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골프협회(USGA)가 지난 29일 골프존을 U.S. 오픈과 U.S. 여자 오픈의 공식 실내 골프 시뮬레이터로 선정했다. 내년 캘리포니아주 리비에라 골프장에서 열리는 US 여자 오픈에서 골프존 시뮬레이터가 공식 데뷔한다. 대회장에 설치된 시뮬레이터를 통해 관중과 VIP 고객들은 메이저 대회 코스를 직접 체험할 수 있다.
변진형 골프존 미국 지사장은 "USGA와의 제휴는 대회장 전시가 목적이 아니다"라고 단언했다. 그가 주목하는 건 2027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리는 첫 E스포츠 올림픽이다.
"현재 E스포츠 올림픽에서 골프는 비디오 게임으로 채택돼 있습니다. 이를 시뮬레이터로 전환하자는 의견이 업계에서 강하게 제기되고 있죠. 시뮬레이터 골프가 올림픽 종목이 되느냐 안 되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언제 되느냐의 문제입니다."
그렇다면 올림픽에 어떤 업체 시뮬레이터가 선정될지는 업계 판도를 가를 핵심 이슈다. 미국 상업용 시뮬레이터 시장 1위는 트랙맨, 2위는 풀스윙이다. 트랙맨은 측정 기술에서 앞서 있고, 풀스윙은 TGL(타이거 우즈가 창설한 시뮬레이터 리그) 등으로 PGA 투어와 동맹 관계를 맺고 있다.
아시아에서 큰 성공을 거둔 골프존이 USGA와 손잡으면서 미국에서 본격적인 3파전 구도가 형성됐다. 골프존은 USGA와 함께 실내 골프 R&D와 표준화 과정에 참여할 가능성도 커졌다.
USGA는 시뮬레이터 골프를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인식하고 있다. 실내 골프 인구를 협회 테두리 안에 묶어두고, 장기적으로는 'U.S. 시뮬레이터 오픈 챔피언십' 개최까지 구상 중이다. 미국 시뮬레이터 골프 인구는 2024년 기준 810만 명으로, 스크린 골프 종주국인 한국(약 600만 명 추산)을 이미 넘어섰다.

변 지사장은 시장 성장 배경을 이렇게 분석했다. "TGL 때문에 실내 골프가 늘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지만, 실제로는 실내 골프 인구가 먼저 급증해 TGL이 탄생한 겁니다. TGL은 시장을 더욱 키우는 증폭제 역할을 할 것입니다."
USGA가 특히 주목하는 건 골프존의 네트워크 게임 기술이다. 시카고, 뉴욕, 댈러스 등 전국 각지에서 동시에 경기를 치러 우승자를 가리는 방식으로, 골프존은 이를 정식 투어로 발전시켰다. 참가 팀은 지난해 12개에서 올해 72개로 1년 만에 6배 급증했다.
변 지사장은 경쟁 구도를 냉철하게 분석했다. "트랙맨은 기술력이, 풀스윙은 마케팅이 강점입니다. 하지만 약점도 명확하죠. 풀스윙은 기술이 부족하고, 원래 실외용인 트랙맨을 실내에서 쓰는 건 적합하지 않습니다."
골프존은 경쟁사 대비 2배 이상 비싸다는 게 약점이다. 하지만 변 지사장은 "64방향으로 움직이며 5만 6000가지 라이를 구현하는 독자 기술 '모션 플레이트' 등 실제 골프장에 가까운 환경과 게임처럼 즐기는 플레이어빌리티에 대한 평가가 높아지고 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골프존이 중국에서 선보인 '시티골프'도 미국 업계의 관심을 받고 있다. 롱게임은 스크린 부스에서, 쇼트게임은 실제 그린에서 치는 하이브리드 방식이다. 18개 홀 모두 다른 부스와 그린으로 이동하며 라운드하는 새로운 개념으로, 현재 미국 내 여러 업체가 판권 확보를 위해 한국을 방문해 협의 중이다.
USGA라는 권위있는 파트너를 확보한 골프존이 미국 시장은 물론, E스포츠 올림픽 무대까지 영역을 넓힐 수 있을지 주목된다.
성호준 골프전문 기자
sungho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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