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층 연금’ 활용 필수… ‘안전·투자자산’ 투트랙 전략 짜야 [창간36-다가온 초고령사회]

2025-02-02

노후 준비 어떻게 해야 하나

부부의 노후 적정생활비는 324만원

최소 231만원… 60%가 부족한 상황

다양한 연금으로 소득원 다각화 필요

수령 시점 조정해 금액 늘리는 방법도

月지급식 펀드·역모기지 등 고려해 볼만

장기투자 땐 절세도 자산 증식 돕는 전략

사회초년생인 20대 A씨는 연말이 가까워져 오자 연금저축 계좌를 개설하고 만기가 돌아온 적금 600만원을 채워 넣었다. 노후 준비는 물론 세액공제 한도를 활용해 혜택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연간 근로소득이 5500만원 이하인 A씨는 600만원의 15%인 90만원을 연말정산에서 돌려받을 수 있다. A씨는 “55세까지 자금이 묶이기 때문에 고민했지만 길게 보고 노후 준비를 위해 시작했다”라며 “세제혜택이 좋기 때문에 매년 한도까지 채울 예정”이라고 했다.

지난해 우리나라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인구의 20%를 돌파하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하면서 노후 준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올해에는 2차 베이비부머(1964~1974년생) 세대가 법정 은퇴 연령(60세)에 본격적으로 돌입하면서 은퇴 가구도 급증할 전망이다.

2023년 통계청의 가계금융복지조사에 따르면 부부의 노후 적정생활비는 324만원, 최소 생활비는 231만원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은퇴 가구의 생활비는 약 60%가 부족한 상황이다. 가장 큰 생활비 조달재원은 국민연금 등 공적연금이 30.8%, 노령연금 등 공적수혜금이 30.9%로 가장 많았다.

최근에는 A씨처럼 20대부터 경제적인 노후 준비를 시작하는 이들도 늘고 있지만 이미 은퇴연령이 가까워진 베이비부머 세대의 경우 대부분이 재테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자산관리 전문가들에게 노후 준비를 위해 필요한 조언을 들어봤다.

◆재정상태 점검부터… 자산 편중은 ‘NO!’

전문가들이 입을 모아 가장 먼저 해야 할 일로 꼽은 것은 자신의 재정상태 점검 및 분석이다. 최근 노후 준비를 위해 은행을 찾은 50대 B씨는 “왜 더 빨리 전문가를 찾아오지 않았는지 후회된다”고 토로했다. 그는 전문가와의 상담을 통해 맞춤형 재테크 전략을 찾고 조금씩 실천하기로 했다.

박태형 우리은행 TCE시그니처센터 PB지점장은 “현재의 금융자산과 비금융자산의 가치를 파악하고 부채를 정리한 뒤 국민연금, 퇴직연금 등 은퇴 후 예상되는 소득원을 식별하는 게 은퇴 준비의 1단계”라고 설명했다. 이후 은퇴 후 월 생활비, 의료비 등의 예산을 세우고 필요한 연간 소득을 계산한다. 이 과정에서는 향후 인플레이션 효과를 고려하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교사생활을 하고 있는 B씨는 은퇴를 10여년 앞두고 있고 향후 공무원 연금이라는 안정적인 자금이 있다. 만약 이 같은 탄탄한 수입원이 없다면 ‘3층 연금제도 활용’은 필수이다. 박 지점장은 “기본적인 국민연금 외에 개인연금, 퇴직연금 등 다양한 연금 상품에 가입하여 노후소득을 다각화해야 한다”라며 “국민연금 수령 시점을 조정하면 수령액이 증가하기 때문에 각 연금의 수령 시점을 조절하여 최대한의 수익을 보장받도록 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B씨는 또 향후 딸의 결혼을 위해 위험을 조금 더 감수할 수 있는 투자도 고려하기로 했다.

나영 하나 더 넥스트 을지로 라운지 팀장은 “본격적인 자산인출기에 접어드는 50~60세에는 월 지급식 상품, 역모기지 등 고정적인 현금창출이 가능한 상품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추천한다”라며 “은퇴 후에는 축적된 자금을 바탕으로 월·분기 지급식 펀드, 연금보험, 연금형 신탁 등 매월 고정적인 소득이 발생할 수 있는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현금흐름이 부족할 경우 역모기지를 통해 보충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특히 “예상보다 장수하는 위험에 대비하기 위해 장수연금이나 치매나 케어를 위한 간병 보험도 활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따로보단 함께, 초보자도 손쉽게 가능

결혼 생활을 시작한 30대 C씨는 남편과 함께 노후 준비를 시작하기로 했다. 김훈식 NH농협은행 은퇴설계전문위원은 “단기, 중기, 장기 재무목표를 설정해 부부가 함께 은퇴 준비를 할 때 효율성도 높아진다”라고 말했다. 그는 ‘100-자기 나이’ 법칙을 제안했다. 70세인 경우 자산의 70%는 안전자산, 나머지 30% 투자자산으로 구성하는 방식이다. 인플레이션에 대비하려면 투자자산을 적절히 나눠서 가져가는 게 중요하기 때문이다.

투자초보자인 C씨 부부는 타깃데이트펀드(TDF) 상품을 추천받았다. TDF는 투자자가 별도로 조정하지 않더라도 은퇴 시점 등 생애주기에 맞춰 알아서 다양한 자산의 비중을 조절하는 상품으로 투자 지식이나 경험이 없는 이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상품이다. 박은희 KB국민은행 연금상품부 수석차장은 “TDF는 개인의 은퇴 시점까지 잔여기간이 길 때는 주식 비중을 높게 유지하고 은퇴 시점이 가까워질수록 주식 비중이 줄어들며 주식과 채권의 배분을 자동으로 조절해주는 구조로 돼 있다”라며 “초기에는 주식 비중이 높은 공격적인 자산 배분으로, 목표 시점이 가까워질수록 채권 비중이 높은 안정적인 자산배분으로 비중을 자동 조정하며 운용을 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장기 투자일수록 세제 혜택 등 절세 전략도 잊지 말아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강동희 신한 프리미어 PWM강남센터 PB팀장은 “재테크와 자산관리에서 절세는 단순히 세금을 아끼는 것을 넘어, 효율적인 자산 증식을 돕는 중요한 전략이 되고 있다”며 “개인형퇴직연금(IRP)과 연금저축처럼 세액공제 혜택이 큰 상품부터,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상장지수펀드(ETF) 투자처럼 세율을 최소화할 수 있는 상품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을 추천한다”고 했다.

박미영 기자 mypar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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