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수와 가장 가까운 자리, 3루수” 두산이 ‘3루수 강승호’를 원하는 또 하나의 이유

2025-01-16

두산의 새 시즌 구상은 ‘3루수 강승호’가 핵심이다. 강승호(31)가 일단 3루수에 안착해야 내야 나머지 포지션도 윤곽을 잡을 수 있다. 이승엽 감독은 15일 창단기념식 후 취재진과 만나 “강승호가 3루에 안착할 수 있는지 체크하는 게 스프링캠프에서 급선무”라고 했다.

두산은 허경민의 FA 이적 이후부터 강승호를 3루로 기용하는 방안을 생각해왔다. 이유는 크게 2가지다. 강승호의 타격 능력을 활용해 팀 타선의 위력을 극대화하며, 다른 내야 자원들의 활용도를 최대한 끌어올리기 위해서다.

허경민 이적과 김재호 은퇴 이후 1군 내야수를 놓고 경쟁하는 선수들이 워낙 많다. 박준영, 박계범, 이유찬, 오명진, 박지훈, 임종성, 여동건에 신인 박준순까지 있다. 쓸만한 자원은 많은데 타격보다는 수비 위주 선수가 대다수라는 게 고민이다. 3루에 두고 쓰기는 장타 능력이 아무래도 부족하다. 그러잖아도 KBO 대부분 구단은 언제든 ‘한 방’을 쳐낼 수 있는 장타자가 3루를 지키고 있다. 두산은 장타력 있는 강승호를 3루에 세우고, 유격수와 2루수는 경쟁을 통해 가려내는 게 최적이라는 판단을 오래전부터 세웠다.

이뿐 아니다. ‘3루수 강승호’를 선호하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3루수는 투수와 가장 가까운 자리에 서는 수비수다. 투수가 우완일 경우 계속해서 눈을 맞춰야 하는 자리 또한 3루수다. 고토 코지 수석코치는 “3루수는 치고 수비하는 것 외에도 끊임없이 투수를 독려할 수 있는 선수가 좋다. 그런 면에서도 부주장 강승호가 적격”이라고 말했다. 의지가 되는 베테랑이 투수 시야에 들어오는 자리에 서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3루수의 이런 역할을 강조하는 건 일본 야구의 특징이기도 하다.

두산 이적 후 5년 차, 강승호는 어느새 정신적 역할까지 기대받는 중고참이 됐다. 30대 중후반의 베테랑과 20대 초중반의 젊은 선수들 가운데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는 나이와 연차다.

강승호는 한참 어린 후배들과 함께 훈련하며 마무리캠프에서 땀을 흘렸다. 마무리캠프 이후에도 매일 같이 잠실 야구장으로 출근하며 개인 훈련을 이어갔다. 이 감독은 “잠실을 여러 번 찾았는데, 강승호는 한 번도 얼굴을 못봤다. 승호는 훈련하러 안 왔느냐고 물어보니 이미 나와서 훈련 시작했다고 하더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 감독은 “강승호가 매일 오전 9시면 출근해서 운동했다고 들었다. 정말 성실한 선수”라고 칭찬했다.

3루수 전향이라는 쉽지 않은 과제에다, 중고참이자 부주장으로 더그아웃 안에서 역할까지 맡았다. 올 시즌 강승호가 할 일이 많다. 구단의 기대 또한 그만큼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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