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청년입니다] 임다은 임다로운 대표, 다름을 넘어 특별함 찾는 사람들…‘온리원’ 고민해야

2024-10-15

제품에 감정·기억 담기길 원해

체험형 소비 트렌드 자리매김

금속공예 원데이클래스 운영

경주 자연과 문화유산 재해석

추억 담긴 특별한 기념품 제작

◇세상에 하나뿐인 경험을 찾아서

최근 해외여행을 다녀온 사람들의 공통된 말은 외국에서 이국적인 문화를 접했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느끼는 이질감은 생각보다 크지 않았다는 것이다. 거리 곳곳에는 국내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편의점이 즐비하고, 대형 쇼핑몰 역시 비슷한 브랜드와 상품들로 가득 차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기대했던 ‘다른 세상’은 점점 더 글로벌 표준에 맞춰져 가고 있다. 익숙한 환경 속에서 이국적이지만 본질적으로 비슷한 경험을 하게 되는 것이 오늘날의 현실이다.

우리는 점점 더 글로벌화된 세상 속에서 익숙한 경험하고 있다. 기대했던 ‘새로움’과 ‘다름’에 대한 설렘은 사라지고 있으며, 이로 인해 사람들은 단순한 여행이나 소비에서 벗어나 ‘유일함’을 찾는 여정에 나서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단지 여행에서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 소비의 형태 역시 독창적이고 특별한 경험을 갈망하는 방향으로 변하고 있다. 대량생산된 상품들이 개성을 내세우지만, 본질적으로 비슷한 소비 경험을 제공하는 것에 만족하지 못하는 현대인들은 ‘나만의 이야기’를 담을 수 있는 특별한 소비를 추구하게 되었다.

◇나만의 이야기를 담는 소비의 변화

오늘날 소비자들은 단순히 물건을 소유하는 것을 넘어서, 그 물건을 통해 자신의 기억과 감정을 표현하고 싶어 한다. 이는 단순한 구매에서 벗어나 ‘체험형 소비’로 변모하고 있는 현대 소비 트렌드의 핵심이다. 사람들은 물건을 통해 특별한 순간을 기록하고자 하는 욕구가 커졌으며, 이는 새로운 소비 패턴을 형성하고 있다.

이러한 소비 패턴의 변화는 다양한 분야에서 나타나고 있으며, 금속공예 분야에서도 체험형 소비의 본질을 반영한 창업 모델이 주목받고 있다. 금속공예 디자이너 임다은 작가(임다로운 금속공예공방 대표)는 자신만의 창작 세계를 확장하며, 체험형 소비의 본질을 반영한 금속공예 서비스를 제공하는 새로운 창업의 길을 개척해 나가고 있다. 경주 황리단길에서 5년째 금속공예 공방을 운영 중인 임 작가는 ‘세상에 하나뿐인 작품을 만들 수 있는 원데이 클래스’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선사하고 있다. 임 작가가 운영하는 클래스에서는 소비자들이 은을 직접 다루고 자신의 이야기를 금속에 새겨 넣어 세상에서 유일한 작품을 만들어낸다.

“아무리 좋아하는 일이라도 경제적 자립 없이는 지속하기 어려워요. 저 같은 예술을 전공한 사람들은 머리로는 알고 있지만, 이를 실천으로 옮기는 방법을 잘 모르는 경우가 많죠. 저 역시 처음에는 단순히 공방을 운영하고 싶다는 마음뿐이었어요. 그러던 중에 황리단길을 방문하게 됐고, 그곳에서 사람들의 밝은 표정을 보며 긍정적인 에너지를 느꼈습니다. 관광지 특유의 행복한 분위기가 이미 형성되어 있었어요. 이런 곳이라면 제 작품 활동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거라고 생각했고, 원데이 클래스 운영을 통해 경제적으로도 자립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겼죠.”

◇금속에 새긴 이야기, 경주의 기억을 담아내다

임다은 작가는 어릴 적부터 악세사리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학창 시절에는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어떻게 더 깊이 공부해야 할지 몰라, 많은 이들이 선택하는 일반적인 경로인 입시미술을 공부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후 순수미술 전공으로 대학에 진학한 임 작가는 대학에서 금속공예라는 새로운 분야를 접하게 되었고, 금속공예에 매료되어 전공을 전환하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이후 10년간 금속공예 작업에 꾸준히 몰두하며 자신의 창작 세계를 발전시켜 왔다.

