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준호 기자 hjh1212@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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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동시다발 최악 산불, 불 잘 붙는 ‘침엽수종’ 피해 확산 주요 원인 지목 도내 산림 면적 총 51만2천105㏊ 이중 25%가 침엽수림, 위험 도사려 내화수종 필요… 지자체 “검토 중”

소나무와 같은 ‘침엽수종’이 영남권 산불을 ‘역대 최악의 참사’로 번지게 한 요인으로 지목되면서 오는 5일 식목일을 계기로 정부와 지자체가 산림 수종 변화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경기 지역 등 전국 산지의 대다수가 송진, 솔방울 등 불길 확산 요인이 다분한 소나무 등으로 구성된 침엽수림이기 때문인데, 전문가들은 산불 피해 복구를 시작으로 활엽수림 조성 등 산림 구조 개편이 필요하다고 제언한다.
4일 경기도에 따르면 도내 산림 면적은 총 51만2천105ha로, 전국 17개 광역시·도 가운데 강원도, 경상북도, 경상남도, 전라남도에 이어 다섯번째 규모다.
이 중 침엽수림은 4분의 1 수준인 12만5천175ha로 집계됐다.
국내 침엽수림은 대부분 소나무가 차지하고 있으며, 전나무와 가문비나무 등이 섞여 형성돼 있다. 이들 수종은 잎이 바늘처럼 얇고 수지가 많아 불이 쉽게 붙고 빠르게 확산되는 특성이 있으며, 특히 소나무의 경우 산불 발생 시 송진과 솔방울이 바람에 날려 화재를 급속도로 확산시키는 요인이 된다.
더욱이 지난 1월부터 이달 2일까지 발생한 도내 산불 건수는 57건으로 집계, 같은 기간 전국 산불 발생 사례(248건)의 약 23%를 차지, 2위 충남(26건)과 두 배가 넘는 격차를 보였다.
전국에서 다섯번째로 큰 산림에서 전국 최다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침엽수림으로 인한 대규모 확산 우려가 나오는 대목이다.
도내 각 시·군 역시 영남권, 경기 지역 곳곳에서 발생한 산불을 계기로 수종 변경을 검토하고 있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산불 당시 피해를 확산시켰던 수종을 점진적으로 내화수종(불에 잘 타지 않는 나무)으로 점진 교체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산림청 관계자도 “건조한 기후를 가진 지역에서 활엽수림 조성이 힘든 점, 송이버섯 등이 소나무에서만 재배할 수 있어 산주 반발이 큰 점 등이 난관”이라면서도 “침엽수림이 산불에 취약한 점이 여실하게 드러난 만큼 침엽수 비중을 줄여나가는 정책을 지속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그간 국내 산림 정책이 송이 재배가 가능한 소나무 중심으로 이뤄진 점을 지적, 수종 다변화를 꾀해야 한다고 제언한다.
김동필 부산대 조경학과 교수는 “밀도가 높고 소나무를 집중 재배하는 우리나라 산림 특성은 산불 발생 시 불쏘시개 역할을 야기할 위험이 있다”며 “관계 부처와 각 지자체, 민간 등은 산불 방지를 위해 나무 식재, 산림 조성 사업 과정에서 활엽수종, 내화 수종을 적절히 조화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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