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2기의 백악관 비서실장으로 내정된 수지 와일스가 트럼프 당선인이 취임 첫날인 내년 1월20일 정오(미국 동부시간)에 행정명령을 발동해 집권 1기 당시 정책들을 복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통령이 취임하자마자 행정명령을 발동하는 것은 일반적이지만, 와일스가 내정된 후 트럼프 행정부 2기의 계획을 언급한 사실상 첫 발언이라 이목이 쏠린다.
1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와일스가 공화당 정치자금 기부자들 모임인 ‘록브릿지 네트워크’가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연 비공개 회합에서 이같이 밝혔다고 보도했다.
최근 몇 년간 미국에선 심각한 정치 양극화로 의회가 분열되며 대통령의 행정명령 사용이 증가했다. 행정명령은 미국 헌법이 대통령에게 부여한 행정집행 권한으로 임기 내에 대통령이 이를 근거로 법규를 제정할 수 있다.
와일스는 임기 첫날 복원될 행정명령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다만 조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정부 1기 행정명령 중 미국의 세계보건기구(WHO) 탈퇴, 무슬림 비중이 압도적인 국가들로부터의 입국 금지, 파리기후협약 탈퇴 등을 취소한 바 있다.
와일스는 또한 트럼프 당선인이 정부를 혁신할 수 있는 기간은 4년이 아닌 2년이라며 임기 첫날부터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대통령 취임 후 2년 뒤 열리는 중간선거를 의식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회합에선 선거운동 과정에서의 일화도 공유됐다. 그는 트럼프 당선인이 해커들의 표적이 됐다며 전세기와 관련된 위협을 자주 받았다고 전했다. 또한 트럼프 당선인이 이전 선거 유세 때보다 더 부드럽고 편안한 이미지를 보여주려고 노력했다며 골프를 치거나 손자들과 함께 찍은 사진을 공유했다고 말했다.
록브릿지 네트워크는 부통령 당선인인 JD 밴스와 와일스 등이 공동 설립한 보수 성향 정치자금 기부자들의 모임이다. 이번 비공개 회합은 모임이 1년에 2차례 개최하는 회의의 일환이다. NYT는 밴스가 부통령으로 당선되며 록브릿지 네트워크가 공화당 정치의 주요 권력 모임으로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이민경 기자 m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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