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그동안 보여준 게 있지만... 'FA 최대어' 강백호 딜레마

2025-07-16

수준급 타격 능력·어린 나이는 장점···수비 불안·잦은 부상이 발목 잡아

[서울=뉴스핌] 남정훈 기자 = 지난겨울부터 'FA(자유계약신분) 최대어'라고 평가 받고 있는 강백호(kt)를 보는 기류가 점점 이상해지고 있다. 한때 천재 타자라고 불릴 정도로 대단했던 강백호는 왜 조급해지고 있을까.

고교 시절부터 특급 유망주로 평가받은 강백호는 2018년 신인드래프트 2차 지명 전체 1순위로 kt에 지명됐다. kt는 영입 당시부터 강백호에 대해 프랜차이즈 스타가 될 만한 자질을 갖춘 선수라고 평가했다.

kt의 평가는 정확했다. 강백호는 데뷔 시즌부터 타율 0.290 29홈런 84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880으로 kt의 리드오프 자리를 완벽히 책임졌다. 그는 괴물 신인임을 입증함과 동시에 신인왕 수상에 성공했다. 그의 활약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2019~2021시즌까지 3할의 타율을 놓치지 않았고, 2020년과 2021년엔 2년 연속으로 1루수 부문 골든글러브까지 수상했다.

하지만 2022년부터 강백호는 긴 슬럼프를 겪었다. 3할이었던 타율도 0.245로 뚝 떨어지고 말았다. 특히 부상과 부진의 여파로 2022, 2023시즌은 100경기도 소화하지 못했다. 절치부심한 강백호는 2024시즌 다시 반등에 성공했다. 데뷔 이후 처음으로 전 경기(144경기)에 출전해 타율 0.289 26홈런 96타점 92득점 OPS 0.840으로 활약, 팀의 준플레이오프 진출에 크게 기여했다. 그는 데뷔 시즌(29개) 이후 6년 만에 25홈런을 기록했고, 2021시즌(102타점) 이후 3년 만에 95타점을 돌파했다.

완벽한 재기에 성공한 강백호는 26살이라는 어린 나이, 홈런 20개 이상을 쏘아 올릴 수 있는 장타력을 갖춘 포수라는 점, 8시즌을 뛰면서 통산 타율이 3할이 넘을 정도로 타격에서는 손색이 없다는 점 덕분에 FA 시장에서는 100억원의 몸값이 거론되기도 했다.

전반기가 끝난 이 시점에 강백호를 향한 평가가 수그러들고 있다. 그를 향한 우려점이 많기 때문이다. 먼저 현 소속팀인 kt는 강백호 외에도 확고한 주전 포수 장성우와 베테랑 내야수 황재균이 FA로 풀리게 된다. kt는 장성우의 잔류를 위해 1순위로 협상을 진행할 예정이며, 황재균도 남기고 싶다는 의사를 피력했다. 이 두 선수를 놓지 않는다는 것은 강백호에게 투입할 자금 여력이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안현민의 눈부신 활약도 변수다. 이번 시즌 신인왕급 활약을 펼치고 있는 안현민은 강백호의 공백을 메우며 타율 0.356 77안타 16홈런 53타점 5도루. 규정타석을 채우지 못하고 있는데도 홈런 부문 5위에 랭크될 정도로 엄청난 괴력을 과시하고 있다. 이로 인해 kt는 강백호를 중심으로 한 미래 구상을 다시 고민할 수밖에 없다.

강백호의 가장 큰 약점은 역시 수비 능력이다. 명확한 포지션이 없으며 뛰어난 어깨를 제외하면 다른 부분에서는 최악의 평가다. 주전 1루수로 뛴 2년 모두 골든글러브를 수상하기는 했지만, 강백호의 1루 수비는 KBO 1루수를 통틀어 최하위권이었다. 전문 1루수로 성장하기에는 신장이 크지 않았고, 내야수로 출전한 경험이 없어 타구 처리에 애를 먹었다. 결국 2020~2021, 2시즌 동안 29개의 실책을 범했다.

코너 외야수로 뛴 시즌에는 외야 수비 경험이 부족했기에 타구 판단이 아쉬웠고, 결국 지명타자로 기용되는 경우가 많았다. 지난 시즌 중반부터는 포수로 전향했지만, 포수 경험이 부족한 탓에 수비면에서 전업 포수들과 비교해 여전히 미완의 평가를 받고 있다.

부상도 그의 앞길을 막고 있다. 크고 작은 부상이 지속적으로 있었던 강백호는 이번 시즌도 초반 부진을 벗어나 5월 말 7경기 타율 0.478 1홈런 6타점으로 부활하려던 찰나 부상을 당하고 말았다. 그는 지난 5월 27일 수원 두산전에서 귀루하다가 우측 발목이 베이스에 꺾이며 인대가 파열됐다. 그는 부상 당시 재활 및 회복에 8주 소견을 받았고, 5월 27일 경기 이후로 현재까지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고 있다.

강백호는 급했던 것일까. 이번 달 말 복귀 예정이었던 강백호는 구단에 조기 복귀를 건의했다. 이강철 kt 감독은 15일 "몸 상태가 좋아졌고, 선수 본인도 출전 의지가 강하다"라고 밝혀 후반기 복귀 가능성을 시사했다.

강백호를 주목하는 팀도 있다. 강민호를 이을 젊은 포수가 부족한 삼성과 조형우만으로는 무게감이 부족한 SSG가 잠재적 행선지로 언급된다. 강백호는 원소속팀 잔류, FA 타 구단 이적, 혹은 FA를 미루고 다음 시즌을 노리는 'FA 재수'까지 다양한 선택지를 두고 있다. 후반기에 복귀하는 강백호가 부담을 털고 자신의 본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까.

wcn05002@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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