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픽 차단당한 삼쩜삼…국세청 서버 과부하 때문

2025-05-21

종합소득세 신고 기간에 <삼쩜삼> 서비스가 자꾸 중단되는 일이 벌어져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삼쩜삼은 이용자를 대신해 세금 환급을 신청하는 서비스다. 국세청 정보를 기반으로 혹시 더 낸 세금이 있는지 확인 후 이를 찾아주는 것이 골자다. 그런데 삼쩜삼 서비스가 요 며칠 이용이 중단됐다. 국세청이 삼쩜삼의 서버 접근을 기술적으로 차단한 게 원인으로 밝혀졌다.

21일 <바이라인네트워크> 취재에 따르면 세무 스타트업 자비스앤빌런즈가 운영하는 삼쩜삼의 서비스가 지난 5월 12일부터 사흘간 정상 작동하지 못했다. 주간 업무 시간에 국세청 스크래핑을 막았기 때문이다. 자비스앤빌런즈 관계자는 “연휴가 끝난 7일부터 국세청으로부터 서버가 불안정하니 스크래핑을 하지 말라는 요청을 받았고, 1시간 정도 접속을 중단하는 등의 일이 있었다”면서 “그런데 12일부터는 사흘 정도 주간 접속(업무시간)이 아예 불가능한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삼쩜삼은 이용자의 동의 아래 스크래핑이라는 기술을 이용해 국세청에서 이용자의 세무정보를 확인한다.

5월은 종합소득세 신고 기간이라 사람들이 세무 업무를 가장 많이 하는 때다. 따라서, 삼쩜삼과 같은 서비스 역시 5월이 가장 대목이다. 이 기간 트래픽 차단은 회사 수익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삼쩜삼 측은 “당장은 이용자들에게 대기번호를 발급, 야간에 차례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안내하고 있다”면서 “트래픽 차단이 언제 또 이어질지 몰라 상황을 살피는 중”이라고 말했다.

국세청은 트래픽 관리를 위해서는 대량의 스크래핑 유입을 막을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국세청 측은 “스크래핑으로 인한 시스템 과부하 발생시 스크래핑 유입처를 특정하지 않고 차단하고 있다”면서 “홈택스 서비스를 이용하는 일반 사용자의 원활한 사용을 보장하기 위해 대규모 스크래핑을 관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홈택스에 직접 접속하는 이용자의 쾌적한 경험을 최우선으로 하기 때문에 다른 접속을 차단한다는 것이다.

트래픽 차단은 예고된 것이기도 하다. 국세청 소득세과는 지난해 하반기와 올 3월, 자비스앤빌런즈와 토스인컴, 널리소프트(쌤157), 비즈넵 등 주요 세무 서비스 관계자들을 모아 트래픽 차단을 설명하는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국세청은 “2024년 소득세 신고 기간에도 스크래핑이 (시스템 서버 부하라는) 문제가 있었기 때문에, 올해도 일반 사용자가 매우 큰 불편을 겪을 정도로 과부하가 있다면 2024년과 동일하게 스크래핑을 막을 수 있다”고 공지했다. 국세청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홈텍스에 로그인해 사용하는 일반 사용자들이 더 원활하게 서비스를 쓰는 것이 맞다는 취지”라고 말했다.

시스템 부하 관리라는 국세청의 취지는 이해하지만 스크래핑 차단이 납세자의 권리를 침해하는 것일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홈택스에 접근해 개인 과세 정보를 가져오는 건 납세자의 권리인데, 스크래핑 차단으로 세무 플랫폼을 못 쓰게 되면 납세자가 손해라는 뜻이다.

이에 대해 국세청은 스크래핑 서비스 자체를 막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국세청 관계자는 “스크래핑을 통한 과부하가 많은 것은 사실이기 때문에 스크래핑이 타깃이 된 것처럼 보이는 것 뿐이지, (과부하가 아니라면) 굳이 국세청이 스크래핑을 막을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트래픽 자체가 문제라면 스크래핑 차단이 아니라 서버를 증설하는 등의 노력을 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국세청은 올해부터 세금 환급 서비스인 ‘원클릭’을 시행하는 등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 굳이 스크래핑이 아니더라도 서버 접속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을 감안하면 서버 신설 등의 노력을 미리 했어야 하지 않느냐는 이야기다.

삼쩜삼 측은 “홈택스 서버가 5월마다 매번 불안하니, 지난해와 지지난해 국감 등에서 서버 증설 등의 문제가 제기됐지만, 서버 증설은 이뤄지지 않았다”면서 “궁극적으로는 과세 정보가 담긴 데이터망과 일선 세무서가 접근하는 행정망을 분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남혜현 기자> smilla@byline.network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