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육성 책임질 니무라 토오루 2군 총괄 첫 인사, 그는 왜 오타니와 야마모토를 언급했을까

2025-01-16

올 시즌 두산 코치진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이름 중 하나가 니무라 토오루 2군 총괄코치(64)다. 두산 2군의 수장 격으로 선수 육성을 책임진다. 1998년 주니치 2군 감독을 시작으로 30년 가까이 일본에서 경력을 쌓은 베테랑 지도자다.

니무라 총괄코치가 15일 구단 창단기념식에서 첫인사를 했다. 그는 “2군 선수들을 1군에 올려 잘 싸울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라며 “우승하고 감독님 헹가래 칠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후 취재진과 만나 “다시 한번 젊은 선수들과 함께 땀 흘리는 걸 기대하며 한국에 왔다”고 말했다.

니무라 총괄코치는 “선수들 각자가 확실히 자기 목표를 정하고, 목표를 이루면 그다음으로 넘어갈 수 있도록 돕는 것”을 코치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프로 선수라고 하지만 실력의 편차가 작지 않다. 니무라 코치의 표현을 빌리자면 메이저리그(MLB)로 갈 만한 선수와 국가대표로 뛸 수 있는 선수, 1군 주전을 뛸 수 있는 선수, 1군에도 가지 못하는 선수가 다 같은 유니폼을 입고 뛴다. 한국 야구는 선수별 실력 차가 일본에 비해서도 더 두드러진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렇게 천차만별인 선수 하나하나를 대상으로 맞춤형으로 목표를 잡아주고 도울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니무라 총괄코치는 이날 오타니 쇼헤이를 언급했다. 오타니는 현시점 세계 최고의 선수 중 하나다. 어린 시절부터 워낙 빼어난 재능으로 이름을 알렸고, 노력까지 더해 MLB에서도 첫손에 꼽는 슈퍼스타로 성장했다. 니무라 총괄코치는 “오타니 정도의 레벨이라면 사실 코치가 손을 댈 일도 많지 않다”고 웃었다. 그러나 모두가 오타니의 수준인 것은 아니다. 그렇지 않은 선수가 훨씬 더 많다.

그러면서 니무라 총괄코치가 언급한 또 다른 이름이 과거 주니치에서 활약한 왼손 투수 야마모토 마사다. 2015년 50세 나이로 은퇴하기까지 통산 219승을 거둔 대투수다. 최고령 선발승, 최고령 노히트 노런, 최고령 승리투수 등 여러 기록을 세웠다.

그러나 입단 당시만 해도 야마모토는 큰 기대를 받는 선수가 아니었다. 1983년 신인 드래프트 5순위로 주니치의 지명을 받았다. 입단 후 3년이 지난 1986년에야 1군에 데뷔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팔꿈치 피로골절로 다시 내려갔다. 당시만 해도 별다른 족적 없이 프로에서 사라지는 수많은 선수 중 하나로 보였지만, 야마모토는 1990년대 주니치의 에이스로 꾸준하게 활약했다. 스크류볼을 장착하고 제구를 가다듬는 등 구속이 느리다는 약점을 보완하려고 끊임없이 노력한 결과다.

니무라 총괄코치는 “한때 방출 위기까지 몰렸던 선수가 200승을 넘게 올린 걸 봐도 사람 일은 모르는 거다. 지도자로 그런 걸 보는 게 재미있다”고 웃었다.

니무라 총괄코치는 현역 시절 프로 1년 차까지 투수로 뛰다가 내야수로 전향했다. 지도자로서도 투수와 타자 모두 지도한 흔치 않은 경력의 소유자다. 1군 수석코치와 2군 감독 등을 두루두루 역임했다. 온화한 성격으로 알려졌지만, ‘맹장’으로 유명했던 호시노 센이치 전 주니치 감독이 “화내면 나보다 더 무섭다”고 할 정도로 격정적인 면모도 있다.

‘일본통’으로 꼽히는 김태룡 단장이 인맥을 총동원해 영입했다는 후문이다. 2군 감독이 아닌 총괄코치 역할을 맡긴 건 그만큼 육성에 전념해 달라는 뜻이다. 2군 경기라고 해도 감독이라는 직함을 달면 승패 부담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없을 테니, 아예 감독 이름부터 떼버렸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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