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육군 진급 심사 참관기…“4심제로 투명한 검증체계” [이현호의 밀리터리!톡]

2025-09-05

“작전장교로서 바쁜 생활에도 경쟁자들과 달리 체력이 특급입니다. 자기 관리가 뛰어납니다.”(A위원)

“평정 점수가 B등급이지만 평정 대상이 선배 기수와 맞붙었기 때문인 것을 고려해야 합니다.”(B위원)

“동기들이 정책부서에서 근무할 때 야전부대에서 묵묵히 임무를 수행해 높이 평가돼야 됩니다.”(C위원)

충남 계룡대 육군본부 인사선발센터에서 진행된 2025년 육군 ‘소령→중령 진급선발위원회’ 1차 평가를 담당하는 ‘(갑)추천위원회’ 위원들 간 오고 간 대화다.

이는 위원들 각자가 개인자력에 대한 계량적분석과 질적분석을 통해 평가점수 이유를 밝히고 다른 위원의 평가 의견도 청취하면서 다양한 시각으로 심사대상자를 입체적으로 분석하는 모습이다.

이처럼 심사 대상자를 한 명도 빠짐없이 객관적으로 공정하게 검증하고자 매번 치열하게 논의한 탓에 심사 기간 내내 자정을 넘겼다고 한다. 이를 통해 관대평정과 인색평정, 편파평정과 착오평정 등을 걸러낸다.

육군이 베일에 가려진 ‘육군 디지털 진급심사’ 과정을 참관 신청한 서울경제신문에 허가해 단독 취재했다.

육군의 ‘2025년 장교진급심사’는 ‘미래 국방 혁신을 주도하고 국가방위 중심군으로서 육군’을 건설할 3C를 갖춘 인재 선발에 중점을 두고 충성심과 도덕심, 업무능력, 지휘통솔력, 잠재적역량 등의 기준을 두루 충족시하는 인재를 뽑는다. 3C는 ‘Character(올바름), Competence(유능함), Commitment(헌신)’를 의미한다.

육군은 2002년부터 디지털 진급심사를 도입해 모든 장교들의 임관 후 개인자력(다년간 평정·교육성적·상훈·잠재역량 등)을 데이터베이스(DB)화하고 있다.

그러나 심사 공정성 강화를 위해 위원들에게 심사 대상자의 출신과 사진·성명 등을 모두 블라인드 처리해 제공한다. 근무연과 학연·지연 등이 개입되지 않도록 제도화한 것이다.

최근에는 ‘360도 평가’ 시스템을 적용해 하급자와 동료들에 의한 상향 및 수평적 입체 평가도 추가했다. 심사 과정에서 부정적 내용이 확인되면 사실 확인을 통해 평가 점수가 높더라도 품성·자질에 문제가 있는 심사 대상자를 배제하기 위한 안전장치다.

육군본부 진급자료관리과 관계자는 “최근 질적 분석 강화로 계량화된 평가 요소에 대한 종합 평가가 이뤄져 성실 복무자를 구제해 객관성을 높였다”고 말했다.

육군의 진급심사제도는 계급마다 갑·을·병 3개 추천위원회와 선발위원회를 거치는 4심제다. 외부와의 연락이 완전차단된 별도의 장소에서 추천위원회별 만장일치제로 대상자를 선발한 후 선발위원회에서 추천위원회 간 이견이 있는 심사 대상자를 재심해 최종 확정한다. 각 위원회는 위원장 1명과 위원 4명으로, 상위 계급자 총 5명으로 편성된다.

올해 육군 소령→중령 진급 대상자는 3600여 명으로 진급 공석은 540여 명이 나와 6.7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김진익 육군본부 인사참모부장(소장)은 “‘진급은 미래에 대한 투자’라는 원칙하에 과학적이고 투명한 진급심사를 통해 미래 육군을 책임질 우수 인재를 선발하고 있다”고 했다.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