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세계라면축제 논란' 주최사 희망보트, 사무실도 없이 연락 두절

2025-05-19

[비즈한국] 지난 5월 2~11일 ​부산광역시 기장군에서 ​열린 ‘2025 세계라면축제’를 둘러싼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세계라면축제는 부실한 운영으로 관람객들의 불만이 쏟아졌고 관련 행사도 취소됐다. 주최사인 희망보트가 잠적하면서 축제 참여 업체들에까지 피해가 확산되는 상황이다.

​세계라면축제는 ‘전 세계 라면을 맛보고 즐기는 세계인의 축제’라는 홍보 문구와 달리 유료 행사임에도 라면 종류가 적고 뜨거운 물조차 모자라는 등 부실한 운영으로 관람객들의 원성이 쏟아졌다.

결국 행사는 논란 속에서 막을 내렸고, 조직위원회는 환불을 공지했다. 주최사인 희망보는 세계라면축제 홈페이지에 “국내·외 라면 문화를 즐길 수 있는 안전하고 즐거운 축제를 만들기 위해 철저히 준비했으나 일부 운영상의 미흡함으로 인해 관람객 여러분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 점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있다”며 “환불을 요청하신 분들은 확인되는 순서대로 환불 조치됨을 알려드린다”고 전했다. 축제 현장에 입장한 관객에 대해서는 일부 환불이 제한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희망보트는 사과문을 게시했을 뿐, 대외적으로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비즈한국은 희망보트의 입장을 듣기 위해 전화 연락을 취했지만 “이용 해지된 전화번호”라는 안내만 나왔다.

희망보트가 잠적하면서 세계라면축제 참여 업체에도 피해가 번지고 있다. 다수의 참여 업체가 대금을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부산참여연대와 건강사회복지연대는 “세계라면축제는 주최 측이 이권을 목적으로 벌인 사기극이라는 의혹과 비난이 크게 일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논란이 불거지자 기장군청은 희망보트를 식품위생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신고를 하지 않고 일반음식점을 영업했다는 이유에서다. 기장군청은 “고발 사항에 대해 담당 경찰서에서 추가로 자료 등을 요청하는 경우 적극 협조할 것”이라고 전했다.

법인등기부에 따르면 희망보트는 지난해 10월 설립됐다. 그간 비영리법인으로 홍보한 것과 달리 주식회사다. 사무실은 서울특별시 서초구에 있는 한 건물에 자리했다.

비즈한국은 지난 16일 희망보트 사무실을 방문했다. 홈페이지에는 이곳이 희망보트 본사로 적혀 있지만, 실제로는 비상주사무실 플랫폼이 위치해 있었다. 문이 닫혀 있어 사무실 관계자는 만나지 못했다. 비상주사무실은 물리적 사무실은 제공하지 않고, 법률·행정용 공간만 제공하는 서비스다. 사무실이 굳이 필요하지 않은 법인이 주로 사용한다. 희망보트도 물리적 사무실 없이 사업 활동을 한 것으로 보인다.

희망보트의 행방이 묘연해지면서 세계라면축제를 공동 주최한 부산16개구군장애인법인연합회에도 시선이 쏠린다. 부산16개구군장애인법인연합회는 자신들도 희망보트의 피해자라는 입장이다. 부산16개구군장애인법인연합회 관계자는 “희망보트가 세계라면축제 무료 티켓을 주고 1억 원 상당의 라면을 후원한다고 해서 좋은 마음으로 참여했으며 행사 진행에는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며 “후원도 전달식만 했고, 실제 후원은 받지 못했다. 이런 결과가 나와 우리도 굉장히 난감한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박형민 기자

godyo@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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