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칼럼] 가을에 열이 나면

무덥고 습한 여름이 지나고 10월과 11월이 다가오면 우리가 일반적으로 말하는 가을이 시작됩니다. 가을은 더운 여름에서 겨울로 바뀌는 간절기라고도 합니다. 이 시기에 나타날 수 있는 여러 열병 질환 중에서 이 계절에만 주로 나타나는 질환을 알아보려 합니다.

가을은 일교차가 커 추운 날씨에 쉽게 적응하기 어렵습니다. 하여 가을에 열나는 원인으로 바이러스에 의한 감기 질환이 가장 많이 차지합니다. 감기 질환은 대부분 바이러스에 의한 신체 감염이고 이는 오랫동안 면역을 두고 있어 대부분 시간이 지나면 좋아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한 바이러스 질환 외에 가을철에만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몇몇 질환이 있는데 그중에 열을 증상으로 나타내는 질환인 쯔쯔가무시병이 대표적입니다.

쯔쯔가무시병는 주로 가을철에 유행하는 진드기 매개 감염병으로 가을철 열병으로도 불립니다. 주로 동남아시아, 동아시아, 남아시아 등지에서 많이 발생하며, 한국은 지금 계절에 감염 위험성이 높아집니다. 세균의 일종인 Orientia tsutsugamushi 가 그 원인이 되며 농지나 산림, 주로 강가 근처에 서식하는 털진드기 애벌레에게 물려 감염이 됩니다. 그래서 야외 활동이 많은 요즘과 같은 계절에 발병률이 높게 나타나며, 주로 초원이나 산지와 같은 자연환경과 오염되지 않은 풀밭이나 나무가 많은 곳에서 감염의 위험이 커지며 야외에서 장기간 활동을 하는 사람들인 농업인과 자연환경이 현장으로 업무가 이루어지는 직종군에서 많이 발생하게 됩니다.

이러한 분들이 야외 활동 후 털진드기 애벌레에게 물리면 그 원인균인 오리엔티아 쯔쯔가무시 세균은 사람을 물 때 상처를 나타나게 하고 균이 체내로 유입이 되어 일반적으로 1~2주의 잠복기를 거치게 됩니다.

이후에 감염된 환자들은 고열, 발진, 몸살, 두통, 림프종 부종, 가피 형성 등의 증상이 나타나게 되며 환자는 일주일 동안 지속적인 증상을 보여 감기와는 다른 지속성과 심한 증상을 나타내게 됩니다. 진드기에게 물린 위치가 붉게 변하다가 이후에는 검은색을 띠게 되며, 복부와 가슴부위에 피부 발진이 감염 후 5일쯤 뒤에 나타나는데 주로 가려움을 동반하게 됩니다. 그리고 몸살의 증상으로 두통과 근육통 그리고 심한 경우 겨드랑이와 목에 림프종의 부종이 동반됩니다. 이러한 증상과 더불어 지속되는 고열과 명확한 가피의 형성이 보일 때 쯔쯔가무시병을 진단할 수 있습니다.

환자들과 보호자들에게 많이 듣는 질문으로, 쯔쯔가무시병는 진드기 매개로 사람에게 감염되며 환자로부터 다른 사람에게 전염되지 않는 질환이므로 보호자들은 안심하셔도 됩니다. 하지만, 이 질환이 의심되는 환자들을 적절한 시기에 치료하지 않고 늦어진다면 간질환을 일으키고 심한 경우 다발성 장기 부전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있어 의심되는 즉시 병원을 찾아 빠른 진단과 치료가 필요한 질환입니다.

다행히도 적절한 시기에 진단이 된다면 명확한 치료 방법이 있습니다. 물론 이에 대한 증상적 치료를 시행하며 세균에 대한 가장 적절한 항생제를 사용하면 확연히 좋아지는 환자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가을철에 나타날 수 있는 이 열성 질환은 예방법이 무엇보다도 중요한데 집주변 환경 관리를 철저히 하여 진드기 서식을 최소화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또한 요즘 나오고 있는 진드기 기피제를 사용하거나 야외 활동 시에는 보호장비를 착용하고 샤워 이후 상처가 있는지 확인하는 과정이 일차적으로 중요합니다. 그리고 감기와 다른 양상의 몸살 증상과 지속적인 고열 그리고 피부에 가피가 형성되었다면 재빨리 내과나 응급실을 찾아 정확한 진단에 의한 적절한 치료가 매우 중요한 질환입니다. 가을에 열이 난다면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감기를 의심해 봐야겠지만 간절기라는 계절적 특징으로 COVID 감염, 독감 등의 바이러스 질환이 나타날 수 있으며 환경적 요인으로는 위에서 설명한 쯔쯔가무시병 같은 세균성 감염에 의한 열성 질환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증상이 더욱 심해지고 지속적인 고열과 피부에 가피 형성이나 가려움을 동반한 피부병변이 나타난다면 가을철 열병인 쯔쯔가무시 질환도 꼭 의심해 봐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