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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X엔진(077970)이 조선과 방산 호황의 대표 수혜주로 부각되며 주가가 급등하자 연합자산관리(유암코)가 블록딜로만 올 들어 200억 원대 차익을 거뒀다. 유암코의 블록딜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으로 매각을 앞두고 지분율 낮추기에 들어갔단 분석이다.
2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유암코는 올 들어 STX엔진 주식 150만 주(5.43%)를 블록딜을 통해 처분했다. 지난달 22일 50만 주(처분가 2만 2189원), 이달 17일 100만 주(2만 4293원) 등 총 두 차례 진행됐다. 유암코의 STX엔진 주당 취득가는 약 1만 원으로 두 차례 블록딜을 통해 거둔 차익은 204억 원으로 추정된다.
유암코는 지난해에도 STX엔진 블록딜을 통해 약 500억 원의 차익을 거뒀다. 2022~2023년만 해도 1만 2000원~1만 7000원대 박스권에 갇혔던 STX엔진 주가는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우상향하기 시작했다. 조선·방산 업종 수혜가 부각되며 두 산업 모두 걸쳐있는 STX엔진으로 수급이 몰리면서다. 지난해 중순 2만 원선을 넘어선 주가는 지난 18일에는 장중 3만 1650원으로 52주 최고가 기록을 쓰기도 했다.
블록딜을 하며 유암코의 STX엔진 지분율은 꾸준히 낮아졌다. 2023년 말 기준 유암코의 STX엔진 지분율은 84.42%에서 이달 17일 기준 60.64%로 1년 사이 23.78% 포인트가 줄었다. 다만 이는 보통주 기준으로 전환사채(CB)를 포함할 경우 유암코의 STX엔진 지분율은 72.89%로 여전히 높다.
업계에서는 유암코의 STX엔진 블록딜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본다. 유암코가 STX엔진을 사들인 지 7년째가 되며 매각을 위한 몸 만들기 작업에 돌입했다고 보기 때문이다. 유암코는 2018년 12월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보유한 STX엔진 지분 87.04%를 1852억 원에 인수했다. STX엔진은 2004년 STX에서 물적분할된 선박용 엔진 생산 업체다. STX그룹 위기로 2013년 채권단 공동관리에 돌입했다. 조선·플랜트·방산 엔진 및 군용 통신장비를 제조·공급해 방산 업체로도 분류된다.
IB 업계 관계자는 “주가 급등으로 STX엔진 시가총액이 6000억 원까지 치솟았다”며 “CB 전환 물량까지 합쳐 지분율을 60%대까지는 낮춰야 적정 매각가로 흥행을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