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는 또 다른 히틀러”···안네 프랑크 의붓언니 에바 슐로스 별세

2026-01-05

향년 96세···네덜란드 피신 중 안네와 인연

아우슈비츠 생존자로 홀로코스트 교육에 헌신

2016년 “인종차별 조장 트럼프는 히틀러” 비판

90세에도 나치식 경례 10대 찾아가 대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의 유대인 박해를 피해 숨어 지내며 <안네의 일기>를 남긴 안네 프랑크의 의붓언니이자 아우슈비츠 수용소 생존자로 홀로코스트의 참상을 알리는데 헌신했던 에바 슐로스가 별세했다. 향년 96세.

슐로스가 명예회장을 맡았던 영국 안네 프랑크 재단은 3일(현지시간) 슐로스가 거주지인 런던에서 사망했다고 밝혔다.

1929년 오스트리아 빈에서 태어난 슐로스는 독일 나치 정권이 오스트리아를 합병하자 가족과 함께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으로 피난했다. 이때 안네 프랑크의 집 맞은편에 살면서 동갑내기 친구가 됐다.

슐로스의 가족은 1942년 나치가 네덜란드를 점령한 후 체포를 피해 2년 동안 숨어 지냈지만 발각됐고, 아우슈비츠로 강제 이송됐다.

이듬해인 1945년 1월 소련군에 의해 아우슈비츠 수용소가 해방됐을 때 슐로스와 어머니는 해방됐지만, 그의 아버지와 오빠는 수용소 생활로 세상을 떠난 뒤였다.

안네 프랑크 역시 1944년 체포 뒤 다음 해 베르겐벨젠 수용소에서 장티푸스에 걸려 16살의 나이로 숨졌다.

암스테르담으로 돌아온 슐로스의 어머니가 안네 프랑크의 아버지인 오토 프랑크와 결혼하면서 슐로스는 안네 프랑크의 의붓언니가 됐다.

슐로스는 40여 년간 홀로코스트의 역사가 되풀이되는 것을 막기 위해 헌신적으로 노력했다. 영국 안네 프랑크 재단의 공동 설립자로서 안네 프랑크의 기억을 보존하고 홀로코스트에 대한 교육에 힘썼다. <에바의 이야기: 안네 프랑크의 의붓언니가 들려주는 생존자의 이야기> 등 회고록을 펴내고 강연 활동을 벌였다.

2016년엔 뉴스위크에 기고한 글에서 당시 공화당 대선 후보였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해 “트럼프가 미국의 차기 대통령이 된다면 완전한 재앙이 될 것”이라며 “그는 인종차별을 조장함으로써 또 다른 히틀러처럼 행동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기고문에서 “1961년 베를린 장벽이 세워졌을 때 전 세계가 얼마나 분개했는지 기억한다”며 “그런데 이제 모두가 사람들을 막기 위해 다시 장벽을 세우고 있다. 어처구니없는 일이다”라고 밝혔다.

90세였던 2019년에는 캘리포니아주 뉴포트비치 고등학교 파티에 가서 나치식 경례를 하는 모습이 사진에 찍힌 10대 청소년을 만나 홀로코스트 참상을 알렸다. 페이스북에 홀로코스트를 부정하는 내용의 콘텐츠를 삭제하도록 촉구하는 캠페인에 참여하기도 했다.

슐로스는 2024년 “사람들을 ‘타자’로 취급하는 것이 얼마나 끔찍한 결과를 초래하는지 결코 잊어서는 안된다”며 “우리는 모든 사람의 인종과 종교를 존중해야 한다. 서로 다른 점들을 안고 살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영국의 찰스 3세 국왕은 슐로스의 사망 소식에 성명을 내고 “그녀가 젊은 여성으로서 겪었던 끔찍한 일들은 상상조차 할 수 없지만, 그녀는 남은 생애를 증오와 편견을 극복하고 친절, 용기, 이해, 회복력을 증진하는 데 헌신했다”며 “그는 영국 안네 프랑크 재단과 전 세계 홀로코스트 교육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했다”고 추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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