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력 잃어버린 농기계시장

2024-07-07

얼어붙은 농기계시장이 좀처럼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 올 상반기에도 국내 농기계 판매 실적은 감소세를 면치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농협경제지주가 3일 펴낸 ‘주요 농기계 기종별 융자취급 관련 판매현황’에 따르면 올 1∼6월 농기계 판매금액은 3627억7319만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큰 폭으로 떨어졌던 지난해 동기 실적(3862억6149만원)보다도 6% 낮다. 같은 기간 농기계 판매 대수도 1만5452대에서 1만3672대로 11% 줄었다. 특히 대형 농기계 ‘빅3’로 꼽히는 트랙터(11%)·콤바인(28%)·이앙기(14%)의 감소폭이 컸다.

농기계시장 침체가 이어지는 건 농가의 구매 여력이 떨어진 것이 근본 원인으로 꼽힌다. 올 들어서도 쌀값이 회복되지 못한 데다 축산물 가격도 약세가 이어지면서 트랙터 구매의 한축을 담당하는 축산농가 수요가 줄어들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농자재값 상승 등 고물가 기조까지 겹치면서 새 농기계를 구매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건국 농협경제지주 자재사업부 농기계팀장은 “농가 경영 상황이 좋지 않다보니 농기계 교체 시기가 도래했는데도 구매를 미루는 농가들이 많은 것 같다”고 밝혔다.

이러다보니 침체된 농기계 내수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선 ‘노후 농기계 조기 폐차 지원사업’이 재개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농기계 업계에서 나온다. 정부는 앞서 2021∼2022년 농업분야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 해당 사업을 시범적으로 시행한 바 있다. 2012년 12월31일까지 생산된 경유 트랙터·콤바인을 조기에 폐차한 농가에 제조연도 마력 등에 따라 지원금을 차등해서 지급하는 것이 골자다. 장길수 한국농기계공업협동조합 이사는 “농가가 신형 농기계 구매를 망설이는 상황이므로 노후 농기계 조기 폐차 지원사업을 부활해 내수시장 활성화를 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부도 이러한 현장 목소리를 인지하고 해당 사업을 본사업으로 추진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6월 관련 사업 예산안을 기획재정부에 제출한 상태이고, 5년간 모두 1659억원을 지원하는 것이 핵심 내용”이라며 “국내 농기계산업 활성화를 위해 노력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박하늘 기자 sky@nongmin.com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