하고자 합니다. 나아가 검색에도 개인화를 적용할 예정입니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
UGC 관련 핵심 서비스 중 하나인 클립에 대한 구체적인 사례로는 ▲올 상반기 클립 크리에이터 프로그램 하 활동하는 창작자가 작년 말 대비 2배 이상 확대 ▲ 클립의 일평균 체류시간은 서비스 출시 시점 대비 1.8배 증가 ▲ 월 최고 2천만원 수준의 수익을 기록하는 상위권 창작자 사례 발생 등을 제시했다.
B2B로 잘 팔아보려는 엔터프라이즈(전 클라우드)
네이버 엔터프라이즈 부문의 올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4.7% 성장한 1342억원이다. B2B는 일본 내 라인웍스의 성장 및 뉴로클라우드 매출 인식 등으로 전년동기 대비 7.5% 성장했다.
B2B 부문 내 라인웍스 유료 ID수 확대가 매출 증대에 주효했다. 라인웍스 유료 ID수는 4분기 연속 10% 이상 늘어나고 있다. 라인 AI 사업 통합을 통해 확보한 조직 내 AI 역량을 활용해 라인웍스와 결합한 다양한 서비스를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올 1분기 중 새롭게 출시된 서비스는 실시간 음성 커뮤니케이션 서비스 ‘롸저(ROGER)’다.
한편에서는 하이퍼클로바X를 탑재한 뉴로클라우드로 버티컬 분야를 개척하고 있다. 지난해 말 한국수력원자력을, 올해 1분기에는 한국은행과 본계약을 체결했다. 해당 계약들은 2분기부터 매출이 발생할 예정이다.
최 대표는 “많은 기업들에서 AI 기술 고도화 및 활용이 늘어남에 따라 별도의 인프라를 구축하지 않고 클라우드 환경 내에서 안정적으로 GPU를 활용할 수 있는 GPUaaS(GPU as a service)에 대한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며 “2분기 GPUaaS(GPU as a service)의 첫 사례이자 의미있는 레퍼런스를 확보하는 등 앞으로 국내를 넘어 해외에서도 레퍼런스를 쌓아갈 계획이다”고 했다.
또 최근 공개한 오픈소스 LLM에 대해 “아직 더디게 성장하고 있는 국내 AI 생태계가 더 활성화되고 고속 성장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분기 인프라 비용은 GPU 등 신규 서버 자산 취득에 따른 감가상각비 증가로 전년 동기 대비 11.4% 늘어난 1893억원을 기록했다.
이날 김희철 네이버 CFO는 캐팩스(capex) 투자 관련해 ” 검색이나 커머스나 주요한 버티컬 서비스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AI 접목 노력은 지속될 것이기 때문에, 이를 위해서 필요한 GPU, CPU 등의 Capex 투자와 이에 따른 인프라비의 매출 대비 비중은 기존 대비 더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앱 ‘네이버플러스 스토어’, 네이버의 커머스 가두리 전략 강화
지난 3월 앱으로 출시한 ‘네이버플러스 스토어’를 필두로, 네이버의 온플랫폼 커머스 사업도 순조롭게 성장하고 있다.
네이버는 네이버플러스 스토어 앱 출시와 함께 배송과 멤버십의 전략을 고도화하기도 했다. 배송 경우, 도착보장 서비스를 ‘N배송’으로 리브랜딩하고 도착 예정일을 세분화했으며, 멤버십 무료배송 및 무료반품 혜택도 함께 강화했다. 멤버십 경우 지난해 11월부터 넷플릭스와의 제휴도 강화했다.
올 1분기 네이버 커머스 부문 관련 주요 수치의 성장세가 긍정적이다. 네이버 커머스 부문의 올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2% 성장한 7879억원이다.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와 브랜드스토어를 포함하는 네이버플러스 스토어의 거래액 성장세는 10.1% 늘어났다.
네이버플러스 스토어 앱 출시 이후에도 앱 이용자 행태 중 유의미한 수치가 여럿 포착됐다는 게 경영진의 설명이다. 또 최 대표는 배송 영역에서 “N배송 커버리지 또한 전년동기 대비 약 90% 확대되는 성과를 거두었다”고 말했다.
