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축제 ‘컴업(comeup)’이 올해 체급을 키워 돌아온다. 세계 45개국, 150개 스타트업이 한국을 찾아 국내외 스타트업 창업자, 벤처 투자자들과 교류의 시간을 가진다. 우리 기업들의 글로벌 진출을 장려하는 가운데, 해외 기업과 투자자를 적극 초청하는 방식으로 국내 창업 생태계를 글로벌하게 가져가겠다는 중소벤처기업부의 전략이 올해 컴업에 녹아 있다.
오영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25일 서울 강남구에 한 글로벌스타트업센터에서 ‘컴업(COMEUP) 2024’를 소개하는 자리를 갖고 “전 세계 스타트업이 만들어내는 혁신의 모습, 그리고 그 혁신이 만들어 낼 미래의 모습을 이번 컴업 2024에서 보여줄 것”이라고 공언했다.
컴업은 올해로 6회째 진행되는 글로벌 스타트업 축제다. 중소벤처기업부가 주관하는 만큼, 우리 정부의 스타트업 육성 방향이 녹아 있다. 올해 컴업의 키워드는 세 가지. ▲딥테크 ▲인바운드 ▲지속가능한 혁신이다. AI 기반의 최첨단 기술을 다루는 스타트업을 중심에 뒀고, 해외 유망 스타트업이 국내 시장에서 마음껏 혁신하고 창업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줬다. 또, 기후변화처럼 인류가 직면한 문제를 기술로 풀어낼 수 있다는 가능성도 올해 축제에서 강조하는 부분이다.
컴업 2024는 오는 12월 11일부터 12일까지 양일간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다. 그간 컴업이 개최되었던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를 떠나 코엑스로 장소를 옮기면서 덩치도 키웠다. 기존 대비 두 배가 넘는 공간에서 글로벌 스타트업 페스티벌로서의 기능을 강화했다는 것은 눈여겨 볼 부분이다.
공간 외에도 컴업의 규모가 커진 부분을 살펴보자. 첫 번째로 해외 스타트업의 참여가 확대됐다. 정부의 순방, 해외 전략 행보, 공적개발원조(ODA) 성과를 컴업과 연계해 아랍에미리트(UAE), 일본, 우간다, 콜롬비아 등 총 40여개국 150여개의 스타트업과 투자자 등이 전시, 피칭, 컨퍼런스 등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할 예정이다. 그중에서 UAE, 일본, 인도 등은 별도의 국가관을 운영할 예정이다. ODA를 통해 한국의 청년창업사관학교 프로그램을 운영 중인 우간다, 콜롬비아도 마찬가지다. 아프리카 개발은행도 컴업에 참여해 아프리카의 유망한 스타트업을 선보인다.
두 번째로, 현장에 방문한 해외스타트업을 위한 인바운드 프로그램을 강화한다. 한국의 주요 창업·벤처 정책 및 프로그램을 소개하는 정책홍보관을 운영하고, 현장에 방문한 해외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비자 발급과 한국 정착에 대한 상담을 진행한다. 외국인 창업경진대회인 K-스타트업 그랜드 챌린지 데모데이를 통해 우수 외국인 창업가에 총 40만달러 규모 상금을 마련해놓았다.
세 번째, 지속가능성에 관련한 세션을 새로 만들었다. 벤처·스타트업의 탄소중립 관련 이해도를 높이고, 딥테크 기업과 대기업 간 탄소중립 분야 협업 사례를 전파하기 위한 특화 세션이다. SIS(Sustainable Innovation by Startup) 컨퍼런스를 올해 처음 준비한 것인데, 자발적 탄소시장 활성화 및 기후테크 벤처·스타트업의 육성 방향에 대해 논의하겠다는 목적이다. 대기업과 협업 중인 딥테크 스타트업이 함께 참여하는 전시관을 마련해 기후테크 분야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한 성장사례를 알리고, 대·중견기업과 스타트업 간 오픈이노베이션 활성화를 위한 리버스 피칭과 밋업을 함께 진행한다.
네 번째, 글로벌 투자자와의 교류를 확대했다. 국내외 벤처캐피탈과 국내 유망 벤처·스타트업 간 만남의 장을 마련하고 글로벌 투자 협력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컴업 연계 행사다. 12월 10일부터 12일까지 사흘 간 ‘케이-글로벌 벤처 캐피탈 서밋(K-Global Venture Capital Summit) 2024’가 열릴 예정이다. 이 행사에는 국내외 VC 및 스타트업 130여명이 참여해 피칭, 네트워킹 등의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다.
다섯 번째, 다양한 연계 행사다. 중기부를 비롯해 10개 정부부처가 협업해 운영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창업경진대회인 도전! K-스타트업 2024 왕중왕전이 컴업 기간, 행사와 연계해 코엑스에서 개최된다. 도전적 의지로 혁신을 만들어온 모범 벤처·창업기업들을 시상하고 성공사례를 확산시키기 위한 벤처·창업 진흥 유공 포상 시상식도마찬가지다.
컴업에 대한 스타트업의 관심도 늘어난 모습이다. 매년 컴업에서는 유망 스타트업을 ‘컴업 스타즈’라는 이름으로 선발하는데, 올해는 역대 최대 규모인 1208개사가 지원했다. 올해 컴업 스타즈로 선발된 주택 혁신 스타트업 스페이스웨이비의 홍윤택 대표는 “2년 전에 지원했다가 서류 탈락했고 작년에는 2차에서 떨어졌는데 올해 참여하게 돼서 너무 영광이다”라며 “유망한 인재들이 만든 초기 스타트업이 성장하고 글로벌로 진출하기 위해서는 스타트업 자체의 힘 외에 투자자, 자본 등이 결합되어야 하는데 컴업과 같은 자리가 그런 기회를 만들 것이라 기대한다”는 취지의 발표를 했다.
한편, 올해 컴업에서는 ’글로벌‘, ’딥테크‘를 키워드로 해 총 24개의 컨퍼런스 세션이 운영된다. 키노트 스피치에는 최근 한국 스타트업 최초로 사우디 아람코의 기업주도형 벤처캐피탈(CVC)인 와에드 벤처스에서 투자를 유치한 AI 반도체 기업 리벨리온의 박성현 대표와 와에드 벤처스 관계자가 함께 연사로 나선다. 우주 발사체 기업인 이노스페이스의 김수종 대표도 발표가 기대되는 연사 중 한 명이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남혜현 기자> smilla@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