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회장, 트럼프 해법 찾기 본격화

2025-01-22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2기 행정부가 출범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시계도 빠르게 돌아가기 시작했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에 맞춰 현대차 핵심 경영진을 미국으로 보냈다. 지난해 미국에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한 가운데 보호 무역주의를 내세운 트럼프 2기 행정부와의 우호적인 관계를 정립하기 위한 복안이란 평가다.

22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장재훈 현대차그룹 부회장과 호세 무뇨스 현대차 최고경영자(CEO), 성김 현대차 사장 등 주요 임원들은 지난 19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 취임 전 만찬에 참석했다. 모두 올해부터 새롭게 현대차를 이끌게 된 중요 인물들이다. 이들은 정의선 회장을 대신해 취임 행사에 참석한 것으로, 취임식을 전후해 열린 다양한 행사에서 미국 정·재계 관계자들을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정 회장은 트럼프 취임식에 100만 달러(약 14억5000만원)를 기부했다. 국내 주요 기업 가운데 유일하다. 지난 40년간 미국에서 57만개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총 205억달러(약 30조원) 규모 투자를 단행했다는 점을 홍보하기도 했다. 보호 무역주의를 내세운 트럼프 2기 행정부와의 우호적 관계를 다지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현대차·기아 입장에선 자국 보호주의를 앞세운 트럼프 행정부와의 새로운 관계 정립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모든 수입품에 10~2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보편 관세 공약을 내놓았다. 현대차·기아는 지난해 미국에서 역대 최대치인 170만8293대를 팔아치웠다. 이 중 절반은 국내에서 생산해 수출하고 있다.

여기에 캐나다·멕시코산 수입품에는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했다. 기아는 멕시코 몬테레이에서 K3와 K4를 생산해 미국으로 수출하고 있다. 올해는 EV3도 수출할 예정이다. 그룹 계열사 현대트랜시스와 현대모비스는 차랑용 변속기와 부품 등을 몬테레이에서 생산 중이다.

정 회장이 지난해부터 인사를 통해 트럼프 리스크에 선제 대응한 것도 이 때문이다. 지난해 말 신임 CEO에 오르 무뇨스 사장은 미국통이다. 현대차 북미권역본부장을 지냈다. 성김 사장은 주한 미국 대사를 역임했다. 올해부턴 현대차 글로벌 대외협력을 총괄하고 있다. 한국계 미국인인 김 사장은 부시·오바마·트럼프·바이든 행정부에서 두루 요직을 맡은 바 있다. 정 회장이 모든 인맥을 총동원해 트럼프 행정부와 소통해나갈 것으로 유추해볼 대목이다.

정 회장이 그룹 내 GPO(Global Policy Office) 조직을 어떻게 활용해나갈지도 이목이 쏠린다. 이 조직은 외교부와 대통령실에서 근무한 김일범 부사장이 이끌고 있다. 그는 지난해 11월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에서 열린 '미국 신정부 대비 자동차 업계 간담회'에서 "GPO는 트럼프 2기 행정부 정책 대응을 위해 설립된 조직"이라며 "현재 조직 확장이 거의 끝난 상황"이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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