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도네시아 대표 휴양지인 발리에서 폭우로 인한 홍수가 발생해 최소 14명이 사망하고 주민 약 500여명이 대피했다.
11일(현지시간) 현지 매체 안타라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9일부터 내린 강우로 발리주 주도 덴파사르를 비롯한 9개 지역에서 홍수가 발생해 최소 120개 마을이 물에 잠겼다.
압둘 무하리 인도네시아 국가재난관리청(BNPB) 대변인은 이날 성명에서 “사망자 수가 14명으로 늘었고 최소 2명이 실종 상태”라고 밝혔다. 전날까지 홍수로 덴파사르에서 5명이 사망하고 발리주 서부 젬브라나와 기안야르, 바둥 지역에서 4명이 사망했다.
압둘 대변인은 “강둑이 무너져 사람들이 휩쓸려 갔다”며 발리주에서 피해가 확산한 경위를 설명했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발리주 전역에서 산사태도 약 18건 발생했다. 500여명의 이재민들은 인근 학교나 모스크(무슬림 사원)로 대피했다.
덴파사르에서는 급류에 건물이 무너지는 피해도 발생했다. 발리섬 수색구조대의 아이 니오만 시다카르야 대장은 “건물 두 채가 무너졌다”며 “200여명의 구조대원이 붕괴 사고 현장에 파견됐다”고 밝혔다. 발리로 통하는 관문인 응우라라이 국제공항으로 가는 도로도 트럭을 제외한 차량의 접근이 한때 제한됐다.
피해가 확산하자 아이 구스티 응우라 자야 네가라 덴파사르 시장은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BNPB는 전국 각지에서 400~600여명의 구조대가 발리주 홍수 피해 현장에 파견됐다고 밝혔다.
프라보워 수비안토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이날 희생자들에게 애도의 뜻을 전하며 피해 수습과 이재민 구호품 제공에 전력을 다할 것을 지시했다.
발리는 우기인 11월에서 4월까지 홍수나 산사태, 수인성 질병 등이 자주 발생한다. 가디언은 “기후 변화의 영향으로 우기의 기간과 강도가 달라졌다”며 “더 심한 홍수와 돌풍이 증가했다”고 전했다.
지난 3월 자바섬에서 발생한 홍수와 산사태로 20여개 마을이 침수되며 3명이 사망하고 5명이 실종됐다. 지난 1월 자바섬에서도 홍수와 산사태로 인해 최소 25명이 사망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