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청 비축 ‘두창백신’…절반 이상 유효기간 지나

2024-10-03

최근 엠폭스 의심환자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질병관리청이 비축하고 있는 두창백신의 절반 이상이 유효기간을 경과한 물량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러한 상황에 내년도 백신 구매 예산이 대폭 삭감됐다.

3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박희승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질병관리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8월 기준 질병청이 비축 중인 두창백신 3974만명 분 중 유효기간 이내 물량은 1671만명분(42.0%)에 불과했다.

이 가운데 58%인 2303만명분은 유효기간을 경과한 것으로 파악됐다. 전체 비축량 대비 유효기간 경과 물량의 비율은 2019년 27%에서 매년 급속히 늘고 있다.

유효기간을 경과한 2303만명분 중 6년 이상을 경과한 보관물량이 718만명분(31.2%)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3년~5년도 912만명분(39.6%)에 달했다.

다만 질병청의 연도별 신규 확보 구매 물량은 줄어들고 있다. 2019년 285만명분에서 2022년 228만명분으로 줄었고 올해는 200만명분에 해당하는 신규 구매계약을 체결했다.

뿐만 아니라 정부가 제출한 내년도 예산안을 보면 두창백신 구입 예산은 올해 52억7600만원에서 72.7%가 감액된 14억4000만원만 편성됐다. 앞서 윤석열 정부는 2024년 정부 예산안에도 긴축재정을 이유로 두창 백신 비축 관련 예산을 전액 삭감한 바 있다.

또 질병청에서 비축 중인 두창 백신 대부분의 물량은 2세대 백신으로 백시니아 바이러스를 무균 배양된 세포주에 접종해 생산한다. 부작용이 많아 심질환, 면역저하자 및 아토피 환자 등은 금기 대상이다.

투여 방법이 분지침에 백신 용액을 담근 후 피부에 15회 정도 찌르는 방식이라 까다로워 3세대 백신으로 전환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돼 왔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생물테러 및 국가 공중보건 위기 상황에 대비해 총인구의 80% 비축을 권고하고 있다.

두창은 두창 바이러스에 의해 나타나는 발열, 수포 등의 형태로 나타나는 급성 질환으로 생물테러에 사용될 가능성이 높은 병원체다. 현재는 생물테러 대응 인력 및 의료인, 실험실 종사자 등 바이러스에 노출된 위험이 있는 사람에 대한 접종만 제한적으로 실시된다.

박 의원은 “생물테러에 대비한 필수 비축물자는 재정 효율화의 대상이 될 수 없다”며 “만약의 경우라도 걷잡을 수 없는 국가적 공중보건 위기로 확대될 수 있는 만큼 국가 안보와 국민 생명을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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