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속의 자연과학] 곰팡이가 핀 깐 마늘 먹어도 될까?

곰팡이 부분을 충분히 잘라내고

가열하여 사용하거나 개인의

선택에 따라 폐기하는 것이 안전

냉장고에 보관한 깐 마늘에 핀 흰 곰팡이의 정체

지난 598호에서 냉장고에 보관한 깐 마늘에 생긴 흰 곰팡이의 정체를 알아보았다. 보통 마늘에 피는 곰팡이의 종류는 Penicillium 속, Aspergillus 속, Fusarium 속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경우, 냉장고 안에서 흰 곰팡이였다가 상온에서 하루 만에 푸른색으로 변하고, 현미경으로 보았을 때, 분생자병(포자를 생성하는 구조)이 빗자루 형태를 띠는 것으로 보아, 이는 Penicillium 속의 곰팡이로 판단된다. 특히, 이 곰팡이는 분생자병이 가지가 세 번 나뉘는 형태인 삼중형(terverticillate) 분지 패턴을 가진 것이 특징이다. 아래는 삼중형 분지 패턴을 가진 대표적인 Penicillium 속 곰팡이들이다.

푸른곰팡이(Penicillium 속)의 특징

Penicillium이라는 이름은 라틴어 “penicillus”에서 유래되었으며, “작은 붓”이나 “붓 모양”을 뜻한다. 1809년에 독일의 균학자 요한 하인리히 프리드리히 링크(Johann Heinrich Friedrich Link)가 이 곰팡이를 현미경으로 관찰할 때, 포자 생성 구조가 빗자루 모양으로 갈라진 형태를 보고 이러한 이름을 붙였다.

Penicillium 속 곰팡이는 전 세계적으로 토양, 식물, 공기, 실내 환경 등에서 흔히 발견된다. 이 곰팡이는 여느 곰팡이와 같이 유기물을 분해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인간의 관점에서는 푸른곰팡이의 여러 종이 농작물의 수확 전, 후에 농작물에 부패를 일으키는 병원균으로 작용하여 경제적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푸른곰팡이의 장점

Penicillium 속 곰팡이 중 일부는 우리 생활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기도 한다. 가장 잘 알려진 예가 페니실린 항생제이다. 페니실린은 Penicillium chrysogenum에서 처음 추출되었고, 특정 세균을 죽이는 최초의 항생제로 1929년 알렉산더 플레밍이 발견했다. 또한, Penicillium 속 곰팡이는 식품산업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카망베르 치즈나 로크포르 치즈를 숙성시키는 데 사용되며, 발효 소시지의 품질을 개선하는 데에도 활용된다. 이 외에도 곰팡이의 분해 능력은 새로운 효소를 생산하기 위한 연구 재료로도 널리 활용된다(Terrasan et al., 2010).

곰팡이의 위험성: 마이코톡신(Mycotoxin)

그럼에도 곰팡이 핀 음식물을 폐기하라고 권장하는 이유는 아래와 같은 종에서 분비하는 독성 때문이다. 푸른곰팡이(Penicillium)을 비롯한 Asper gillus, Fusarium 속의 곰팡이들은 종에 따라 마이코톡신이라는 독소를 생성한다.

그렇다면, 곰팡이가 핀 마늘, 먹어도 될까?

곰팡이가 핀 깐 마늘을 버려야 할지, 곰팡이 부분만 제거하고 먹어도 되는지 궁금하다. 요리 경험이 많은 지인 34명에게 의견을 물어본 결과, 19명은 곰팡이가 핀 마늘을 버린다고 했고, 15명은 곰팡이 부분을 제거하고 가열해서 사용한다고 답했다. 곰팡이 부분을 잘라내고 먹은 경우, 별다른 문제가 없었다고 했다.

하지만 곰팡이가 핀 마늘을 무조건 버려야 할지에 대한 일괄적인 답을 내리기는 어렵다. 표 1에서 보듯이, Penicillium 속 곰팡이도 종에 따라 특성이 다르기 때문이다. 만약 마늘에 핀 곰팡이가 페니실린을 생산하는 Penicillium chrysogenum이라면, 여느 주부들이 그래 왔던 것처럼, 곰팡이 부분을 제거하고 먹어도 큰 문제가 없을 가능성이 크다. 또한 대부분의 곰팡이는 60~80°C에서 열처리하면 사멸하기 때문에, 곰팡이가 핀 부분을 제거하고 고온에서 조리해서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일부 마이코톡신은 높은 온도에서도 분해되지 않아 남아있을 수 있다. 그러나 일반인이 일상생활에서 마늘에 핀 곰팡이의 종류를 현미경으로 확인해 처리 기준을 정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다. 따라서 곰팡이가 핀 마늘은 곰팡이 부분을 충분히 잘라내고 사용하는 것이 좋으며, 개인의 선택에 따라 폐기하는 것이 안전하다.

곰팡이 예방을 위한 보관 방법

곰팡이의 종류를 일상에서 정확히 확인하기 어렵기 때문에 예방이 중요하다. 마늘을 갈아서 냉동 보관하거나 껍질을 벗기지 않은 상태로 건조하게 냉장 보관하면 곰팡이 발생을 줄일 수 있다.

참고문헌

오크라톡신 A. https://en.wikipedia.org/wiki/ Ochratoxin

아플라톡신 https://ko.wikipedia.org/wiki/아플라톡신

파툴린 https://ko.wikipedia.org/wiki/파툴린

제랄레논 식품의약품안전청 위해예방정책국

푸모니신 식품의약품안전청 위해예방정책국

Terrasan C.R.F., Temer B., Duarte M.C.T., Car mona E.C., 2010. Production of xylanolytic en zymes by Penicillium janczewskii. Bioresource Technology 101: 4139–4143.

권춘봉 이학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