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엄 기능성 스포츠웨어 브랜드 룰루레몬이 강남에 국내 첫 플래그십 스토어를 열며 전환점을 맞이했다. 신소재로 요가복 시장을 개척한 브랜드 DNA부터 커뮤니티 중심의 철학, 새로운 디자인 콘셉트까지 담은 공간이다.

‘요가복의 샤넬’로 불리며 전 세계 700여 개 매장을 보유한 룰루레몬이 지난달 20일 서울 역삼동에 국내 첫 플래그십 스토어를 열었다. 강남역과 신논현역 사이 강남대로에 들어선 이번 매장은 지금까지 국내 23개 매장 중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 이전에도 청담·이태원·명동에 스트리트 스토어가 존재하기는 했지만 더 방대한 라인업이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처음으로 새로운 인테리어 콘셉트도 적용했다.

신소재로 요가 시장을 개척하다
룰루레몬은 1998년 캐나다 밴쿠버에서 탄생했다. 창립자 칩 윌슨은 이미 1979년부터 스노보딩과 서핑·스케이팅 의류를 제작하는 웨스트비치 스노보드를 운영하며 스포츠 의류 분야에서 탄탄한 기술력을 쌓아왔다. 사업을 정리한 뒤 우연히 요가 수업에 참여한 그는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했다. 바로 요가복이다.
당시 레깅스는 대부분 면으로 만들어져 땀에 쉽게 젖고 통기성도 떨어졌다. 윌슨은 듀폰사의 고탄성 우레탄 섬유 라이크라와 나일론의 최적 혼합 비율을 찾아 신소재 ‘루온(Luon™)’을 개발했다. 땀 흡수와 배출이 빠르고 신축성도 좋아 운동복에 최적화된 소재다. 디자인도 ‘플랫 심(flat seam)’을 적용해 차별화를 시도했다. 심은 옷감을 연결하는 솔기를 뜻한다. 운동할 때 솔기가 땀에 젖으면 피부가 쓸려 불편하다. 윌슨은 철인 3종 경기복을 디자인했던 경험을 토대로 솔기가 쓸리지 않는 평면 솔기 방식으로 레깅스를 만들었다.
룰루레몬은 2010년대 요가 열풍과 맞물려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운동복과 일상복의 경계를 흐리는 ‘에슬레저(Athleisure)’ 트렌드를 이끈 브랜드로도 꼽힌다. 최근 룰루레몬은 요가복을 넘어 러닝·테니스·트레이닝·골프 등 다양한 영역으로 제품을 확대하고 있다.

움직임, 연결, 감각적 몰입
이번 플래그십 스토어의 인테리어는 ‘움직임, 연결, 감각적 몰입(Movement, Connection, Sensory Engagement)’을 핵심 키워드로 설계됐다. 룰루레몬은 지역 커뮤니티를 기반으로 성장한 브랜드다. 커뮤니티 활동을 통해 모두가 함께 성장하기를 꿈꾸는 ‘스웻라이프(Sweatlife)’ 철학을 공간 전반에 구현했다. 여기에 캐나다 밴쿠버에서 시작된 브랜드 뿌리 역시 은은하게 녹여냈다.
공간은 지하 1층부터 지상 2층까지 총 3개 층, 약 920m²(약 278평) 규모로 구성됐다. 외관은 재활용 소재로 제작한 순백의 3D 프린팅 구조물로 완성했다. 룰루레몬 제품 디자인의 핵심인 ‘선(line)’에서 영감을 받아 현대적이고 직선적이다. 내부로 들어가면 높은 층고 아래 따뜻한 분위기가 펼쳐진다. 화이트 톤과 우드 톤을 조화롭게 배치했고, 바닥에는 대리석을 연상시키는 테라조를 깔았다. 계단을 포함, 곳곳에 분홍색 타일과 붉은색으로 포인트를 줬다. 계단 부근의 조명은 매장과 다른 색으로 빛나는데 태평양 북서부 하늘빛을 표현한 것이다.
룰루레몬은 전 세계 매장 디자인을 이와 같은 방향으로 재정비하고 있다. 앞서 문을 연 미국 뉴욕 소호 매장도 동일한 콘셉트를 적용했다. 룰루레몬 관계자는 “앞으로 문을 열 매장들에도 같은 콘셉트가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종합 에슬레저 브랜드 도약 위한 제품들
최근 룰루레몬은 종합 에슬레저 브랜드로 도약하기 위해 제품 라인업을 적극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강남 플래그십 스토어 역시 요가를 넘어 다양한 카테고리의 아이템을 폭넓게 선보인다. 국내 최대 규모답게 구성도 가장 다채롭다. 1층에는 베스트셀러인 여성 요가복과 액세서리 등이 놓였고, 2층은 여성복 위주로 구성됐다. 러닝복과 트레이닝 웨어는 물론 푸퍼 재킷, 베스트 등 일상복까지 폭넓은 제품군이 자리한다.
주목할 지점은 지하 1층이다. 브랜드 최초로 남성 전용층을 별도로 꾸려 골프·러닝·트레이닝 등 다양한 남성 운동복과 일상복을 한데 모았다. 이는 남성 소비자를 강화하려는 브랜드 전략의 일환이기도 하다. 룰루레몬은 2022년 컨퍼런스 콜에서 ‘파워 오브 쓰리 x2(Power of Three x2)’ 성장 전략을 발표하며 2026년까지 남성복 매출을 2021년 대비 두 배로 늘리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이후 룰루레몬은 꾸준히 남성 라인업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룰루레몬 제품 매력 강조하는 캠페인
룰루레몬은 요가와 운동 분야 전문가를 홍보대사로 선정해 실제 제품을 경험하고 매력을 전하는 전략을 이어오고 있다. 강남 플래그십 스토어 오픈과 동시에 공개한 ‘움직임이 깊어지는 순간(The Moment Movement Deepens)’ 캠페인도 그 일환이다. 크로스핏터 아모띠, 댄서 립제이, 굿러너 컴퍼니 이윤주 대표, 러닝 코치 정의준, 트레이너 신경해, 요가 강사 김남희 등 6명의 앰배서더가 참여해 ‘얼라인’을 비롯한 대표 컬렉션을 각자의 방식으로 소개하는 내용을 담았다.
룰루레몬을 구축하는 또 다른 커다란 축은 바로 커뮤니티다. 룰루레몬은 국내외에서 다양한 무료 클래스를 진행하며 성장해왔다. 영업을 마친 매장을 스튜디오로 활용하는 등 때로는 매장을 그대로 체험 공간으로 전환해 커뮤니티 활동을 펼치기도 한다. 강남 플래그십 스토어 역시 오픈을 기념해 요가·러닝·트레이닝 등 다양한 활동을 체험할 수 있는 커뮤니티 클래스를 운영했다. 앞으로도 룰루레몬은 플래그십 스토어를 ‘커뮤니티 허브’로 두고, 고객과 브랜드가 함께 성장하는 공간으로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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