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천후 투수’ 이태양(35·한화)은 2024시즌을 준비하며 “몸 상태가 예년 같지 않다”는 느낌을 받았다. 불길한 예감은 틀리지 않았다.
지난해 이태양은 10경기(9.1이닝)에 등판해 2패 평균자책 11.57을 기록했다. 5월4일 광주 KIA전에 대체 선발로 등판했으나 0.2이닝 만에 강판당한 뒤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그 후 오른쪽 팔꿈치 골극 제거 수술을 받았고, 남은 시즌은 재활에만 매진했다.
이태양은 2022시즌이 끝난 뒤 한화와 4년 총액 25억원에 자유계약선수(FA) 계약을 했다. FA 첫해였던 2023년 50경기(100.1이닝) 3승3패 2홀드 평균자책 3.23의 성적을 거뒀다. 선발 투수로 12경기, 중간 투수로 38경기에 등판해 세 자릿수 이닝을 소화하며 살림꾼 역할을 도맡았다.
이태양은 SSG 시절이던 2021년부터 한화로 이적한 2023년까지 3시즌 연속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100이닝을 넘게 던졌다. 승리, 세이브, 홀드가 많지 않지만, 누적 이닝이 그의 가치를 증명한다.
비시즌 동안 태국 파타야에서 재활캠프를 소화하며 몸을 만들었던 이태양은 2025시즌 재도약을 다짐하며 호주 멜버른 스프링캠프에 참가 중이다. 이태양은 출국 전 “바로 피칭할 수 있는 상태”라며 재활을 잘 마쳤다고 이야기했다.
‘건강한 이태양’은 올해 가을야구를 간절히 바라는 한화 마운드에 큰 보탬이 된다. 중간에서 긴 이닝을 던질 수 있는 불펜 요원인 데다, 대체 선발로도 활용할 수 있다.
이태양은 어떤 보직이든 자신의 역할을 할 준비가 되어 있다. 그는 “누구나 힘든 건 똑같다고 생각한다.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달린 것”이라며 “팀이 필요로 했기에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던진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고 전했다.
이태양은 개인 성적에 연연하지 않았다. 그는 “올해 FA로 좋은 선수들이 왔고, 신구장이 생겼다. 한화의 새로운 시대가 열리는 시즌”이라며 “제가 큰 힘이 돼서 팀 성적이 나면 그보다 더 좋은 개인 성적은 없을 것 같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태양은 지난해 경험을 통해 건강의 중요성을 다시금 느꼈다. 김경문 한화 감독과 양상문 투수코치가 이태양에게 바란 것도 ‘건강’이다. 그는 “감독님과 코치님이 일단 아프지만 말라는 말씀을 해주셨다”며 “건강해야 뭐라도 할 수 있다. 작년에 아파보니까 건강이 최고라는 걸 다시 한번 느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