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블코인 본격화...자체 블록체인 인프라 마련 착수
김범수 사법리스크 해소로 '카카오코인' 실행 단계로
원화 스테이블코인·토큰증권 제도화 임박...본격 대응
[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 카카오뱅크가 이른바 '카카오 코인' 개발에 착수한다. 기존 그룹차원의 '원화 스테이블코인' 사업 검토에서 나아가 실제 시스템 개발 단계에 진입한 것이다.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가 지난달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1심에서 무죄 선고를 받고 사법리스크를 해소한 가운데 핵심 계열사인 카카오뱅크를 중심으로 스테이블코인 전략을 실행에 들어간 것이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최근 블록체인 서비스 백엔드 시스템 개발자 채용을 시작했다. 신사업서비스개발팀 소속으로, 블록체인 기반 신규 서비스 구조 설계·키 관리·트랜잭션 처리 시스템 구축 등이 주요 업무로 제시됐다.
특히 스마트컨트랙트(온체인 기능), 풀노드 운영, 토큰 표준 등 블록체인 인프라 핵심 요소에 대한 이해를 요구하고 있어, 스테이블코인·토큰증권 등 온체인 금융서비스 전반을 구축·운영하는 역할이 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카카오표 원화 스테이블코인인 '카카오 코인' 개발에 나선 것이다.

카카오뱅크의 이번 행보는 김범수 카카오 창업주의 사법 리스크 해소가 직접적인 촉매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SM엔터테인먼트 시세 조종 혐의로 기소됐던 김 창업주는 지난달 1심에서 무죄 선고를 받으며 고비를 넘겼다.
그간 김 창업주를 둘러싼 사법 리스크는 카카오의 금융사업 확장에 상당한 불확실성으로 작용해 왔다. 금융당국은 6개월마다 대주주 적격성을 심사하는데, 만약 김 창업주가 벌금형 이상을 선고받아 부적격 판정을 받을 경우 카카오는 카카오뱅크 지분을 현재 27.16%에서 보유 한도인 10%까지 축소해야 한다. 이 경우 카카오가 카카오뱅크의 최대주주 지위를 상실하게 되며, 신사업 추진에 제약이 불가피해진다는 우려가 컸다. 카카오뱅크는 은행·결제망·플랫폼을 보유, 스테이블코인 사업 관련한 핵심 계열사다.
김 창업주는 카카오의 스테이블코인 사업을 비롯한 신사업 전반을 직접 챙기고 있다. 그는 블록체인과 인공지능(AI) 등 미래 성장동력을 발굴·총괄하는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을 맡아 그룹의 중장기 전략 설계하고 있다. 창업주가 운전대를 잡고 그룹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사실상 컨트롤타워로 평가된다.
'원화 스테이블코인'은 카카오의 미래 핵심 사업으로 꼽힌다. 카카오그룹은 지난 8월 카카오·카카오뱅크·카카오페이 등 주요 계열사를 중심으로 '원화 스테이블코인 공동 태스크포스(TF)'를 출범시킨 바 있다. 블록체인 기반 결제·정산·토큰화 등 디지털 금융 생태계 구축을 위한 본격적 논의를 시작한 것이다. 실제로 카카오, 카카오페이, 카카오뱅크 대표 3인이 공동 TF장을 맡아 매주 회의를 진행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뱅크는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토큰증권(STO)' 사업 기반도 다지고 있다. 한국투자증권·루센트블록과 각각 블록체인 기반 STO 금융상품 및 시스템 개발 협력을 체결하며 관련 사업을 준비해 왔다. 토큰증권은 분산원장 기반으로 기존 자본시장법상 증권을 디지털화한 형태로, 소유권·지위·배당권 등을 블록체인으로 증명하고 스마트컨트랙트로 발행·유통을 자동화하는 것이 특징이다.

업계는 이번 채용을 두고 카카오뱅크의 블록체인 전략이 기획·검토 단계를 넘어 실질적인 시스템 구축 단계로 전환됐다는 신호로 보고 있다. 그룹 차원의 스테이블코인 생태계 조성 흐름과 맞물려 카카오뱅크가 자체 블록체인 인프라를 구축해 금융서비스와 연결하려는 의도라는 해석이다.
원화 스테이블코인과 토큰증권 역시 제도화가 임박한 상태다. 정부와 여당이 스테이블코인 법안을 적극 추진하는 가운데, 현재 금융위원회는 스테이블코인 규율체계를 포함한 '가상자산 이용자보호법' 2단계 입법안을 마련 중이다. 토큰증권 제도화를 위한 법안도 이달 국회 정무위원회 법안소위를 통과해 다음 달 본회의 표결만 남겨두고 있다. 이르면 내년 상반기 시행될 가능성이 크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이번 채용은 블록체인 및 스테이블코인 기술의 연구와 금융 서비스 적용 가능성 검토를 위한 인력 충원"이라며 "아직은 기술적 이해와 활용 가능성에 대한 기초 검토 단계로 봐달라"고 말했다.
romeok@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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