임 작가의 작품이 특별함으로 평가받는 이유는 경주의 자연과 문화유산을 금속공예로 재해석하며, 이를 통해 경주를 방문한 사람들에게 그날의 특별한 추억을 기념할 수 있는 독창적인 작품을 선사하기 때문이다. 임 작가의 손끝에서 완성된 작품은 단순한 장신구를 넘어 경주에서의 추억과 감정을 담은 특별한 기념품으로 남는다.

“심지어 유명 관광지에서도 ‘made in China’가 당당하게 붙어 있는 제품을 기념품으로 판매하고 있어요. 저는 이런 시장에 문화예술가들이 진입해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소비자들이 지역 관광지에서 기대하는 모습도 바로 그런 차별화된 가치라고 생각해요.”

◇예술과 창업, 두 가지 도전을 넘다

임 작가에게 창업은 단순한 경제적 독립을 넘어 예술과 사회를 연결하는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창업을 통해 자신의 창작 세계를 확장하고, 예술적 감각을 세상에 전달하는 수단이 되었다고 말한다.

“저에게 창업은 많은 사람들과 소통하고, 지역의 문화적 가치를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어요. 하지만 예술가들이 생각하는 창업과 실제 현실에는 큰 차이가 있다는 점이 안타깝더라고요. 예술 교육도 물론 중요하지만, 학업 이후에 경제적으로 자립할 수 있도록 직업 교육과 창업 관련 프로그램이 함께 제공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저처럼 창업을 먼저 경험한 사람들과의 네트워킹 기회도 20대 초반부터 꾸준히 제공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대학 졸업 후, 예술가들의 창업을 지원하는 중간지원조직에서 일하게 된 임 작가는 이 시기를 통해 창업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배우게 되었다고 말했다. 특히, 단순히 공방을 운영하는 것만으로는 작가로서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어렵다는 점을 깨달았다고 덧붙였다.

“저는 운이 좋았던 것 같아요. 공방을 열기로 결심한 순간부터 클래스 운영을 통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구체적인 비즈니스모델을 고민했거든요. 짧은 시간이었지만 창업매니저 경험이 저를 크게 성장시켰다고 생각해요. 그 경험 덕분에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고, 창작 활동을 넘어서 비즈니스 측면에서도 시야를 넓힐 수 있었죠. 만약 매니저 경험이 없었다면, 저 역시 이렇게 확장된 생각을 하지 못했을 것 같아요.”

임 작가는 동료 예술가들이 창업에 도전하는 모습을 보며 깊은 감동과 희망을 느낀다고 말했다.

“최근 지역사회에서 창업을 진지하게 고민하는 후배 예술가들이 늘어나는 모습을 볼 때마다 가슴이 설레요. 미약하지만 제 창업 경험이 널리 퍼져서 더 많은 동료 예술가들이 함께 성장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동료가 많아져야 서로에게 좋은 자극이 되고, 새로운 아이디어와 협력의 기회가 생기면서 더 큰 시너지를 낼 수 있거든요.”

◇ 창작을 통해 지역의 가치와 새로운 경험을 나누다

임다은 작가는 금속공예를 통해 단순히 장신구를 만드는 것을 넘어, 경주의 자연과 문화를 담아내며 사람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선사하고 있다. 그녀의 공방을 찾는 한 달 평균 150 커플은 경주의 풍경과 자신의 이야기를 금속에 새기며, 세상에 하나뿐인 기념품을 만들어 간다. 이러한 과정에서 임 작가는 예술 활동을 통해 지역의 가치를 탐구하고, 이를 사람들과 나누며, 경주의 문화와 자연을 새롭게 해석하는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창작을 통해 지역의 정체성과 가치를 전달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임다은 작가는 금속공예를 바탕으로 창업과 예술을 성공적으로 결합한 혁신가이다. 임 작가의 노력이 경주 지역에 깊이 새겨져 앞으로도 많은 사람들에게 새로운 영감과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미나 (청년활동연구가/ 교육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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