고객 활동성 측면에서는 앱에서의 방문자당 구매 횟수 및 구매금액, 전환율과 객단가에서 모두 웹보다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고, 특히 웹 대비 앱 내에서 멤버십 이용자의 활동성이 약 26% 포인트 더 높게 나타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용자 행동 측면에서도 앱에서의 발견/탐색 영역인 쇼핑홈, 버티컬 및 기획전 등에서 거래액이 유의미하게 증가하는 등 출시 의도에 맞게 사용자 패턴 변화 및 성장 가능성을 확인했습니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
중개 및 판매보다는 커머스 광고에서의 성장세가 가팔랐다. 커머스 광고의 올 1분기 매출은 16.4% 성장한 4242억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이 또한 플러스 스토어 출시와 지면 최적화 및 추천광고 고도화의 영향을 미쳤다는 설명이다. 올 1분기 중개 및 판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8.6% 늘어났다. 어뮤즈 연결 제외 효과를 감안하면, 12.3%다.
지난해 11월 넷플릭스와의 협업 이후 처음으로 전체 분기 상황을 볼 수 있었던 멤버십 경우,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5.4% 성장했다. 직전 분기와 비교해도 3.5% 늘어났다.
한편, 가격비교를 포함한 네이버 커머스 부문 전체 거래액의 성장세는 시장 평균치와 가까운 수준으로 하락했다. 올 1분기 네이버 커머스 전체 거래액은 전년 대비 3.2% 성장한 12조8000억원이다. 경기침체 등 거시환경의 하락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최 대표는 “외부 제휴몰 거래액을 살펴보면 마이너스 성장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도 했다.
이날 최 대표는 별도 앱 출시에 대해 ‘투트랙 전략의 일환’이라고 강조하며, 기존 우려된 카니발 현상이 없다고 밝혔다. 투트랙 전략 경우, 네이버 웹과 앱을 통해 유입되는 일반 이용자를 유지하는 동시에 쇼핑을 주로 이용하는 이들에게는 고도화된 쇼핑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서 별도 쇼핑앱을 마련했다는 설명이다. 향후 차별화된 UX, 서비스, AI 쇼핑 가이드 등을 지속적으로 강화한다는 목표다.
원래부터 잘 하고 있었던 가격비교나 탐색을 위한 여러 가지 상품의 비교 등 캐주얼한 유저들은 기존의 네이버 앱과 모바일 웹에 있는 쇼핑 서비스를 이용하고,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의 충성도 높은 고객들처럼, 자주 방문하고 핫딜을 발견하는 단골 유저들은 앱을 통해 유입하면서, 결국에는 전체적인 유입 경로 확대를 통해 전체 이용자 볼륨 확대에 긍정적인 기여를 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
또 부족했던 신선식품을 보완하기 위해 하반기 중 컬리와 제휴한 서비스를 공개한다.
핀테크: 네이버페이, 외부 결제액 늘려간다
올 1분기 네이버페이의 외부 결제액이 10조원을 돌파했다. 전체 결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7.4% 성장한 19조6000억원을 달성했다. 이중 외부 결제액이 차지하는 비중은 52%로, 전년 동기 대비 23.7% 성장했다.
네이버페이의 외부결제액 비중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2023년 4분기 기준 44%였다면, 지난해 4분기 50%를 돌파했고 이어 1분기 만에 2%p를 늘린 셈이다. 계속해 외부 결제액 비중을 늘려 네이버페이의 자생력을 키운다는 데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이번 분기 네이버 측에서 강조한 핀테크 사업의 주요 성과는 케이뱅크와의 제휴와 주식매매 간편 연결 서비스의 출시다.
플랫폼 사업에서는, 케이뱅크와의 제휴로 케이뱅크 앱을 통해서도 네이버페이 대출비교 서비스를 이용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이를 통해 케이뱅크 사용자들도 네이버페이와 기존에 제휴된 70개 금융사의 대출상품들을 간편하게 비교할 수 있게 되었고, 네이버페이에도 보다 넓은 이용자 층에 대한 유입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증권 서비스에서는 주식매매 간편연결 서비스 출시로, 페이앱 내에서 투자 정보 확인부터 증권계좌를 통한 주식거래까지 가능하게 되어 편의성이 한층 높아졌습니다.
한편, 네이버 핀테크 부문의 올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1% 늘어난 3927억원이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성아인 기자> aing8@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