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규제 맛보기 불과" 이재명 대통령, 참모진 회의서 '증시 밸류업' 강조

2025-07-03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제2차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07.03. [email protected] /사진=고범준

이재명 대통령이 3일 오후 대통령실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빠른 속도로 한국증시 밸류업을 이끌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오전 기자회견에서 이 대통령이 "투기적 수요가 부동산 시장을 매우 교란하는데 전체 흐름을 바꿀까 한다"며 "(시행한 부동산) 대출 규제는 맛보기 정도에 불과하다. 수요 억제책은 엄청나게 많이 남아있다"고 한 만큼 부동산 시장에서 주식시장으로 '머니 무브'(투자자금의 이동)를 본격 독려한 것으로 풀이됐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룸에서 "이재명 대통령 주재 수석보좌관 회의 결과에 대해 브리핑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강 대변인은 "회의에서 지난 6월11일 한국거래소에 있었던 현장간담회 후속 조치가 제안됐다"며 "주가조작 근절을 위한 합동 대응단 설치와 계좌 중심에서 개인 중심으로 감시 체계를 전환하는 방안, 의심계좌를 동결하고 과징금을 적극 부과하는 등의 방안이 논의됐다"고 말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자본시장 불공정거래에 대해 대응 속도를 높이고 시장 교란 세력에 대한 엄한 처벌이 사회적으로 공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며 "불법 공매도시 과징금을 최고 수준으로 부과해야 한다며 법 개정을 포함해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 주식시장을 건전화하고 빠른 속도로 한국 증시 밸류업을 이끌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이날 이 대통령은 오전에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취임 30주년 기자회견에서 "대한민국의 미래가 부동산 정책에 크게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본다"며 "투기적 수요가 사실 부동산 시장을 매우 교란하는데 전체 흐름을 바꿀까 한다"고 밝혔다. 이어 "제 마음대로 되지 않겠지만 이제는 (시중 자금을) 부동산보다 금융시장으로 옮기는 게 훨씬 낫지 않을까 생각한다. 또 그렇게 만들려고 한다"고 했다.

또 "(시행한 부동산) 대출 규제는 맛보기 정도에 불과하다"며 "수요 억제책은 아직도 엄청나게 많이 남아있다"고 했다. 정부는 수도권과 규제 지역에서 1인당 최대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6억원으로 묶는 내용의 규제를 지난달 28일부터 시행했다.

이 대통령은 또 회견에서 "기존에 계획된 신도시가 많이 남아 있는데 실제 공급이 안 되고 있다. 상당한 규모"라며 "속도를 조금 빨리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어 "공급도 다양한 방법이 있다"며 "신규 택지만이 아니고 기존 택지를 재활용하는 등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고 말했다.

이날 이같은 이 대통령 회견 발언은 집값의 과도한 상승을 억제하겠다는 강한 의지로 해석됐다. 또 부동산 투기에 몰리는 수요를 주식 시장 등 금융 시장으로 돌리겠다는 계획이다.

강 대변인은 "세금을 통해 (부동산) 통제를 하지 않겠다는 기조는 유지되고 있다"고도 했다.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제2차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07.03. [email protected] /사진=고범준

이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의정갈등 문제 해결에 대한 적극적인 의지도 나타냈다. 이 대통령이 전 정부에서 시작된 의정갈등 문제를 직접 거론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대통령은 "가장 어려운 의제로 생각됐던 의료대란 문제에 대해서도 가능하면 해답이 있을지 찾아보겠다"며 "최근에는 대화 분위기가 꽤 조성되고 있다고 하는데 다행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정 집단과 특정인들의 이익이나 이해관계가 아니라 대한민국 국민들의 건강권, 대한민국 의료체계가 어떤 것이 바람직한지라는 관점에서 접근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며 "당연히 관련 의사단체들, 의료단체들과 대화도 치밀하고 섬세하고 충분하게 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했다.

앞서 기자회견에서도 이 대통령은 "일부 (의대생·전공의들의) 복귀도 이뤄진다고 한다. 이번 2학기에 가능하면 복귀할 수 있는 상황을 정부 차원에서 많이 만들어 내야 되겠다"며 "(정은경) 복지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서 의료 단체에서 환영 성명을 냈더라. 그것도 하나의 희망적인 사인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했다. 대한의사협회는 지난달 29일 입장문을 통해 "(정 후보자는) 국가적 위기 극복에 헌신해 온 인물이 중책을 맡은 것"이라며 "진심으로 환영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수석보좌관 회의에서는 주력 업종별 경쟁력 진단 및 향후 대응데 대한 경제성장수석실의 보고가 있었다. 또 주력기간산업이라 할 수 있는 반도체, 자동차, 조선, 방산, 석유화학, 철강, 이차전지 등의 현황을 진단하고 경쟁력 제고 방안이 검토됐다.

이 대통령은 부처별 칸막이로 행정이 정체되거나 행정 집행이 목적대로 되지 않는 일이 없도록 강력한 주문도 냈다.

아울러 국가안보실과 AI(인공지능)미래기획 수석실에서 SK텔레콤 해킹 사고에 대한 대응 현황도 보고됐다. 이 대통령은 위약금과 관련해 계약 해지 과정에서 회사의 귀책사유로 피해자들이 손해보는 일이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재정기획보좌관실은 지방분권 추진에도 불구하고 중앙정부 중심의 하향식 예산 배분이 지방 특성과 수요를 반영하는데 미흡하다는 점을 보고했으며 지방재정 운용의 경직성을 해결하고 지방정부의 정책기획 역량을 높이는 방안이 함께 논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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