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국가경기장의 야간 조명, 미국 작은 마을의 방 안을 밝히는 탁상용 스탠드...놀랍게도 이 모든 조명들은 대부분 광둥(廣東)성 중산(中山)시 구전(古鎮)진에서 만들어지고 있다.
50㎢도 채 되지 않는 이 작은 도시에는 3만여 개의 조명 사업체가 모여 있다. 중국 시장 조명 판매량의 70%를 차지하고 있으며 130개 이상의 국가 및 지역으로 수출되고 있다. 동종 업계 국제 시장 점유율은 50%에 달한다.
구전진의 조명 산업은 1980년대에 시작됐다. 홍콩과 인접한 편리한 조건에 힘입어 지역 주민들은 홍콩에서 가져온 샘플을 모방하여 최초로 조명을 자체 제작해 냈다. 이때부터 구전의 조명은 부품 조립, 작업장 가공에서 시작해 점차 대량 생산으로 발전했다.
1990년대 들어 생산 규모가 확대되면서 구전의 조명은 중산과 주장(珠江)삼각주를 넘어 중국 전역과 세계로 팔려 나갔다.
현지 정부가 '조명 거리'를 조성하고 조명박람회를 지속적으로 개최하는 등 개발에 속도를 내면서 구전 조명은 지역을 대표하는 '명함'으로 성장했다.
셰웨이(謝偉) 쑹웨이(松偉)전기조명회사 회장은 "23년 전 산시(陝西)성에서 구전진으로 와 1000명에 이르는 조명공장 직원을 보고 이 업계에 뛰어들기로 결심했다"고 회상했다. 비즈니스 기회와 가능성을 간파한 그는 300㎡의 임대 공장에서 시작해 오늘날 1000여 개 매장을 보유한 전국적 브랜드를 만들어 냈다.
셰 회장은 "지역 산업을 기반으로 형성된 플랫폼은 클러스터 효과를 만들어 내며 구전진을 글로벌 최대의 조명 시장으로 발전시켰다"고 설명했다. 그는 개방적·포용적인 비즈니스 환경도 창업에 유리하게 작용했다고 덧붙였다.
수십 년에 걸쳐 수많은 창업자들이 이곳에 회사를 설립하면서 연구개발(R&D)·디자인, 원자재 조달, 가공·제조에서 창고·물류, 도소매에 이르는 완전한 조명 산업사슬이 형성됐다.
시리아 출신의 한 조명 사업가는 2012년 구전진에 무역회사를 설립하고 공장을 열었다. 그는 매일 온라인에 제품 영상을 게시하고 오프라인에서 다양한 전문 전시회에 참가하는 등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그는 "예전에는 시리아와 몇몇 주변 국가의 고객이 주를 이뤘지만 이제는 제품을 전 세계에 판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제 구전의 조명은 스마트화·디지털화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첨단화·맞춤화 조명 제품이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으면서 기술력을 갖춘 기업들이 이를 뒤쫓고 있는 것이다.
둥원쥔(董文君) 중커룽샹(中科龍祥)테크회사 사장은 "우리의 고출력 조명기구는 일반 조명에 비해 에너지를 50% 이상 절약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산학연 협력을 통해 스마트·녹색 기술을 조명 제품에 접목해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환경오염도 줄였다고 부연했다.
올해 9월 기준 구전진에는 126개 첨단 기업, 18개 전정특신(專精特新, 전문화·정밀화·특색화·참신화) 기업, 148개 디지털화·스마트화 전환 추진 기업이 자리하고 있다. 하이테크 기업에 속한 R&D 인력은 약 1500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전진은 중국 국제조명기구 디자인 대회, 구전 조명 디자인 특별 대회 등을 통해 인재를 발굴하고 공업 디자인의 전환을 도모하고 있다.
구전진 공업정보과학기술상무국 관계자는 앞으론 산업사슬을 강화하고 전략적 신흥 산업을 유치하며 선도기업을 바탕으로 산업사슬 업·다운스트림의 전환 및 업그레이드를 이끌어 글로벌 경쟁력을 높여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출처 신화통신
정리 차이나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