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스크랩 수출, 이제는 공감이 필요할 때

2024-07-02

철근 시황이 점입가경이다. 연초 톤당 80만원에서 출발했던 철근 유통시세는 1분기 주춤하더니 2분기부터 내리 급락하면서 최근 60만원 중반대까지 급락했다.

역대급 건설경기 침체에 철근 유통시세는 원가 밑으로 떨어진지 오래다. 2021년에 이어 2022년까지 최고의 캐시카우였던 철근은 불과 2년 만에 악성 재고로 전락했다.

철근 주요 원재료인 철스크랩 시장 역시 패닉이다. 철근 침체와 함께 연이은 단가 인하로 국내 철스크랩 가격도 주요국 가운데 최저가로 떨어졌다.

얼마나 경기가 나쁜지 코로나19가 창궐했을 때도 '제품 시황은 안 봤다던' 이들이 바닥까지 철근 정보가 빠삭하다. 그야말로 철근의 철스크랩화다.

국내 철근 시장이 '폭망'하면서 제강사들도 생존에 분주하다. 일부는 이미 대응반까지 구성하며 반제품 빌릿 수출에 나서고 있다. 원가 이하로 완제품 철근을 파는 것보다 빌릿을 수출하는 것이 낫다는 판단에서다.

바닥을 가늠할 수 없는 침체가 지속되면서 철스크랩 업계에서도 분위기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불문율 아래 좌우로만 굴리던 철스크랩 수출 논의가 본격화될 조짐이다.

원가 이하로 팔 수 없어 빌릿 수출에 나서는 제강사와 원가 이하로 납품할 수 없어 살 길 찾아 나서는 철스크랩 수출이 뭐가 다르냐고 아우성이다.

다만 아직까지 넘어야 할 산은 겹겹이다. 고금리 등의 위험부담은 차치하고서라도 현재 가장 필요한 건 제강사들의 공감대다. 국내 철스크랩 업체들이 수출에 나서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가 바로 제강사의 눈이라고 관계자들은 지적한다.

수출이 발각될 경우 여차하면 제강사들이 납품권을 회수하거나 받는 물량을 최소로 줄여 사실상 쫓아낸 과거 사례도 수두룩하단 설명이다. 생존의 리스크를 안고 태동 단계인 우리나라 철스크랩 수출 시장에서 총대를 멜 이는 없다는 것이다.

전방산업 악화로 현재 철스크랩은 필수불가결한 저탄소 자원이 아닌 절감돼야 할 원가의 희생양으로 솟은 상황이다. '자원 유출'이란 전가의 보도는 뒤로하고 이제라도 반시장 구조를 개선해야 할 시점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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