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아영 기자 = 12일 오전 9시 30분, 서울 강남구 '삼성 강남' 매장 앞은 이른 아침부터 갤럭시 Z 트라이폴드 구매를 위해 현장을 찾은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300만원 중반이라는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전국 20개 매장에서 한정 판매되는 이 스페셜 에디션을 차지하기 위한 '오픈런' 행렬에 매장 주변을 지나는 시민들도 무슨 일 때문인지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매장 안으로 들어가자, 3층과 4층 대기 공간 역시 비어 있는 좌석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였다. 직원들은 예상치 못한 인파에 당황한 기색이었다. 오전 9시40분 기준 4층 대기실에 남은 자리는 2석뿐이었다.

오전 10시 정각, 첫 개통자가 등장하자 매장 안은 박수와 환호로 가득찼다. 주인공은 전날 오전 11시부터 기다렸다는 1982년생 조완우 씨였다. 조씨는 "현재 갤럭시 Z 폴드6와 아이폰 15 프로맥스를 이용하고 있는데 특별한 얼리어답터는 아니지만, 트라이폴드는 아이폰보다 더 우위에 있다는 판단이 들어서 구매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제품이 기계 같지 않고 디테일이 뛰어나다"며 "마치 하나의 예술작품 같은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트라이폴드가 확실한 다음 세대 폼팩터로 자리잡을 거라고 믿고, 덱스를 일상 생활에서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다"고 강조했다.

조 씨는 제품을 36개월 할부로 결제했다. 그는 "가격이 부담되는 건 사실이지만 이전 모델들도 200만원대였고, 투자할 가치는 있다고 판단했다"며 "평소 이동할 일이 많아 테블릿·노트북을 들고 다니기 번거로웠는데 대체재가 될 것 같다"고 기대했다.
그는 수리비 부담도 각오했다고 부연했다. 조씨는 "케어 프로그램이 없어 아쉽지만, 아이 대신 아이처럼 소중히 쓸 생각이라 쉽게 망가뜨리진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최소 2년, 가능하면 더 오래 사용하고, 다음 세대가 나오면 또 고민해볼 거라는 것이 그의 계획이다.
임성택 삼성전자 한국총괄 부사장은 현장에서 조 씨와 악수를 나누며 "감사하다"는 말을 여러 차례 전했다.

대기열은 20·30대만의 풍경이 아니었다. 강남에서 경기도까지 대중교통으로 한 시간 넘게 걸려 왔다는 60대 남성은 오전 9시 도착 후 191번의 대기번호를 받았다. 그가 쓰고 있는 기존 폰은 갤럭시 S23 울트라다.
그는 "솔직히 가격이 부담되긴 했다"면서도 "태블릿이나 노트북을 따로 들고 다니는 것보다 이거 한 대로 정리할 수 있다는 점이 크게 와닿았다. '마지막 핸드폰이다' 생각하고 큰맘 먹고 사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소비자뿐만 아니라 외국인, 특히 중국인 고객도 적지 않았다. 오전 10시 30분까지 구매 고객의 3분의 2가 중국인일 정도였다. 일부 직원은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겪는 모습을 보였다. 중국 화웨이 폴더블폰을 사용하던 한 고객이 삼성 트라이폴드로 갈아타는 장면은 특히 눈길을 끌었다. 그는 "기능이나 디자인 면에서 삼성 제품이 더 매력적이라고 느꼈다"며 "이번 기회에 바꾸기로 했다"고 말했다.
줄을 선 이들 중에는 직접 쓰기 위한 구매자만 있는 건 아니었다. 70대 한 남성은 무슨 기종을 쓰는지도 잘 모른다고 했지만, 트라이폴드를 사러 나온 이유를 묻자 "수고비를 받고 대신 사주러 나왔다"고 짧게 답했다. 초기 생산량이 적고 매장 한정 판매인만큼, 리셀(되팔기)을 노린 수요도 적지 않다는 관측이다. 실제로 오전 10시 30분쯤부터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에서는 갤럭시 트라이폴드 판매 글이 400만원 선에 다수 올라오기 시작했다.

갤럭시 Z 트라이폴드는 2019년 첫 갤럭시 Z 폴드를 선보인 이후 6년 만에 선보이는 새로운 폴더블 라인업이다. 두 번 접히는 구조로, 완전히 펼쳤을 때는 10인치대 대화면, 접으면 6.5인치대 일반 스마트폰 크기가 된다. 16GB 메모리, 512GB 저장공간을 탑재한 크래프티드 블랙 단일 모델로 가격은 359만400원이다.
삼성은 이 제품을 '스페셜 에디션'으로 명확히 포지셔닝했다. 초기 생산량은 5만대 미만으로 국내에서는 전국 20개 매장에서만 판매한다는 전략도 이를 반영한다. 국내 출시를 시작으로 중국·대만·싱가포르·미국·중동 등으로 순차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삼성 강남 직원은 "고가 제품이라 아침부터 대기 인원이 이렇게 많을 줄 몰랐다"며 "소비자들이 이번 신제품에 대한 기대감이 상당하기 때문에 이런 진풍경이 만들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삼성닷컴에서 갤럭시 Z 트라이폴드 제품은 모두 판매됐다. 현장 물량 역시 삼성 강남 기준 오전 11시 30분쯤 전량 소진됐다.
aykim@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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