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하늘에서 친구와 손잡고 놀거라”…5·18 45주년 기념식 엄수

2025-05-18

<소년이 온다> 주인공 문재학 열사 조명

정부 주관 첫 부총리 참석…“성의 없다”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이 정부 주관으로 열린 이후 처음으로 부총리급 대통령 권한대행이 정부 대표로 참석한 가운데 치러졌다.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후보는 기념식에 참석하지 않았다.

제45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이 18일 오전 10시 광주 국립 5·18민주묘지에서 국가보훈부의 주관으로 거행됐다.

‘함께, 오월을 쓰다’를 주제로 열린 기념식에는 5·18유공자와 유족, 이주호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겸 교육부 장관을 비롯한 정부 주요 인사, 각계 대표, 학생 등 2500여 명이 참석했다.

제21대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개혁신당 이준석, 민주노동당 권영국 후보도 참석했다. 지난 17일 5·18묘지를 찾았던 국민의힘 김문후 후보는 이날 기념식에는 참석하지 않았다.

여는 공연에서는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의 <소년이 온다>의 실제 주인공인 고교생 고 문재학 열사를 조명했다.

문 열사는 부모님의 만류에도 친구와 함께 끝까지 도청에 남았다가 5월27일 계엄군의 도청 진압작전으로 사망했다. 시민군 대변인 윤상원 열사의 삶도 고인을 기억하는 친구의 목소리를 통해 되살아 났다.

정부 주관으로 5·18기념식이 열린 이후 처음으로 대통령 궐위에 국무총리도 공석인 상태에서 치러진 행사에서는 이주호 권한대행이 정부를 대표해 기념사를 했다. 이 권한대행은 국민 통합을 강조했지만 5·18정신의 헌법 수록 등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 권한대행은 “대한민국은 지금 곳곳에 갈등과 분열이 깊어지고 있다”며 “45년 전, 오월의 광주가 보여주었던 연대와 통합의 정신은 지금 우리에게 꼭 필요한 가르침”이라고 말했다.

기념 영상에서는 518번 시내버스를 따라가며 5·18의 의미를 공유했다. 이 버스는 5·18기념공원과 계엄군의 발포 시민들이 희생됐던 광주역과 옛 전남도청을 거쳐 오월 영령들이 잠들어 있는 국립5·18민주묘지로 향한다. 이런 의미를 담아 광주시는 518번이라는 노선번호를 부여했다.

원순석 5·18기념재단 이사장은 기념식에 대해 “이 권한대행의 기념사에는 5·18의 현안인 헌법 전문 수록이나 진상규명 지속 등의 내용이 포함되지 않았다”면서 “행사 내용 등도 예전에 비해 성의가 없었다”고 평가했다.

기념식이 끝난 직후 참석자들은 5·18묘역을 참배했다. 문재학 열사의 어머니 김길자씨(84)는 아들의 묘역을 찾은 많은 방문객들에게 당시 상황을 설명하며 눈물을 흘렸다.

김씨는 “재학이의 이야기가 담긴 소설로 5·18이 전 세계로 알려졌다. 이렇게 많이 찾아와주셔서 너무 감사하다”면서 “재학아 이제는 하늘에서 친구들과 손잡고 놀러 다니고 그래라. 엄마는 5·18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까지 싸우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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