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이 세계를 상대로 관세전쟁을 벌이고 있다. 명분도 실리도 없는 전쟁이다. 다른 나라에게도 고통스럽지만 미국 국민들에게도 고통스러운 일이다. 다른 나라 국민들도 화가 나 미국상품에 대한 불매운동과 반미시위가 세계적으로 확산하고 있다. 또한 미국 국민들도 화가 나서 반트럼프 시위가 확산되고 있다. 4월 5일에는 전국에서 “Hands Off”라고 불리는 반트럼프 시위가 벌어졌다. 워싱턴DC에서만 10만명 정도가 모였다. 4월 19일에도 미국 50개주 1200곳에서 반트럼프 시위가 벌어졌다. 이들은 트럼프가 노골적으로 반민주적이며 불법을 자행하고 있어 “손 떼”라며 전국적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트럼프는 다른 나라에 공포감을 심어주어 미국과의 협상에 빠르게 참여하여 미국의 요구를 받아들이도록 만들고자 한다. 많은 나라들이 트럼프의 이러한 요구에 반발하고 있다. 가장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는 나라가 중국, 캐나다, 유럽이다. 캐나다와 유럽은 트럼프가 동맹국에 자의적으로 말도 안되는 관세를 부과한다면서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동맹국들이 미국에 대한 신뢰를 잃고 있다. 미국민들이나 동맹국들의 반발이 심해지자 징벌적 관세부과를 90일간 유예하고 중국에 145% 관세를 부과하여 중국을 때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 먼저 다른 나라들을 각개 격파하여 협정을 맺고 이들의 힘을 빌어 중국을 고립시키겠다는 뜻이다. 하지만 이게 순조롭게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이미 일본 수상도 관세 내용을 세밀하게 점검하면서 협상하겠다는 발언을 했다. 먼저 협상을 끝내면 손해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중국은 미국에 125% 관세를 부과하며 정면충돌로 나가고 있다. 고립을 돌파하기 위해 아시아나 유럽이나 중남미 등에 함께 미국에 대응하자며 유화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다. 한국, 일본, 유럽, 동남아에 이미 같이 대응하자고 제안했다. 중국의 시진핑 주석은 지난 11일 산체스 스페인 총리와의 베이징 정상회담에서 “중국과 유럽연합(EU)이 미국의 ‘괴롭힘’에 함께 맞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14일에는 베트남을 방문하여 다양한 양자 협력문서에 서명하면서, 미국이 일방적으로 세계를 괴롭히고 있다며, 함께 미국의 부당한 관세에 반대하고 안전한 세계무역체제를 위해 노력하자고 주장했다. 유럽 여러나라와도 협력을 도도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은 이제 강대강 충돌게임에 들어갔다. 미국의 베선트 재무장관은 중국이 미국이 중국에 수출하는 양보다 5배나 더 많이 미국에 수출하고 있기 때문에 관세전쟁을 하면 중국이 훨씬 손해이고 그래서 미국이 이길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다. 중국은 일당독재국가이기 때문에 선거를 걱정하지 않아도 되지만 미국은 올해 년말부터 중간선거운동이 시작된다. 선거에서 지지 않으려면 여론을 따라가야 한다. 그러다 보니 트럼프가 관세를 부과했다가 유예하고 바꾸는 행동을 반복하고 있다. 미국이 너무 많은 상품을 중국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소비자 물가가 올라, 또한 미국주가가 하락하고 경제침체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미국인들의 트럼프에 대한 불만도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트럼프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강력하게 대항하고 있다. 지금 항복해도 트럼프가 앞으로 더 많은 것을 요구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오히려 올해 연말까지 버티면 내년 중간선거 때문에 결국 트럼프가 양보할 것으로 생각한다. 중국 내에서도 그동안 반미정서가 크게 높아져 시진핑이 미국에 양보하면 정치적으로 매우 힘들어질 것으로 보인다. 또한 중국 경제가 안 좋은 상태에 있어 국민들의 불만이 상당히 높아져 있어 경제침체를 미국 탓으로 돌리려는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중국은 미국의 보복관세를 감내하고 대신 다른 시장의 확대와 우호국가의 확보에 나서고 있다. 중국은 버티는 것이 더 유리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트럼프가 전방위적으로 싸우며 동맹국들까지 너무 몰아붙이고 있어 미국 편을 들어줄 나라들이 사라지고 있다. 그런 상태로 시간이 흐르면 미국의 동맹국들이 중국의 친구로 변할 수도 있다. 미국이 패권을 지키려면 좀 더 조심스럽게 행동해야 한다.
이정덕 대구경북과학기술원 초빙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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