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지 잡아라! 키워드로 보는 中 최신 소비 트렌드

2024-11-25

올해 솽스이(雙11, 중국판 블랙프라이데이), 미호요(miHoYo) 티몰(天貓, 톈마오) 플래그십 스토어가아트토이 브랜드 최초로 1억 위안(약 190억 원) 매출을 달성한 데 이어, 팝마트, 젤리캣(Jellycat) 등도 잇따라 1억 위안 판매고를 돌파했다. 타오바오(淘寶)는 중국 로컬 인기 아트토이가 총출동하는 이색적인 행사를 열었고, 관련 동영상은 1000만 뷰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2024년 솽스이가 막을 내린 지금, 중국 시장의 최신 소비 트렌드를 크게 세 가지 키워드로 정리해 본다.

1. ‘젠지 파워’ 소비 의사⋅능력⋅충성도 모두 갖춰

앞서 언급했듯, 이번 솽스이 기간 젊은 세대에게 사랑받는 아트토이 브랜드가 높은 판매고를 달성하고, 관련 행사가 소비자를 끌어모으는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됐다. 소위 젠지(GenZ, Z세대)가 소비 주력군으로 급부상하면서 이들의 취향을 파악하는 것이 중국 소비 시장의 급선무로 떠올랐다. 최근 경기 침체로 중국 소비 시장에 신중한 정서가 지배적인 가운데, 젠지 세대가 새로운 성장점으로 주목받고 있는 셈이다.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Bloomberg Businessweek)〉 보고서는 앞서 “2019년에서 2030년 사이, 중국의 95년 이후 출생자(95後)와 2000년 이후 출생자(00後)가 전 세계 최대 소비집단이 되어 브랜드 성장의 새로운 기회를 열 것”이라고 예고했다. 멕킨지의 〈2024 중국 소비 트렌드 연구(2024中國消費趨勢調研)〉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연령대별 소비 집단의 정서는 양극화되고 있다. 그중 도시에 거주하는 Z세대 소비자의 경우, 소비 환경에 대해 낙관적인 태도를 가진 사람의 비중이 83~89%에 달했다. 중국의 젠지들은 여타 세대와 달리, 가지고 싶은 것이 있으면 당장 사려는 적극성을 보인다는 것이다.

판매자 입장에서 중국의 젠지는 소비 의사가 높은 것은 물론이고 소비 능력과 브랜드 충성도까지 갖춘 ‘완벽한’ 집단이다. 멕킨지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의 젠지는 자신이 선택한 브랜드에 높은 충성도를 보인다. 47%의 응답자가 자신의 선호 브랜드에 충실한 태도를 보였고, 43%는 익숙한 브랜드와 새로운 브랜드 중에 익숙한 브랜드를 선택한다고 답했다. 중국 젠지의 브랜드 충성도는 중국 내 다른 연령대뿐만 아니라 다른 국가의 젠지 세대보다도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2. ‘소비자 홀리는 AI’ 비용↓ 효율↑

올해 솽스이에서는 인공지능(AI)이 기술이 곳곳에 활용됐다. 중국의 유명 경제학자 주커리(硃剋力)는 소비 체험 업그레이드 측면에서 딥러닝 알고리즘으로 소비자의 관심 상품을 보다 정확하게 추천함으로써 플랫폼의 판매 전환율과 만족도를 높였다고 분석했다. 서비스 최적화 측면에서도 자연어 처리 기술을 활용해 소비자의 질문에 스마트하고 효과적인 답변을 제공함으로써 고객 응대 스트레스를 낮추는 한편 서비스 효율은 제고시킬 수 있었다.

또 공급망 효율 향상 측면에서 스마트 창고 관리 시스템을 통해 재고 구조를 최적화하여 자금 회전율을 높였다. 라이브 커머스의 경우, 가상 인물과 콘텐트 생성 등에 관련 기술을 적용해 유입량을 늘렸다. 이처럼, 고객 서비스, 스마트 제품 추천 등에 인공지능을 활용해 비용을 절감하고 업무 효율을 높이고 있다.

3. ‘보상 판매’ 특수, 정부의 대대적 지원

이번 솽스이에는 중국 정부의 지원도 큰 역할을 했다. 최근 중국 정부는 내수 진작과 소비 활성화를 위해 ‘이구환신(以舊換新, 옛것을 새것으로 교체)’이라는 일종의 보상 판매 정책을 펼치고 있다. 중국 경제학자 판허린(槃和林)은 정부가 한때 각 플랫폼 업체들의 할인 혜택보다 더 높은 수준의 보조금을 제공해 이번 솽스이 소비 활성화의 큰 힘이 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가전제품은 보상판매 정책의 수혜를 가장 크게 입은 품목 중 하나다. 최근, 중국의 각 지방정부가 소비 촉진 정책을 잇달아 도입하고, 대상 품목과 분야를 확대하면서 해당 분야 소비가 빠르게 늘고 있다.

그밖에 궈차오(國潮, 애국 소비 열풍) 현상도 여전히 두드러졌다. 로컬 브랜드들이 이커머스 플랫폼을 통해 대대적인 마케팅과 판촉 활동을 펼치면서 문화적 자부심을 드러냈다. 주커리는 “궈차오는 중국 소비자의 자국 문화에 대한 신뢰에서 기반한다”고 설명했다. 중국 브랜드들이 디자인이나 품질 측면에서 예전보다 개선되고 다양한 수요를 맞추면서 현지 소비자의 선택을 받게 되었다는 분석이다.

홍성현 차이나랩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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