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주방 화재 특성과 K급 소화기

2024-11-17

소방청 통계(국가화재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최근 3년간(21~23년) 주방기기 화재가 총 8,107건이 발생했으며, 세부적으로 전기적 요인이 대다수의 원인이긴 하지만 동식물류(식용유 등) 관련 화재도 적지 않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NFTC(화재안전기술기준)와 NFPA(미국방화협회)의 화재종류 및 분류가 다소 상이하긴 하지만 NFTC에서는 K급화재를 “주방에서 동식물유를 취급하는 조리기구에서 일어나는 화재”로 정의한다. 또한 많이들 아는 것처럼 K급의 K는 Kichen의 약자이다.

이번 기고문에서 집중적으로 살펴볼 부분이자 K급화재에 대해서 일반인들이 가장 많이 물어보는 질문은 “K급화재와 B급화재의 차이점”이다. 이 질문의 답변을 이해하기 위해서는‘인화점, 발화점, 비점’에 대한 개념을 먼저 이해해야한다.

인화점(引火點, Flash Point) 이란, 연소범위의 하한계에 도달 할 수 있는 최저온도를 의미한다. 발화점(發火點, Ignition Point) 이란, 외부의 점화원과 직접적인 접촉없이 스스로 점화되는 최저온도를 의미한다. 비점(沸點, 비등점, 끓는점)은 보통 1기압에서 액체 물질이 끓기 시작하는 온도를 의미한다.

위 개념을 토대로 K급화재와 B급화재의 차이점을 이야기하면 K급화재의 동식물유는 인화점과 발화점의 차이가 B급화재의 유류보다 값이 작고, 비점이 낮다. 다시 한 번 풀어서 이야기해보면 비점이 낮기에 B급 중질유 등보다 연소위험성이 높으며, 인화점과 발화점의 차이가 작기 때문에 자연발화 및 재발화 위험성이 높다.

다른 측면에서 바라보면 B급화재는 비점이상의 온도에서 유면성 증기발화 가능성이 존재하지만, K급화재의 경우 비점 이하 온도에서도 유면성 증기 발화가능성이 존재한다는 말이 된다.

다소 어려운 개념일 수는 있지만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 “연소하기 쉽고, 재발화의 위험성이 더 크다.”로 말 할 수 있겠다. 따라서 K급 소화기의 주된 소화약제는 인화점과 발화점의 작은 차이로 인한 재발화 위험을 막기위해 냉각효과와 비점 이하의 온도에서의 발화를 막기위해 질식 및 비누화반응이 필수적이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제3종 분말소화약제(제1 인산암모늄, NH4H2PO4) 의 B급화재의 적응성으로만 K급 화재를 진압하기에는 무기가 있다고 판단하였고 2017년에 개정 법령으로 K급 소화기를 주방에 의무적으로 비치하게 한 것이다.

일반음식점이나 다중이용업소, 생활형숙박시설, 급식소 등 음식물 조리를 위해 화기를 취급하고 동식물유를 사용하는 공간을 관리하는 관계인들이 일단 소화기보다 비싼 K급소화기에 대해 구입하고 관리하기 부담스러워 하는 것은 사실이나 위와 같은 필요성과 적응성에 대해 조금만 이해하고 있다면 망설이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화재 특성에 대한 이해와 소화약제에 대한 적응성을 바탕으로 도입된 K급소화기의 보편적인 보급을 통해 주방화재로 인한 피해가 줄어 들었으면 하는 생각으로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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