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400단 낸드 상용화 시동…내년 3월 라인 구축

2025-07-01

삼성전자가 내년 상반기 차세대 낸드플래시 양산라인을 구축한다. 셀을 400단 이상 쌓은 'V10' 메모리 생산체계를 갖추는 것으로, 올 하반기 투자가 가시화될 전망이다.

1일 취재를 종합하면 삼성전자는 2026년 3월부터 V10 낸드플래시 생산라인을 구축할 방침인 것으로 파악됐다.

3월부터 설비를 들여 상반기 중에 생산라인을 갖추고, 시험생산과 안정화 등을 거쳐 10월 본격 양산한다는 계획이다.

이 사안에 밝은 업계 한 관계자는 “로드맵에 설정한 시기가 다가오면서 구체적 투자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면서 “시황 변수는 있지만 현재 3월 라인 구축과 10월 양산으로 일정이 추진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구체적인 V10 낸드 양산 계획이 윤곽을 드러낸 건 처음이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가 올해 V10을 양산할 것으로 관측했으나 삼성은 2026년을 상용화 시점으로 삼았다.

낸드플래시는 데이터를 저장하는 반도체다. 저장용량을 늘리기 위해 메모리 셀(저장소)을 수직으로 쌓은 형태로 발전해왔다.

지금까지 가장 단수가 높은 삼성전자 낸드플래시는 286단인 V9이다. 지난해부터 양산을 시작했다. 삼성은 V9에서 100단 이상을 더 쌓아 V10을 만들었다. V10은 430단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가 '국제고체회로학회(ISSCC)'를 통해 공개한 사양은 트리플 레벨 셀(TLC) 기준 집적도가 28Gb/㎟로 전작 대비 56% 개선됐으며, 입출력(I/O) 인터페이스 속도는 5.6GT/s로 75%가 빨라졌다. 성능이 대폭 향상돼 내년 상용화될 PCIe Gen6 낸드 컨트롤러와 함께 데이터센터 시장 공략에 첨병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V10은 단수가 높아진 만큼 여러 신기술이 적용될 것으로 전해졌다.

수직으로 쌓은 메모리 셀 간 데이터가 오가는 채널홀을 뚫는데 처음으로 극저온(-70℃ 이하) 식각 장비가 사용될 예정이다. 이를 위해 램리서치와 도쿄일렉트론(TEL) 장비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하나의 웨이퍼로 만들어졌던 전 세대 제품과 달리 데이터를 저장하는 '셀'과 이를 구동하는 회로 '페리페럴'을 각기 다른 웨이퍼에 구현하고 이를 붙이는 하이브리드 패키지 기술도 추진 중이다. 웨이퍼끼리 접합한다는 뜻에서 '웨이퍼 투 웨이퍼(W2W) 본딩' 기술로 불린다.

삼성전자는 세계 최대 낸드플래시 생산 업체다. 인공지능(AI) 기술로 고대역폭메모리(HBM)가 수요가 늘어나는 것처럼 속도와 성능이 향상된 V10으로 삼성전자는 데이터센터에 들어가는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eSSD)를 만들어 시장 공략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V10 투자와 양산 일정에 대해 “내부 계획에 따라 준비 중이나, 구체적 내용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박진형 기자 ji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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